기대와 아쉬움 공존했던 모레노의 ‘한국형 4-4-2’…압박 수비·후반 변화는 긍정적, 답답했던 전반은 짚고 가야

기대와 아쉬움 공존했던 모레노의 ‘한국형 4-4-2’…압박 수비·후반 변화는 긍정적, 답답했던 전반은 짚고 가야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한국 모레노 감독이 경기 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스포츠경향 수원 | 박찬기 기자]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던 승리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합격점을 주기엔 충분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명확하게 확인했다. 다가오는 우루과이...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한국 모레노 감독이 경기 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한국 모레노 감독이 경기 시작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스포츠경향 수원 | 박찬기 기자] 기대와 아쉬움이 공존했던 승리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합격점을 주기엔 충분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명확하게 확인했다. 다가오는 우루과이전이 진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48·스페인)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9월 A매치 첫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후반 9분 오현규의 선제골에 이어 4분 뒤 손흥민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앞서나갔다. 이후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이동경이 1분 만에 쐐기골을 터트리며 승리했다.

세 골 차 승리는 분명 기대 이상의 결과다. 그러나 모레노 감독은 웃지 않았다.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한국 모레노 임시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한국 모레노 임시 감독이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에콰도르를 상대로 전반 내내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모레노 감독이 예고했던 4-4-2를 전격 가동했지만 공격 과정에서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고 패스 타이밍이 어긋나는 장면이 나왔다. 좌우 측면 날개로 나선 송민규와 정승원 쪽에서 만들어지는 공격 장면도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공을 잡았을 때 과감하게 돌파하기보다는 동료에게 연결하는 플레이를 우선했다. 전반 막판 나왔던 송민규의 저돌적인 돌파 장면이 전부였다.

물론 짧은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예상됐던 모습이다. 새로운 감독 체제에서 3일밖에 훈련하지 못했다. 그마저도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 시점이 제각기 달라 완전체로 호흡을 맞춘 건 하루에 불과했다. 대표팀 핵심 이강인과 황인범은 이날 결장하며 베스트 라인업도 가동하지 못했다. 모레노 감독 역시 “한 경기일 뿐이다. 승리에 취해 잘된 부분만 보면 안 된다. 잘되지 않았던 부분을 돌아보는 것이 내 일”이라며 완벽한 경기력으로 얻어낸 승리는 아니라고 인정했다.

아쉬운 만큼 긍정적인 부분도 명확하게 확인했다. 특히 수비에서의 강한 압박과 하프타임 이후 빠르게 변화를 보였던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전반 답답했던 경기 속에서도 압박만큼은 확실하게 눈에 띄었다. 공을 잃은 즉시 상대 선수에게 두세 명이 달려들어 거세게 압박을 가했다. 단순히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위치와 압박의 구조가 약속된 움직임으로 이행됐다. 짧은 시간에도 이 정도의 색깔을 보여준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골을 넣은 한국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골을 넣은 한국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해 빠른 전술 수정이 더해지며 공격에서도 활로를 찾았다. 모레노 감독은 “하프타임에 압박 방식과 후방 빌드업 구조를 조정해 상대 수비에 공간을 만들려 했다”고 밝혔다. 전반 준비했던 플랜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자 곧바로 수정했고, 선수들에게 확실하게 전달했다. 후반 초반 오현규의 득점을 시작으로 공격이 잘 풀리기 시작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황희찬, 오세훈, 이동경 등 여러 명의 교체 카드를 사용하면서도 경기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도 중요하다.

모레노 감독은 “이곳에 보여주러 왔다”고 했던 말을 첫 경기부터 증명해 보였다. 결과와 가능성을 모두 보여줬다. 이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줄 차례다. 잘된 점보다 잘못된 점부터 들여다보겠다는 말처럼 우루과이전에서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수원 | 박찬기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