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 야구에 도가 텄도다…강함보다는 부드러움으로 이닝당 투구수는 최소한으로
LG 임찬규(사진)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 1회 1사 1루에서 박승규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맞았다. 1회부터 따끔한 한방을 맞고 실점했으나 최근 몇 시즌 임찬규의 경기 패턴을 고려하면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도 보였다. 그날 임찬규는 7회까지 던지며 7안타 4실점으로 시즌 14승(5패)과 함께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LG 임찬규(사진)는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 1회 1사 1루에서 박승규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맞았다. 1회부터 따끔한 한방을 맞고 실점했으나 최근 몇 시즌 임찬규의 경기 패턴을 고려하면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도 보였다. 그날 임찬규는 7회까지 던지며 7안타 4실점으로 시즌 14승(5패)과 함께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7회 좌전안타성 타구를 바로 잡으려다 뒤로 빠뜨려 3루타로 만들어준 외야수 실수로 4점째를 내줬지만, 7이닝을 97구로 부드럽게 씹어 삼켰다.
15년 전 프로 첫 시즌인 2011년 불펜 전천후로 마운드에 오르며 9승6패 7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날 마운드에 오른 임찬규가 ‘어떤 임찬규’인지 짐작할 수 있는 가늠자는 첫 타자와 승부에서 찍히는 직구 구속이었다. 150㎞에 근접한 패스트볼을 시원시원하게 던지던 힘으로 타자를 꺾었다.
임찬규는 한때 그 시절 패스트볼을 되찾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여러 처방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임찬규가 다시 타자들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무기는 그때 그 패스트볼이 아니었다.
배우라면 매끈했던 20대 청춘의 추억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만큼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듯 깊고 유연해진 최민식 같다. 임찬규를 입단 초기부터 지켜본 노석기 LG 데이터분석팀장은 그의 변화 하나로 장면과 상황마다 보이는 마운드에서의 모습을 꼽았다. 20대의 임찬규는 계산과는 다른 결과가 나와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는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가 표정 또는 몸짓으로 드러났지만 지금의 임찬규는 그때마다 어떤 마음인지 도무지 읽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생각과 달리 경기가 꼬일 때도 기대 이상으로 잘 풀릴 때도 밖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포커 페이스’가 어느 순간부터 몸에 익었다는 설명. 노석기 팀장은 달라짐에 대한 임찬규과 얼마 전 대회에서 반응을 직접 듣기도 했다.
지금의 임찬규는 경기 초반 한두 이닝의 실점을 경기 전체의 위기로 키우는 일이 없다. 1회 실점이라면 1회, 2회 실점이라면 2회를 보내며 흐름을 단절시킨다. 달라진 마음의 힘이 표정의 힘으로 나타나고 그것이 또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임찬규는 16일 현재 KBO리그 전체 투수 가운데 5위에 해당하는 146이닝을 소화했다. 국내파 투수 가운데 임찬규보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진 선수는 두산 곽빈(155이닝) 뿐이다. 임찬규는 지금 추세라면 지난해 기록한 한 시즌 개인 최다 이닝(160.1) 또한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찬규는 5년 전인 2021시즌만 해도 46.2%에 이르렀던 포심 패스트볼 비율을 29.4%까지 낮췄다. 31.3%에 이르는 체인지업과 27.7%의 커브 그리고 11.2%의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고 있다. 체인지업은 두 개의 스타일로 상황에 따라 던진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그 112승 투수 카라스코의 ‘커터’까지 손에 넣어 실제 임찬규의 피칭 메뉴는 5가지를 훌쩍 넘긴다.
과거 임찬규가 스트라이크 또는 볼을 던졌다면 지금의 임찬규는 스트라이크 같은 볼과 볼 같은 스트라이크를 던진다. 올해는 이닝당 투구수도 15.8개까지 줄여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 속전속결로 승부를 끝내는 패턴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 가운데 임찬규보다 이닝당 투수가 적은 선수는 키움 알칸타라(14.7개), 한화 류현진(15.4개), KIA 올러(15.7개), KT 고영표(15.7개) 뿐이다.
과거 임찬규가 강한 상대를 잡기 위해 더 강한 것을 찾았다면 이제는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무너뜨리고 있다. 어쩌면 미래가 더 기대되는 프로 16년차 투수 임찬규는 잔여시즌 개인 최다인 15승 고지를 겨냥한다. 안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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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