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이 했는데 정우주라고 못할까”…‘정우주 마이너 버전’의 돌풍, 그 속에 담긴 의미
출처:한화 이글스(MHN 정철우 기자) 한때 ‘정우주의 마이너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투수가 KBO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SSG 슈퍼루키 김민준이다. 14경기에 등판해 벌써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7승2패를 거뒀다. 최근에는 5연승까지 내달리고 있다. 신인왕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김민...

(MHN 정철우 기자) 한때 ‘정우주의 마이너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투수가 KBO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 SSG 슈퍼루키 김민준이다. 14경기에 등판해 벌써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7승2패를 거뒀다. 최근에는 5연승까지 내달리고 있다. 신인왕 경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
김민준의 돌풍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프로 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 SSG 코칭스태프가 내렸던 평가 때문이다. 당시 김민준을 두고 나온 표현 중 하나가 “정우주의 마이너 버전”이었다. 공의 위력만 놓고 보면 정우주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실제 패스트볼만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김민준의 패스트볼은 시속 145㎞ 안팎에서 형성된다. 시속 150㎞대 중반까지 던질 수 있는 정우주의 강속구와는 분명 다른 영역이다.
그런 김민준이 먼저 해냈다. 그렇다면 정우주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김민준의 성공은 정우주가 가진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를 다시 확인하게 한다. 같은 팀 관계자가 아닌 SSG 코칭스태프의 눈에도 정우주의 공은 김민준보다 한 단계 위에 있었다. 정우주가 좋은 공을 갖고 있다는 평가는 한화 내부에서만 나오는 기대 섞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상대 팀에서도 인정할 만큼 패스트볼의 힘만큼은 분명했다.
김민준은 자신이 가진 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먼저 찾았다. 패스트볼 구속이 압도적이지 않아도 타자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자신의 리듬으로 승부를 끌고 간다. 여기에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무기를 더했다. 빠른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포크볼로 타자의 방망이를 끌어낸다. 시속 145㎞짜리 패스트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위력적인 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운드에서 증명하고 있다.
정우주에게 필요한 답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 빠른 공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미 충분히 빠르다. 시속 150㎞대 중반의 패스트볼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재능이다. 문제는 그 공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있다. 스트라이크존에 자신 있게 던지고, 타자가 패스트볼 하나만 기다리지 못하도록 만들어 줄 변화구를 갖춰야 한다. 김민준에게 포크볼이 있다면 정우주 역시 자신의 패스트볼과 짝을 이룰 확실한 무기 하나를 만들어야 한다.

정우주는 올 시즌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44경기에 등판해 1승3패 5홀드, 평균자책점 8.36에 그쳤다. 갖고 있는 공의 위력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큰 성적이다. 하지만 무엇이 부족했는지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과 빠른 공으로 타자를 잡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제구가 흔들리면 타자는 좋은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면 아무리 빠른 패스트볼도 타자의 노림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정우주가 이미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현재 2군에서 투구수를 크게 늘리며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남들보다 일찍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셈이다.
정우람 한화 2군 투수코치가 많은 투구를 주문하는 이유도 단순히 공을 많이 던지는 데 있지 않다. 반복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투구 타이밍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답을 찾게 하려는 것이다. 정우람 코치 역시 정우주를 두고 “워낙 좋은 공을 갖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투수가 아니다. 이미 갖고 있는 좋은 공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먼저다.

패스트볼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는 확신,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여기에 타자의 타이밍을 무너뜨릴 수 있는 변화구 하나가 더해져야 한다. 결국 지금 많은 공을 던지는 이유도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을 만드는 데 있다.
김민준이 정우주에게 던지는 메시지도 바로 그것이다. 김민준처럼 던지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장점을 실제 경기에서 통하는 무기로 만드는 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준은 시속 145㎞ 안팎의 패스트볼에 공격적인 승부와 포크볼을 더해 14경기에서 8차례 퀄리티스타트를 만들었다. 정우주는 그보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좋은 재료를 결과로 바꾸는 방법이다.

물론 좋은 공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재능은 어디까지나 출발점이다. 그러나 자신보다 공의 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민준이 먼저 KBO리그에서 성공의 길을 보여줬다는 것은 정우주에게 분명한 자극이 될 수 있다.
김민준이 해냈다면 정우주도 할 수 있다.
관건은 시속 150㎞대 중반의 공을 던지는 투수에서 그 공으로 타자를 잡는 투수로 바뀔 수 있느냐다. 올 시즌의 시행착오를 끝으로 남길 것인지, 새로운 출발점으로 만들 것인지는 이제 정우주에게 달렸다. 2군에서 시작한 때 이른 스프링캠프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