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가을 영웅'은 PS가 가져 온 착시였다...이걸 웃어야 해 울어야 해?
출처:그래픽=챗 GPT(MHN 정철우 기자) 김영웅에게 가을은 묘한 계절이다. 정규시즌 막판만 놓고 보면 반갑지 않은 시간이었다.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방망이가 무뎌졌다. 삼진은 늘었고 타율은 떨어졌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이라는 진짜 가을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정규시즌에서 고개를 숙였던 타자가 단기전에서는 삼성 타선...

(MHN 정철우 기자) 김영웅에게 가을은 묘한 계절이다. 정규시즌 막판만 놓고 보면 반갑지 않은 시간이었다. 날씨가 선선해질수록 방망이가 무뎌졌다. 삼진은 늘었고 타율은 떨어졌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이라는 진짜 가을이 시작되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정규시즌에서 고개를 숙였던 타자가 단기전에서는 삼성 타선에서 가장 위압적인 타자 가운데 한 명으로 돌변했다.
그래서 지금 김영웅의 부진을 단순히 현재의 숫자만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삼성은 김영웅이 다시 한번 ‘가을의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영웅은 2024년 정규시즌 막판부터 크게 흔들렸다. 9월 이후 타율이 0.179에 불과했다. 9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려내며 장타력만큼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정확도가 문제였다. 32타석에서 삼진을 8개나 당했다. 한 방은 있었지만 안정적으로 안타를 생산하는 타격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자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LG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3타수 4안타, 타율 0.308에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KIA와 한국시리즈에서도 19타수 4안타로 타율은 0.211에 그쳤지만 홈런 2개와 4타점을 올렸다. 첫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32타수 8안타, 타율 0.250에 4홈런 6타점. 타율보다 홈런 숫자가 훨씬 강렬했다. 큰 경기에서 상대 배터리가 쉽게 승부하기 어려운 타자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25년에는 그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정규시즌 9월 이후 김영웅의 타율은 0.208에 그쳤다. 19경기에서 홈런 5개를 때리며 장타력은 여전히 만만치 않았지만 삼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볼넷 10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23개나 됐다. 정규시즌 마지막 한 달여 동안만 놓고 보면 포스트시즌에서 중심 타선을 책임질 타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가을야구가 시작되자 다시 스위치가 켜졌다.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5타수 1안타, SSG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2타수 3안타에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여기까지는 특별하다고 할 정도가 아니었다. 진짜 폭발은 한화와 플레이오프에서 나왔다. 5경기에서 16타수 10안타, 타율 0.625에 3홈런 12타점. 장타율은 무려 1.375였다. 4차전에서는 동점 스리런과 역전 스리런을 연타석으로 터뜨리며 혼자 6타점을 쓸어 담았다. 단일 시즌 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2025년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10경기 33타수 14안타, 타율 0.424에 4홈런 15타점이다. 2024년과 합치면 최근 두 차례 포스트시즌에서 19경기 65타수 22안타, 타율 0.338, 8홈런 21타점이다. 65타수마다 홈런 8개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단기전에서 김영웅의 한 방이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것은 이 폭발이 정규시즌 막판의 좋은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 결과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반대였다. 2024년에는 9월 이후 타율 0.179로 떨어진 뒤 포스트시즌에서 4홈런을 쳤고, 2025년에도 9월 이후 0.208에 머문 뒤 가을야구에서 타율 0.424, 4홈런 15타점을 몰아쳤다. 적어도 지난 두 시즌의 김영웅에게 정규시즌 막판의 부진과 포스트시즌 성적은 별개의 문제였다.

그런 점에서 2026년의 추락은 더욱 눈에 들어온다. 올 시즌 김영웅은 45경기에서 타율 0.173, 4홈런 16타점에 머물고 있다. 2024년 28홈런, 2025년 22홈런을 기록했던 타자의 성적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9월 들어서는 9경기에서 24타수 1안타, 타율 0.042까지 떨어졌다. 유일한 안타가 홈런이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한 방의 흔적은 남겼지만, 결국 삼성은 지난 14일 김영웅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분명 심각한 부진이다. 단순히 ‘가을에 강한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 2026년에는 시즌 전체 타율부터 0.173에 그치고 있고 156타수에서 삼진을 48개나 당했다. 출루율도 0.211에 불과하다. 지난 두 시즌의 9월 부진과 비교해도 올해 상황이 훨씬 무겁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삼성이 김영웅을 완전히 계산에서 지우기 어려운 이유 역시 분명하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른 야구다. 한 경기, 한 타석, 한 번의 장타가 시리즈 전체를 뒤집는다. 특히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홈런 한 방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타자의 가치는 더욱 커진다.

김영웅은 이미 그 능력을 두 번이나 보여줬다. 지난 2년간 정규시즌 막판에는 연이어 흔들렸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합계 8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강했다. 2025년 한화와 PO에서 보여준 타율 0.625와 3홈런 12타점은 단순히 ‘가을에 조금 잘 쳤다’고 표현할 수준을 넘어선 폭발이었다.
물론 과거의 포스트시즌 성적이 올해의 반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2군에서 타격 밸런스를 되찾고 다시 1군에 올라오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한 번의 스윙으로 단기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카드를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9월의 김영웅은 지난 2년 동안 약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달라졌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깊은 부진에 빠져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가을야구에서 상대 투수가 김영웅을 편하게 상대할 수 없는 이유 역시 지난 두 번의 포스트시즌이 이미 증명했다.
정규시즌의 가을과 포스트시즌의 가을은 달랐다. 삼성은 지금 그 차이가 세 번째에도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영웅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