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두 남자, ‘적’으로 만나다

‘한솥밥’ 두 남자, ‘적’으로 만나다

노시환, 왕옌청 (왼쪽부터) “절대 봐줄 생각 없다.”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노시환(26)은 프로야구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왼손 투수 왕옌청(25·대만)을 향해 이렇게 선전포고를 했다. 시즌 내내 동료였던 두 선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적으로 맞붙는다. 21일 한국과 대만의 조별리그 B조...

노시환, 왕옌청 (왼쪽부터)
노시환, 왕옌청 (왼쪽부터)

“절대 봐줄 생각 없다.”

한국 야구 대표팀 4번 타자 노시환(26)은 프로야구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왼손 투수 왕옌청(25·대만)을 향해 이렇게 선전포고를 했다. 시즌 내내 동료였던 두 선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선 적으로 맞붙는다. 21일 한국과 대만의 조별리그 B조 1차전부터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왕옌청은 대만이 한국 타선을 겨냥해 꺼내 들 수 있는 최상의 선발 카드로 꼽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올해 처음 도입된 아시아 쿼터 제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왕옌청은 14일까지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5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 중이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한국 타자 13명 가운데 팀 동료 노시환과 문현빈(22)을 제외한 11명을 피안타율 0.214(56타수 12안타)로 묶었다. 허용한 홈런도 김도영(23·KIA)에게 맞은 1개가 전부다. 류지현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왕옌청이 한국전에 등판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9일 대전 LG전도 현장에서 지켜봤다”고 했다.

기선 제압이 절실한 한국은 노시환의 방망이에 기대를 건다. 올 시즌 118경기에서 타율 0.281, 27홈런, 90타점을 기록 중인 노시환은 왕옌청이 아직 상대해 보지 못한 ‘미지의 타자’다. 대표팀 소집 직전 10경기에서 타율 0.341(44타수 15안타), 2홈런, 8타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린 노시환은 “(왕옌청을) 실전에서 상대해 보진 않았지만 지금 타격감이라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3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노시환은 이번 대회 때는 ‘캡틴’이라는 중책도 맡았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대타와 대수비에 머물며 8강행 ‘버스를 탔던’ 노시환은 이번 대회에선 직접 ‘운전대’를 잡겠다는 각오다. 노시환은 “와일드카드로 뽑아주신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을 잘 이끌어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노시환은 2월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 원 비(非)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겪다 부활했다. 노시환은 “올해 나는 60∼70점밖에 안 되는 선수”라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다면 80점 정도까지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프로야구 KIA 간판타자 김도영이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공개 훈련에서 코를 보호대로 감싼 채 몸을 풀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KIA 간판타자 김도영이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공개 훈련에서 코를 보호대로 감싼 채 몸을 풀고 있다. 뉴시스

국가대표 ‘에이스’로 거듭난 곽빈(27·두산)도 대만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곽빈은 3월 WBC 때 대만 정쭝저(25)에게 1점 홈런을 맞았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대만에 4-5로 졌다.

곽빈은 “그때 나는 10점 만점에 5점밖에 안 되는 투수였지만 이제는 9점 정도는 된다”며 “WBC 때는 한 번도 제대로 된 선발 투수 노릇을 하지 못했다. 이번엔 대만전 선발로 당당하게 나서고 싶다”고 했다. 곽빈은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2.26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186개로 ‘커리어 하이’를 쓰고 있다.

곽빈은 왕옌청에게도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정규시즌에서 왕옌청과 세 차례 맞대결을 벌여 2패를 안은 것. 곽빈은 “왕옌청이 한국전 선발로 나왔으면 좋겠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내가 이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6, 17일 추가 훈련을 진행한 뒤 18일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출처: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