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그만두려고 했는데"…생애 첫 국대, 결승전 적시타 '감격' "대회 내내 못쳐서 답답했다"
사진제공=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자고 매달렸더니… 제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 오늘 찾아왔네요."목에 걸린 묵직한 금메달을 매만지는 소년의 눈가가 붉어졌다.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 1-0의 살얼음판 승부에...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자고 매달렸더니… 제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이 오늘 찾아왔네요."
목에 걸린 묵직한 금메달을 매만지는 소년의 눈가가 붉어졌다. 숙적 일본과의 결승전, 1-0의 살얼음판 승부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단숨에 깨부순 천금 같은 적시타의 주인공. 한국 U-18 청소년 야구대표팀의 외야수 조희승이 인생의 벼랑 끝에서 피워 올린 눈부신 반전 드라마를 털어놨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대만 타이베이 돔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감격의 '전승 우승'을 차지했다.
그 중심에 조희승이 있었다. 1점 차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지던 승부처에서 터진 조희승의 쐐기 적시타는 대표팀의 막힌 혈을 뚫어내며 우승 트로피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결정적인 한 방이 됐다.
경기 후 공식 시상식을 마치고 만난 조희승은 "부산 소집 훈련 때부터 친구들과 진짜 동고동락하면서 고생도 많이 하고 울고 웃었다"라며 "다 같이 이렇게 값진 성과를 내서 너무 기쁘고, 함께 버텨준 동료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벅찬 우승 소감을 전했다.
결승전에서 가장 숨 막히던 순간, 조희승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1-0으로 앞서가던 상황, 만약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면 언제든 일본의 반격에 휘말릴 수 있었던 1사 1, 3루 찬스였다. 벤치에서 스퀴즈 번트 작전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정윤진 감독은 조희승에게 강공 사인을 냈다.
조희승은 당시 타석을 돌아보며 "상황이 1사 1, 3루여서 번트를 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라며 "그런데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주시고 자신 있게 치라고 맡겨주셨다. 그 믿음 덕분에 자신감을 갖고 배트를 돌릴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구가 시원하게 외야를 가르는 순간의 심정에 대해 "진짜 너무 시원했다. 대회 기간 내내 안타를 못 치고 부진해서 마음이 답답했는데, 그 타구 하나로 막혔던 숨이 한순간에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라며 "결승전이라는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팀에 꼭 필요했던 안타를 쳐서 정말 다행이었다"라고 활짝 웃었다.
'인생에서 몇 번째로 짜릿한 안타였나'라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내 인생 첫 번째다"라고 답했다. 조희승은 "인생에서 우승을 해본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결승전에서 그런 안타를 친 것도 처음이라 정말 모든 것이 새롭다"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화려한 금메달 뒤에는 남모를 눈물과 포기의 위기가 있었다. 이번 대회가 생애 첫 태극마크였던 조희승은 고교 진학 후 찾아온 극심한 슬럼프로 유니폼을 벗을 생각까지 했었다.
조희승은 조심스럽게 과거를 고백했다. 그는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그만둘까도 진지하게 생각했었다"라며 "하지만 '그래도 계속 열심히 해보자, 끝날 때까지 한번 가보자'라고 마음을 다잡고 악착같이 노력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포기하지 않고 땀 흘린 결과 이렇게 국가대표에 뽑혔고, 전국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동료들과 함께 뛰며 우승까지 일궈냈다. 지금 이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새롭고 감격스럽다"라고 가슴 뭉클한 소회를 전했다.
대회 초반부터 찾아온 타격 침체는 어린 선수에게 거대한 중압감이었다. 이전 경기까지 결정적인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면서 더그아웃에서 속앓이도 적지 않았다. 조희승은 "주변에서도 그렇고 스스로도 '왜 이렇게 안 맞지, 못 치나' 하니까 자신감이 떨어지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결승전 타석에서 모든 잡념을 지웠다. 조희승은 "하지만 어차피 오늘이 결승전이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지 않나"라며 "못 치더라도 후회 없이 나 자신을 믿고 가장 자신 있는 스윙을 돌리자고 마음먹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당찬 배짱을 드러냈다.
적시타를 치고 1루에 출루한 뒤 가슴을 치고 손을 뻗으며 포효했던 세레머니에 얽힌 유쾌한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세레머니 아이디어가 누구 것이었냐고 묻자 조희승은 "대표팀 2학년 후배인 (이)규민이가 정해준 세레머니"라며 "아무래도 2학년 후배들이 제일 젊고 'MZ 세대'이지 않나. 후배가 알려준 대로 신나게 그라운드에서 펼쳤다"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