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에도 인슐린 주사 맞으며 … 츠베레프, US오픈 챔피언 등극
결승서 美 벤 셸턴 제압하고올해 메이저대회서 2승 기록인슐린 분비 안되는 1형 당뇨경기때 4~5회 인슐린 주사에포도당·이온음료 수시로 섭취알렉산더 츠베레프가 14일(한국시간) US오픈에서 우승을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네 살 때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당시 의사들은 부모님께 '이 아이의 인생과 스포츠 활동은...
결승서 美 벤 셸턴 제압하고 올해 메이저대회서 2승 기록 인슐린 분비 안되는 1형 당뇨 경기때 4~5회 인슐린 주사에 포도당·이온음료 수시로 섭취

"네 살 때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당시 의사들은 부모님께 '이 아이의 인생과 스포츠 활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이 병이 우리를 규정짓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저를 이끌어주셨다."
테니스 남자 세계랭킹 2위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트로프를 들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감개무량한 심경을 밝혔다.
츠베레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26 US오픈 결승에서 '미국의 신성' 벤 셸턴(세계랭킹 9위)을 세트스코어 3대1로 제압했다.
지난 6월 롤랑가로스(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이룬 츠베레프는 2020년 준우승에 그쳤던 US오픈도 6년 만에 제패하며 '메이저 다승'의 꿈을 이뤘다. 독일 테니스계에도 경사다.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독일 국적의 우승자가 나온 건 1989년 대회 보리스 베커 이후 무려 37년 만이다.
반면 셸턴은 23년 만에 미국 남자 선수로 US오픈 남자 단식 챔피언을 노렸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츠베레프는 4세 때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츠베레프는 그럼에도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을 한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남들의 시선이 부끄러워 경기 도중 화장실 휴식 시간을 이용해 몰래 인슐린 주사를 맞곤 했다. 하지만 만 25세가 되던 2022년 8월 츠베레프는 언론을 통해 '1형 당뇨병 환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같은 해 '알렉산더 츠베레프 재단'을 설립해 자신과 같은 1형 당뇨를 앓는 어린이들에게 인슐린과 의료 장비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는 "당뇨병이 당신의 꿈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프로 테니스 톱레벨 선수 중 츠베레프와 같은 사례는 없었다. 당연히 많은 오해와 헤프닝도 따라왔다. 그는 팔 등에 지속혈당측정기(CGM)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확인하고 가방 안에 항상 포도당 젤과 탄수화물 음료, 혈당 측정기, 인슐린 주사 펜을 갖춘 채로 저혈당 쇼크와 고혈당 피로도를 조절하며 경기를 치른다.
4~5시간 동안 이어지는 격렬한 경기에서 그는 인슐린 주사를 4~5회 투여해야 했다. 2023년 프랑스오픈에서는 벤치에서 직접 주사를 놓으려는 그를 관계자들이 제지하기도 했다. 당시 화장실 휴식 시간은 단 2회에 불과했고 이는 츠베레프에게 턱없이 부족했지만 경기 관계자들이 그의 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특별 조항이 생겼고 츠베레프가 경기 도중 벤치에 앉아 허벅지에 인슐린을 투여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5세트 경기에서 자주 무너지는 그를 두고 멘탈이나 체력을 문제 삼는 비판도 많았지만 이는 당연히 오해였다. 누적된 피로로 혈당 스파이크와 급락이 반복되면서 발이 묶이고 반응 속도도 떨어졌던 것이다.
자신의 한계를 이겨내고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츠베레프는 "신은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고 고통받았으며 얼마나 많은 아픔을 겪었는지 다 안다고 생각한다"며 "2026년의 성과는 그 모든 세월의 결과"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조효성 기자]
출처: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