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명 분석해 정승원·김민수 뽑았다...챗GPT 과의존은 거짓”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14일 충남 천안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선수 17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경기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에 적합한 30명을 선발했다.”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해낼 중책을 맡은 로베르트 모레노(49·스페인) 감독이...

“한국 축구선수 1700명의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해, 경기 모델과 플레이 스타일에 적합한 30명을 선발했다.”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해낼 중책을 맡은 로베르트 모레노(49·스페인) 감독이 14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9월~10월 A매치 4연전에 나설 대표팀 30명을 발탁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달 사령탑 면접 당시 K리그 군팀 김천 상무 특수성까지 꿰뚫 만큼 한국축구에 깊은 이해도를 보였던 그는 ‘모레노 1기’부터 파격을 줬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손흥민(LAFC) 등 기존 주축들과 함께 K리거를 12명이나 대거 발탁했다.

올 시즌 8골 6도움을 몰아치며 FC서울의 압도적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만능 공격자원’ 정승원(29)이 대표적이다. 1년2개월 만에 다시 대표팀에 승선한 정승원은 아이돌 가수 같은 외모와 달리 그라운드에서는 투지 넘치는 ‘하드워커’다. K리그 열혈팬이 아니라면 다소 낯설 수 있는 미드필더 박태준(김천)과 수비수 김건희(인천)도 모레노 부름을 받고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유럽파 중에서는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전천후 공격수 김민수(20)가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스페인 지로나에서 성장하다가 안도라를 거쳐 레인저스 구단 역대 이적료 2위(160억)로 등번호 10번을 꿰찬 김민수는 과감한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프리킥이 강점이다. 반면 전북 현대 공격을 이끄는 이승우는 뽑히지 않았다.
모레노는 2010년 FC바르셀로나B팀 전력분석관으로 시작해 전술서 『나의 4-4-2 레시피』를 펴낼 정도로 정평이 난 데이터축구 전문가다. 그러나 이번 선발의 결정적 잣대는 ‘눈빛’과 ‘현재의 폼’이었다.
그는 “이름값이나 과거이 커리어가 아닌 경기력으로 뽑았다. 공격도, 수비도 잘하는 균형 잡힌 선수를 원한다”며 “눈을 마주쳤을 때 국가대표의 열망이 느껴져야 한다. 최근 10경기를 보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모레노는 2019년 스페인 대표팀 감독 당시 다니 올모를 최초 발탁하고 로드리(이상 바르셀로나)를 본격 중용했다.

모레노호 명운을 빠르게 결정된다. 오는 24일 수원에서 열릴 에콰도르전을 시작으로 11월까지 A매치 6경기 결과와 내용에 따라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지휘 여부가 판가름 난다. 경기 모델을 구현하기에 다소 짧은 시간(3개월)이지만 그는 정공법을 택했다. 모레노는 “기본적으로 4-4-2 포메이션을 쓸 계획이다. 최근 2년간 K리그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팀이 유용하게 활용한 전술이자, 세계적으로도 많이 쓰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임 홍명보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 당시 스리백을 고수하다가 쓰라린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본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월드컵 당시 선수단 내부의 인터뷰 보이콧 이견 등 경기 외적 잡음에 대해서도 “파악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발목 부상으로 한달간 축구를 쉬어야했던 10살 아들의 일화를 꺼내며 “넘어졌다면 다시 그냥 일어서면 된다. 굳이 한달 후를 생각할 필요는 없고, 현재에 집중해 한발 더 걸으면 된다”고 했다.
그는 2025년 러시아 프로축구 소치 감독 시절 선수단 운영과 영입에 챗GPT를 과도하게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순전히 거짓이다. 당시 보도들이 맥락에서 벗어나 왜곡됐다. 내막이 궁금하다 기자회견 직후 얼마든 설명하겠”고 적극 항변했다.
한국축구의 북중미 월드컵 문제점에 대해 “전임 감독을 존중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현장을 찾은 기자 한명 한명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누며 소통 의지를 보였다.
출처: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