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황재균’ 이강철 감독 배려로 완성된 낭만 마무리…“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르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습니다”
출처:KT 위즈 / 황재균이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은퇴식에서 은퇴사를 낭독하고 있다.(MHN 황혜성 기자)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습니다”KT 위즈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황재균(39)이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20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황재균...

(MHN 황혜성 기자)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습니다”
KT 위즈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황재균(39)이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20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황재균은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을 마친 뒤 공식 은퇴식을 치렀다.
지난해 12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황재균은 당초 지난달 8일 같은 장소에서 롯데를 상대로 은퇴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폭염으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은퇴식도 함께 연기됐다.
KT는 잔여 일정에 다시 편성된 홈 롯데전에 맞춰 은퇴식을 마련했다. 황재균이 전성기를 보냈던 친정팀을 상대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는 의미도 더해졌다.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를 통해 약 1년 만에 1군에 등록된 황재균은 KT가 5-2로 앞선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권동진의 대타로 등장했다. 경기 중반 3점 차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승부였다. 그럼에도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에게 선수로서 마지막 타석에 설 기회를 줬다.
그는 타석에 들어선 뒤 헬멧을 벗고 1루와 3루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황재균은 롯데 왼손 투수 이영재를 상대로 힘껏 방망이를 돌렸지만, 4구째 시속 150㎞ 높은 직구에 파울팁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초에는 익숙한 3루수 자리에도 섰다. 황재균은 KT 투수 손동현이 첫 공을 던진 뒤 허경민과 교체됐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과정에서 김현수와 김상수, 허경민 등 동료들과 차례로 포옹하며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을 나눴다.
KT는 롯데를 5-2로 꺾으며 황재균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치열한 선두 경쟁 속에서 은퇴한 선수에게 한 타석을 맡기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결국 낭만과 결과를 모두 챙긴 완벽한 경기였다. 이강철 감독의 대담한 배짱과 따뜻한 배려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경기 후 열린 은퇴식에서는 황재균과 오랜 시간 인연을 맺은 87년생 친구들의 영상편지도 공개됐다. 류현진은 “재균아, 너는 한국 야구에서도 최고의 선수였는데 이제 야구를 그만둬서 너무 아쉽다”며 “앞으로의 인생도 행복했으면 좋겠다.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전했다.
양의지는 “우리는 항상 네 곁에 있으니까 하는 일 모두 잘되길 바란다. 또 좋은 얼굴로 봤으면 좋겠다”며 “건강하길 바란다. 고생했다”고 응원했다.
김현수는 “고생 많았고 조금 아쉽지만,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니 좋다”며 “앞으로도 즐겁게 일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살은 그만 빼고 운동도 조금 줄이면서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웃음을 안겼다.
롯데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이어온 선후배도 메시지를 남겼다. 손아섭은 “영원한 라이벌 재균이 형의 제2의 인생을 꼭 응원하겠다”며 “예능감은 아직 저한테 안 되는 것 같다. 조금 더 연습하면서 기다리고 있으면 잡으러 가겠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강민호 역시 “은퇴를 축하한다. 그동안 정말 고생했다”며 “지금도 너무 멋진 삶을 사는 것 같아 선배로서 뿌듯하다. 빨리 야구계로 돌아와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메시지를 지켜본 황재균은 직접 준비한 은퇴사를 읽으며 여러 차례 눈물을 훔쳤다.
황재균은 “이렇게 많은 분 앞에서 은퇴라는 말을 하게 될 날이 올 줄은 솔직히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늘 그랬던 것처럼 시즌을 준비하고 몸을 만들고, 또 야구장에 나갈 것만 같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야구가 너무 좋았고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었다. 운 좋게 그 꿈을 이룬 뒤에는 잘하고 싶었고, 인정받고 싶었고,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며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했고 누구보다 오래 남고 싶었다”고 선수 생활을 돌아봤다.
순탄한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황재균은 “야구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잘한 날보다 못한 날이 더 많았고 환호보다 비난을 더 크게 들었던 순간도 있었다”며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 ‘나는 왜 안 될까’라는 생각도 했다. 부상 때문에 힘들었고 몸보다 마음이 더 무너졌던 날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저를 믿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독님과 코치님, 선배와 후배들, 함께 운동장에서 땀 흘렸던 모든 선수 덕분에 저는 혼자가 아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가장 큰 감사는 팬들에게 돌렸다. 황재균은 “제가 잘할 때는 누구보다 크게 환호해주시고 못할 때도 끝까지 제 이름을 불러주셨다”며 “스스로에게 실망한 날에도 ‘괜찮다. 다시 가면 된다. 우리는 아직 너를 믿는다’고 말해주셨다. 그 말들이 저를 다시 운동장으로 나오게 했고 배트를 잡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선수가 팬들에게 힘을 주는 존재라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여러분에게 더 많은 힘을 받았다”며 “여러분 덕분에 선수 황재균으로 살아갈 수 있었고, 제 야구 인생은 정말 행복했다”고 강조했다.

황재균은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누구보다 뛰어난 천재도, 늘 완벽한 선수도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야구를 사랑했다”며 “한 경기와 한 타석, 한 번의 수비와 플레이에도 제 모든 것을 담으려고 했다. 아쉬움은 남아도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등장곡이었던 ‘더 파이널 카운트다운’을 언급하며 작별을 고했다.
그는 “이 노래가 울릴 때마다 저는 늘 다시 시작할 준비를 했다. 오늘 제 야구 인생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은 끝났지만, 끝은 늘 또 다른 시작이라는 것을 안다”며 “선수 황재균은 내려가지만 저는 제 인생의 새로운 1회를 시작하러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최선을 다했던 선수, 야구를 정말 사랑했던 선수, 팬들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선수로 기억해주시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것 같다”며 “제 야구 인생의 가장 큰 자랑은 우승도 기록도 트로피도 아니다. 여러분에게 사랑받았다는 것”이라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황재균은 히어로즈와 롯데,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거쳐 2018년 KT에 합류했다. KBO리그 통산 18시즌 동안 220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 235도루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KT 소속으로 개인 첫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고, 2021년에는 주장으로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2025시즌에는 KBO리그 역대 일곱 번째로 14시즌 연속 100안타를 달성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