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포츠 무대 ‘자가 홍보’ 논란…프레지던츠컵·월드컵에 이어 아이리시 오픈에서도 ‘센터 점령’

트럼프, 스포츠 무대 ‘자가 홍보’ 논란…프레지던츠컵·월드컵에 이어 아이리시 오픈에서도 ‘센터 점령’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서부 둔베그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링크스에서 막을 내린 DP월드투어 아이리시 오픈에서 우승한 셰인 라우리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이 골프장은 트럼프가 소유한 곳이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서부 둔베그의 본인 소...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서부 둔베그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링크스에서 막을 내린 DP월드투어 아이리시 오픈에서 우승한 셰인 라우리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이 골프장은 트럼프가 소유한 곳이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서부 둔베그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링크스에서 막을 내린 DP월드투어 아이리시 오픈에서 우승한 셰인 라우리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이 골프장은 트럼프가 소유한 곳이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서부 둔베그의 본인 소유 리조트에서 열린 DP월드투어 아이리시 오픈 시상식에 직접 등판해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를 자신의 정치적·상업적 홍보 무대로 적극 활용한다는 비판이 다시금 거세지고 있다.

AFP·EFE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USA’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자신이 소유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 18번 홀 단상에 섰다. 그는 11타 차 대승으로 우승을 차지한 아일랜드의 영웅 셰인 라우리에게 직접 우승컵을 건네고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일랜드 방문은 일찍부터 개인 사업체 홍보 및 공무 혼재 논란을 불렀다. 트럼프그룹은 2014년 파산 절차를 밟던 이 골프장을 1700만달러(약 230억원)에 사들인 뒤 간판을 바꿔 달아 운영해 왔다.

전통 깊은 메이저급 대회가 아닌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정상의 신분으로 직접 등판해 스포트라이트를 끌어모은 것은 골프장의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된 마케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상식 연설 도중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일랜드 위스키에 대한 10% 관세를 전격 폐지하겠다고 깜짝 발표해 갤러리들의 환호를 유도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트럼프 일가의 사업을 실질적으로 전담하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도 동석해 ‘사익 추구’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더블린 등 주요 도시에서는 ‘트럼프는 환영받지 못한다(Trump Not Welcome)’는 구호와 함께 1만 여 명의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집결해 거리를 행진하기도 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더블린과 둔베그 등 동선을 따라 4000여명의 군경을 투입한 사상 최대의 경호 작전인 ‘파 던(Far Dawn)’ 작전을 수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형 스포츠 및 골프 대회 시상식 무대를 독점하거나 주인공 자리를 탐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임기 중이던 2017년 뉴저지주 리버티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과 세계연합팀의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시상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단상에 올랐다. 그는 현직 미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우승팀(미국팀)에 트로피를 직접 시상하는 기록을 세웠으나, 당시 허리케인 마리아 피해로 고통받던 푸에르토리코에 대한 늑장 구호 비판이 거세던 시점이라 “골프장에서 정치적 쇼를 벌인다”는 비판과 현장 시위대의 거센 반발을 샀다.

축구 무대에서도 비슷한 구설이 반복됐다. 지난 7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시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 대표팀의 시상대에 올라 트로피를 전달한 후에도 단상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선수들 한가운데 자리를 지켰다.

선수들의 환호와 세리머니가 이어지는 동안 단상 중앙을 고수하던 그의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고, 현장 분위기를 감지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직접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단상 밖으로 안내해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이후 공식 SNS에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편집해 지운 우승 사진을 올려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스포츠가 가진 대중적 주목도를 개인의 정치적 자산이나 사업적 브랜드 가치 극대화에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두고, 공과 사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스포츠 본연의 순수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국내외에서 지속되고 있다.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