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에 골프채 잡은 박보겸, 첫 '메이저 퀸'
KB 골든라이프 챔피언십박예지·방신실·유서연 등1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4년 연속 1승 이상 기록해"이제는 시즌 다승 하고파"서교림은 다시 상금 1위로 13일 블랙스톤GC 이천에서 열린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보겸이 동료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KLPGA13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 이...
KB 골든라이프 챔피언십 박예지·방신실·유서연 등 1타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 4년 연속 1승 이상 기록해 "이제는 시즌 다승 하고파" 서교림은 다시 상금 1위로

13일 경기도 이천 블랙스톤GC 이천 18번홀 그린. 박보겸이 두 뼘 남짓한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키자 수많은 갤러리의 함성이 골프장을 가득 메웠다. 두 손을 번쩍 들어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박보겸은 동료들의 축하 물세례와 꽃잎 세례를 받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6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에서 박보겸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개인통산 4번째 우승이자 첫 메이저대회 우승. 박보겸은 "이번주가 너무 길게 느껴졌지만 목표로 했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해 보람차다"며 "주변에 좋은 분이 많이 오셔서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3년부터 4년 연속 1승 이상을 기록한 박보겸은 우승 상금 2억70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을 4억9704만9048원으로 늘리며 상금랭킹 10위에 올랐다. 대회 시작 전 대비 무려 23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렸다. 대상포인트도 100점을 받아 248점으로 순위가 8위로 올라갔다.
박보겸은 우승 직후 "전반에는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기록했고, 후반 9개 홀은 모두 파를 잡았다"며 "1번홀에서 행운의 버디를 잡아 편안하게 시작해 공격적으로 경기를 했다. 하지만 후반 9개 홀은 너무 어려워 보기를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돌아봤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내고 얻어낸 우승. 이번 KB금융 골든라이프 챔피언십의 새 트로피와도 의미가 맞아떨어진다. 대회 주최 측은 올해 21회를 맞아 2026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ZOOM-IN)에서 KB스타상을 수상한 송인욱 작가와 협업해 트로피를 제작했다. 선수가 오랜 시간 땀 흘려 쌓아온 노력과 인내의 시간을 상징하는 목재를 바탕으로 풍요와 영광을 뜻하는 금색, 그리고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성장과 도전 정신을 표현했다.
스폰서 대회에서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던 박예지와 방신실은 합계 4언더파 284타로 유서연과 함께 딱 1타 모자란 공동 2위로 마무리해 아쉬움을 남겼다.
◆ 스스로 선택한 골프
키 170㎝의 탄탄한 체격을 보유한 박보겸은 250야드는 가볍게 보내는 장타자다. 한번 샷 감각이 올라오면 몰아치기에도 능하다. 이 대회에 앞서 5개 대회에서 공동 6위-컷탈락-공동 6위-기권-공동 4위로 기복은 있지만 불붙으면 폭발적인 모습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래보다 한참 늦은 16세에 골프를 시작해 대기만성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박보겸.
그가 골프에 진심인 이유는 스스로 가족을 설득해 프로골퍼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사이판으로 건너가 유년 시절을 보낸 박보겸은 현지에서 테니스, 농구, 배구 등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운동 신경을 길렀고, 골프를 선택한 뒤 "내 꿈을 펼치겠다"며 가족을 설득해 16세에 가족과 함께 역귀국했다.
늦은 시작 때문에 아마추어대회 우승도, 국가대표 경험도 불가능했다. 골프 인생에서 첫 우승이 2020년 드림투어(2부) 11차전이었을 정도다. 더 골프를 잘하고 싶던 그는 이후 의외의 결단을 내린다. 개명이었다. 본명인 박진하에서 박보겸으로 이름을 바꾸고 2021년 정규 투어 데뷔에 성공했다.
◆ 감격의 메이저 첫 우승
정규 투어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시드를 잃고 시드순위전 다녀오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3년 차가 된 2023년. 그녀의 골프는 탄탄해져 있었다. 악천후로 36홀로 축소 진행된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 결정적인 홀인원을 터뜨리며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24년 10월에도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쇼를 펼치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랭킹도 20위로 마무리하며 한층 탄탄해진 실력을 과시했다. 2025년에는 시즌 개막전인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4일 내내 선두권을 지키며 통산 3번째 우승을 완성했다.
4년 연속 1승 이상을 노렸던 올해.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지만 마침내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며 KLPGA투어 톱골퍼로 우뚝 섰다.
박보겸은 "시즌 초반 내내 골프가 너무 좋지 않았고, 더 우승할 수 있을지 의심도 했다. 힘든 순간 주위에서 침착하게 기다리라고 격려해줬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한 뒤 "4년째 1승씩 하고 있다. 올해는 꼭 다승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목표를 밝혔다.
◆ 또 바뀐 상금랭킹 1위
대상포인트와 다승(4승) 부문 선두를 달리는 서교림은 이날 1타를 줄이며 합계 3언더파 285타로 단독 5위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KLPGA투어를 뜨겁게 달구는 '림솔대전'으로 주목받는 김민솔은 샷 난조로 47위로 마무리하며 상금랭킹 선두 자리도 요동쳤다. 서교림이 13억8176만6000원으로 1위로 다시 올라섰고, 김민솔은 시즌 상금 13억7502만9428원으로 2위로 내려갔다.
[이천 조효성 기자]
출처: 매일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