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은 거칠어야 제 맛...패스트볼 따라 성적도 춤을 춘다, 구속의 역설 "제구에 너무 집착 말자"

김서현은 거칠어야 제 맛...패스트볼 따라 성적도 춤을 춘다, 구속의 역설 "제구에 너무 집착 말자"

출처:한화 이글스(MHN 정철우 기자) 한화 이글스의 아픈 손가락 김서현이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1이닝씩을 던져 두 차례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한 경기에서는 2실점했다. 짧은 이닝을 맡기고 있음에도 안정감이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세 경기의 투구 내용을 뜯어보면 김서현이 어떤 공을...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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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정철우 기자) 한화 이글스의 아픈 손가락 김서현이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1이닝씩을 던져 두 차례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한 경기에서는 2실점했다. 짧은 이닝을 맡기고 있음에도 안정감이 좀처럼 이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세 경기의 투구 내용을 뜯어보면 김서현이 어떤 공을 던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가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 결국 답은 구속이다. 김서현에게는 제구보다 먼저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빠른 공이 필요하다.

가장 극명한 비교 대상은 9일 LG전과 11일 NC전이다. 김서현은 LG전에서 2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날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7.2㎞에 머물렀다. 김서현이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평범한 수준이었다. 이틀 뒤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NC전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올 시즌 가장 빠른 152.9㎞까지 끌어올렸고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평균 구속만 무려 5.7㎞ 차이가 났고 결과 역시 정반대였다.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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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 경기로 범위를 넓혀도 흐름은 같다. 김서현이 무실점을 기록한 경기에서는 모두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0㎞를 넘어섰다. 반대로 실점한 LG전에서는 150㎞ 아래로 떨어졌다. 표본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김서현에게 150㎞가 갖는 의미를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빠른 공이 살아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타자를 상대하는 힘 자체가 달라졌다.

물론 모든 문제를 구속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김서현의 오랜 숙제는 제구다. 특히 9일 LG전에서는 패스트볼의 스트라이크존 공략 비율이 22.7%에 불과했다. 패스트볼을 던지고도 스트라이크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아무리 빠른 공을 갖고 있어도 타자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상황을 만든다면 위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11일 NC전이다. 이날도 패스트볼 스트라이크존 공략 비율은 41.7%에 그쳤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구가 완벽하게 잡히면서 무실점 투구를 한 것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서현은 타자를 이겨냈다. 평균 152.9㎞의 패스트볼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서현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제구를 갖춘 147㎞보다 타자가 알고도 쉽게 대응하지 못하는 153㎞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출처: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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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5일 롯데전에서 김서현의 패스트볼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은 33.3%였다. 그러나 2실점한 9일 LG전에서는 13.6%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구속이 살아난 11일 NC전에서는 25%로 올라섰다. 빠른 공에 힘이 붙으면서 타자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고, 자연스럽게 지켜보는 스트라이크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커졌다.

이 수치는 김서현에게 구속과 제구를 완전히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구속이 떨어지면 타자는 공을 좀 더 오래 볼 수 있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기 쉬워지고 김서현은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 반대로 150㎞를 훌쩍 넘는 공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타자는 볼카운트와 관계없이 빠른 판단을 강요받는다. 반드시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를 통과하지 않아도 빠른 공 자체가 타자의 선택지를 줄일 수 있다.

김서현도 그동안 스피드에 대한 지나친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왔다. 빠르게만 던지려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고 제구까지 무너지는 악순환을 피하려는 변화였다. 방향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결과는 또 다른 메시지를 던진다. 구속을 의식하지 않는 것과 김서현 최대의 무기인 구속을 잃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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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을 평범한 제구형 투수로 만들 필요는 없다. 애초에 그에게 기대했던 것도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조금 거칠더라도 150㎞를 훌쩍 넘는 패스트볼로 타자를 몰아붙이고, 그 힘을 바탕으로 자신의 투구를 펼치는 것이 김서현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이다. 제구는 그 위에 얹어야 할 무기다. 구속을 희생하면서까지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데 집중한다면 오히려 김서현이 가진 특별함부터 사라질 수 있다.

최근 세 경기의 결과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150㎞를 넘긴 두 경기는 무실점, 147.2㎞에 머문 한 경기는 2실점. 아직 김서현은 완성된 투수가 아니다. 제구 역시 더 다듬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부터 되찾아야 하는지는 분명해지고 있다. 김서현은 조금 거칠어도 된다. 먼저 타자가 두려워할 만큼 빨라야 한다. 결국 김서현은 ‘잘 던지는 투수’가 되기 전에 다시 ‘빠른 투수’가 돼야 한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