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 5도루→9이닝 0도루, 아무래도 비슬리 탓인 것 같다...이대로면 내년엔 못 본다

4이닝 5도루→9이닝 0도루, 아무래도 비슬리 탓인 것 같다...이대로면 내년엔 못 본다

출처:롯데 자이언츠(MHN 정철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이틀 사이 전혀 다른 장면을 만들었다. 상대는 똑같은 KT 위즈였다. 그런데 10일에는 4이닝 만에 5개의 도루를 허용했고, 11일에는 단 한 명의 주자도 베이스를 훔치지 못했다. 하루 만에 포수의 송구 능력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설명할 수 있는 변화가 아니다. 오히...

출처: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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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정철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이틀 사이 전혀 다른 장면을 만들었다. 상대는 똑같은 KT 위즈였다. 그런데 10일에는 4이닝 만에 5개의 도루를 허용했고, 11일에는 단 한 명의 주자도 베이스를 훔치지 못했다. 하루 만에 포수의 송구 능력이 갑자기 좋아졌다고 설명할 수 있는 변화가 아니다. 오히려 두 경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10일 문제가 어디에 있었는지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롯데는 10일 사직 KT전에서 3-16으로 대패했다. 선발 비슬리가 4이닝 10피안타 3사사구 9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다. 그러나 9실점만큼 눈에 띈 숫자가 있었다. 비슬리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KT가 무려 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3회에 세 차례, 4회에 두 차례나 롯데 배터리를 흔들었다.

당시에는 포수에게 먼저 시선이 갈 수밖에 없었다. 선발 포수 유강남의 올 시즌 도루 저지율은 0.194, 4회부터 마스크를 쓴 박재엽 역시 0.200에 머물러 있다. 강한 어깨를 앞세워 상대 주자의 움직임을 억제할 수 있는 손성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런데 하루 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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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사직 KT전에서는 KT 주자들의 도루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선발 포수는 박건우였다. 박건우가 도루 저지에서 크게 약점을 보이는 포수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10일과 11일의 극단적인 차이를 포수 교체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더 주목해야 할 쪽은 마운드였다.

11일 선발 김진욱은 주자를 묶어두는 과정에서 비슬리와 차이를 보였다. 슬라이드 스텝이 빨랐고 주자가 있을 때 견제 동작과 실제 투구 동작 사이의 차이도 크지 않았다. 주자가 투수의 움직임만 보고 쉽게 스타트를 끊을 수 있는 여지를 줄였다. 포수가 주자를 잡으려면 먼저 투수가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김진욱은 적어도 그 출발점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이틀의 결과를 비교하면 10일 허용한 5개의 도루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생긴다. 당시에는 유강남과 박재엽의 약한 도루 저지 능력이 부각됐지만, 비슬리에게 더 큰 원인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상대가 한두 번 시험적으로 뛴 것이 아니라 4이닝 동안 다섯 차례나 베이스를 훔쳤다는 것은 투수에게서 스타트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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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저지는 포수의 어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투수가 얼마나 빠르게 홈으로 공을 전달하는지, 주자를 얼마나 오래 묶어두는지, 견제와 투구 동작에서 상대가 읽어낼 수 있는 습관이 있는지가 함께 작용한다. 투수 단계에서 이미 많은 시간을 빼앗긴다면 포수에게 아무리 좋은 송구 능력이 있어도 주자를 잡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비슬리는 9실점보다 더 까다로운 숙제를 남겼다. 투구 내용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자 억제 능력까지 상대에게 분석당했다면 문제의 크기는 달라진다. 공 자체가 맞아 나가는 것과 투구 습관을 읽혀 주자들에게 추가 진루까지 허용하는 것은 별개의 약점이다. 특히 KBO리그처럼 같은 팀을 반복해서 상대하는 환경에서는 한 번 발견된 약점이 금세 공유되고 집요한 공략 대상으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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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슬리에게는 더욱 민감한 문제다. 롯데가 내년에도 함께 갈 외국인 투수를 결정할 때 단순히 승패와 평균자책점만 볼 수는 없다. 선발 투수라면 경기 운영 능력까지 평가받아야 한다. 주자가 출루했을 때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도 그 가운데 하나다. 최근 투구 내용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비슬리가 주자 견제에서도 뚜렷한 약점을 드러낸다면 재계약을 낙관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11일 경기는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하루 전 KT가 마음껏 뛰었던 것은 롯데 포수진 전체의 문제만은 아니었을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포수가 박건우로 바뀌기는 했지만 투수도 김진욱으로 달라졌다. 그리고 KT의 발은 완전히 멈췄다.

롯데가 확인해야 할 것은 명확하다. 비슬리의 슬라이드 스텝이 실제로 얼마나 느렸는지, 견제와 투구 동작에서 상대가 읽어낸 신호는 없었는지, KT가 어떤 근거를 갖고 그토록 과감하게 스타트를 끊었는지를 영상과 데이터로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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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수에게 구위는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경기를 지배하지 못하고, 출루한 주자까지 통제하지 못한다면 선발 투수로서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루 전에는 5번을 뛰었고 다음 날에는 한 번도 뛰지 않았다. 포수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투수도 달라졌다.

그래서 10일의 5도루는 다시 비슬리에게 묻게 만든다. 단순히 포수가 못 잡은 것이었는지, 아니면 KT가 비슬리를 이미 읽고 있었던 것인지.

후자라면 문제는 9실점보다 더 심각하다. 투구 내용마저 하락세인 비슬리가 주자에게까지 약점을 노출했다면 롯데가 내년에도 그에게 선발 한 자리를 맡겨야 할 이유는 더욱 줄어든다.

비슬리는 12일 현재 9승6패, 평균 자책점 5.15를 기록하고 있다. 10승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그 숫자가 재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