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골퍼 문도엽 “서른다섯에 처음 단 태극마크 영광스럽고 사명감 남다르다”
[And 골프] 김성현·김주형과 아시안게임 출전 샷 감각 최고조… “내 플레이에 집중 쇼트게임 등 정교함에서 승부 갈려”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의 ‘베테랑’ 문도엽이 생애 처음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무대에 선다. 그는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꾸준한 성적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철저한 자기 관리로 투어를 지켜왔지만 ‘국가대표’라는 네 글자는 오랜 시간 마음에 품어온 꿈이었다. 이미 군 복무를 마치고 국내 투어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30대 베테랑에게 상금도 걸려 있지 않은 아시안게임 출전은 실리적 이익이 적다. 그럼에도 문도엽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영광스러운 자리”라며 사명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KPGA 경북오픈 우승에 이어 LIV 골프에 추천 선수(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등 다채로운 경험으로 샷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문도엽을 만나 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와 향후 목표를 들었다.
“부담감 떨치고 내 골프 펼칠 것”
-올 시즌 1승을 거두고 LIV 골프에도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활동했다. 현재까지를 자평한다면.
“올 상반기에는 톱10도 많이 진입하고 경기력도 잘 유지돼 ‘골프가 참 안정적이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다만 중반에 접어들면서 쇼트게임이나 퍼트에 아쉬움이 조금 생겼다. LIV 골프를 통해 미국 무대를 다녀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는 좋은 기회를 얻었고 배운 점도 많았다. 잘된 부분과 아쉬운 부분이 공존했던 상반기였다.”
-LIV 골프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얻은 수확은 무엇인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매번 완벽한 샷을 날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흐름을 타는 능력이다. 실수가 나왔을 때 위기관리로 타수를 지켜내고, 기회가 왔을 때 퍼트로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으며 흐름을 자신 쪽으로 끌고 오는 힘이 압도적이었다. 쇼트게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소감과 각오는.
“나라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것 자체가 골프 인생에서 처음이다. 솔직히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최대한 떨쳐내고 늘 해오던 방식대로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내 샷을 하나씩 공들여 치다 보면 개인전이든 단체전이든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
-지난 7월에 아시안게임 코스 답사를 다녀왔다고 들었다. 금메달을 위해 필요한 전략은.
“대회 코스는 드라이버 비거리보다는 티샷의 정교함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곳이다. 코스 주변에 나무가 울창하고 페어웨이가 좁아 티샷을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떨어뜨려야 한다. 또 그린의 언듈레이션이 심해 아이언 샷을 정교하게 떨어뜨리지 않으면 버디 기회를 잡기 어렵다. 코스 길이가 긴 편은 아니라 짧은 거리의 아이언 공략과 정교한 퍼트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김주형, 김성현 등 동료 선수들과의 팀워크는 어떤가.
“김성현 선수는 올해 KPGA투어를 함께 뛰면서 자주 만나고 플레이도 많이 해봤다. 김주형 선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다 보니 자주 볼 기회는 없었지만 과거 아시안투어 시절부터 친분이 깊다. 다들 친한 동생들이라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팀워크를 맞춰 나가고 있다. 단체전에서도 좋은 시너지가 나올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은 문 프로에게 어떤 의미인가.
“아마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대 시절부터 소망했던 태극마크를 서른다섯이라는 나이에 달게 됐다. 그만큼 매 순간이 소중하고 사명감이 남다르다.”
“남은 시즌 목표는 제네시스 대상”
-아시안게임 이후 KPGA투어에 전념할 텐데, 남은 시즌 목표는.
“하반기에는 큰 규모의 대회들이 많이 열리는 만큼 잘 준비해서 제네시스 대상을 타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 몇몇 대회를 놓친 아쉬움은 있지만, 잘 마무리해서 꼭 대상을 품에 안고 싶다.”
-팬들에게 어떤 골퍼로 기억되고 싶은지, 그리고 롤모델이 있다면.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매너가 좋으며 모든 방면에서 모난 곳 없는 ‘육각형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롤모델은 특정한 한 사람을 꼽기 어렵다. 현장에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노력하는 분들을 보며 늘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아시안게임 전초전 성격인 신한동해오픈에 일본 대표 히가 가즈키 등이 출전한다. 각오는.
“지난해 대회에선 한국 선수가 우승을 놓쳤다. 올해는 한국 선수가 정상에 올라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기량을 점검하는 중요한 무대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