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급 출루+노시환급 장타' 페라자를 버린다구? "재계약 어렵다" 예측 대세…그러다 오그레디 온다 [SC포커스]
1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는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7회말 1타점 적시타 날린 한화 페라자. 대전=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8.18/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경기. 9회 대타로 나선 한화 페라자. 수원=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요나단 페라자는 내년에도 대전에서 뛸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의 가을야구가 사실상 멀어지면서, 페라자와의 동행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0일까지 페라자는 타율 2할9푼2리 20홈런 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2의 호성적을 기록중이다. 타율은 3할 아래지만, 출루율은 4할1푼1리로 타격왕을 다투는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 4할)보다 높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과 동일한 출루율. 김도영-페라자보다 출루율이 높은 타자는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4할4푼6리)을 비롯해 리그에 단 6명 뿐이다.
장타율은 어떨까. 홈런 수가 적다보니 상대적으로 외국인 선수 치고 장타가 아쉽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페라자의 장타율은 5할1푼1리에 달한다. 이또한 리그 7위 기록. 27홈런을 친 팀동료 노시환(5할6리)보다 높다.
이는 올시즌 페라자가 주로 2번타자로 출전한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페라자는 풀스윙 일변도의 타자지만, 대신 날카로운 선구안을 지녔다. 또 20홈런은 적어보이지만, 올시즌 외국인 타자 중 LG 트윈스 오스틴(36개) KT 위즈 힐리어드(33개) 삼성 디아즈(21개)에 이어 4번째다. 리그 전체로 봐도 공동 9위로 톱10에 드는 성적이다.

도루를 즐겨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베이스를 박찰수록 빨라지는 폭발적인 주루는 인상적이다. 상대 수비수들의 속임수에 속지 않는 상황 판단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수비 역시 올시즌에는 확실히 개선된 모습. 보살 7개는 올시즌 KIA 김호령(9개) 삼성 김성윤(8개)에 이어 LG 박해민과 함께 공동 3위다. 3명 모두 리그 톱클래스의 수비수들이며, 특히 김호령-김성윤은 강견으로도 유명하다. 페라자 역시 올시즌 2년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타구판단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3루와 홈에서 좋은 경합을 보여주는 장면이 여러번 있었다.
그런데 유독 야구계의 평가가 박하다. 전반적인 기록만 보면 외야수 골든글러브도 노려볼만한데, 올해 페라자를 골든글러브 후보로 꼽는 야구인은 거의 없다. 다음 시즌 재계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회의적인 답변이 많다.

페라자의 약점은 명백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드러난 '더위에 약하다'는 점. 타율 3할1푼4리 17홈런 53타점, OPS 0.974를 기록했던 전반기 대비 후반기에는 타율 2할3푼5리 OPS 0.782에 그쳤다. 특히 7월(타율 2할3푼2리) 8월(타율 1할2푼5리) 부진이 심각했다.
말하자면 후반기 추락세가 2년전과 비슷하고, 한창 순위경쟁을 해야할 여름에 약하다보니 전체적인 성적 대비 이미지가 너무 좋지 않은 것. 김경문 한화 감독이 한동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하나는 클러치에서의 약세다. 주자 없는 상황에서의 타율은 3할2푼5리에 달하지만, 주자가 있으면 2할5푼4리로 급전직하한다. 주자 2루시 2할2푼9리(35타수 8안타), 1,2루시 9푼5리(30타수 2안타), 만루시 1할8푼2리916타수 2안타) 등의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화려한 세리머니가 기억에 깊게 남지만, 찬스에 약한 면모가 명백하다.

하지만 보다시피 페라자는 시즌 전체로 보면 충분히 준수한 모습을 보인 외국인 선수다. 특히 김경문 감독이 부여한 2번타자의 역할은 찰떡궁함이었다.
2년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한화의 타선이다. 올해 한화는 팀홈런 1위(156개) 팀타율 3위(2할7푼7리) 팀 OPS 1위(0.793)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었다.
페라자가 해결사 역할을 못하면 답이 없는 한화가 아니라는 것. 문현빈 강백호 노시환 허인서 등이 확실하게 페라자의 출루를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득점 부문 6위(노시환) 8위(페라자) 10위(문현빈) 16위(강백호)를 한화가 휩쓴 것과 같은 맥락이다.
오히려 한방보다 페라자의 확실한 출루, 공수에 걸친 기여도가 오히려 더 중요하게 평가받을 여지가 있다고 봐야한다. 여기에 1998년의 젊은 나이와 뜨거운 패기, 냉대라고 봐도 좋을 2년전 작별에도 다시 한화로 돌아오는 무한 애정 등은 페라자에게 더욱 플러스 점수를 주고도 남는다. 최근 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니 다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래서, 페라자를 보내면 더 나은 타자를 데려올 수 있는가'이다.
앞서 루이스 리베라토, 마이크 터크먼 등은 한화에 마땅한 중견수가 없다는 점 때문에 고평가된 부분이 없지 않다. 타자로서의 존재감만 따지면 페라자가 비할바 못된다. 만약 올겨울 문현빈이 중견수에 완전히 자리잡거나, 또한번 지갑을 열어 김호령 최지훈 같은 수준급 중견수 영입에 성공한다면, 페라자의 가치는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올해 한화는 150㎞ 넘는 직구를 보여주던 윌켈 에르난데스가 부진하자, 그를 교체하는데 급급한 나머지 브루스 짐머맨이라는 KBO리그 용병사에 남을 대실패에도 직면했다. 역시 한화가 영입했던 역대 최악의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22경기 타율 1할2푼5리 0홈런 OPS 0.337)과 쌍벽을 이룰 선수다.
타선에는 흐름이 필요하다. 만약 기록으로 보나 에너지로 보나 돌격대장 역할을 제대로 해낸 페라자를 퇴출하고 영입한 타자가 수준 이하일 경우, 다른 선수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올해 보여준 뜨거운 화력은 신기루처럼 흩어질지도 모른다.

출처: 스포츠조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