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프로 무대까지…e스포츠 미래를 키우는 ‘선수 육성 시스템’

교실에서 프로 무대까지…e스포츠 미래를 키우는 ‘선수 육성 시스템’

학교 대표팀, 프로구단 유망주와 공식 리그서 경쟁…학업·훈련·진로까지 아우르는 성장 기반 주목2026년 9월 경북하이텍고등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교내 이스포츠 대회’ 현장. 사진ㅣ한국e스포츠협회[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국내 정상급 e스포츠 구단의 유망주들과 같은 리그에서 경쟁하고 있...

학교 대표팀, 프로구단 유망주와 공식 리그서 경쟁…학업·훈련·진로까지 아우르는 성장 기반 주목

2026년 9월 경북하이텍고등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교내 이스포츠 대회’ 현장. 사진ㅣ한국e스포츠협회
2026년 9월 경북하이텍고등학교에서 열린 ‘찾아가는 교내 이스포츠 대회’ 현장. 사진ㅣ한국e스포츠협회

[스포츠서울 | 임재청 기자]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국내 정상급 e스포츠 구단의 유망주들과 같은 리그에서 경쟁하고 있다. 별도의 이벤트 경기가 아니다. 프로 1군으로 향하는 선수 육성 단계에 학교 대표팀이 참가한 것이다.

지난 9월 개막한 ‘2026 LCK 아카데미 시리즈(LCK AS)’ 하반기 아카데미 리그에는 서울 은평메디텍고등학교의 ‘은평메디텍고 게이밍’이 출전했다. 학교 e스포츠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학생들이 디플러스 기아와 T1, KT 롤스터, 한화생명e스포츠 등 프로구단 산하 유망주 팀들과 경쟁하는 무대에 선 것이다.

이번 참가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고등학생들이 프로구단 소속 선수들과 경기를 치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학교에서 시작한 경쟁이 프로선수 육성 체계와 연결되는 구체적인 경로가 마련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올해 학교 단위의 정기 대회인 ‘스쿨리그’를 도입했다. 참가팀은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공식 학교 대표팀으로 구성되며, 학생들이 교내 시설을 활용해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도록 설계됐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발로란트, 배틀그라운드 등 3개 종목으로 운영되는 스쿨리그는 학교 간 경쟁을 통해 학생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실전 경험을 제공한다. 1학기 프리시즌에서는 은평메디텍고가 LoL과 발로란트에서 우승했고, 배틀그라운드에서는 한국게임과학고가 정상에 올랐다.

특히 LoL 프리시즌 상위 두 팀에는 LCK AS 하반기 아카데미 리그 참가 자격이 부여됐다. 은평메디텍고 게이밍은 출전을 확정했고, 함께 자격을 얻은 한국게임과학고는 팀 운영 상황을 고려해 스쿨리그에 남기로 했다.

이 과정은 학교 e스포츠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현실적인 과제도 보여준다. 상위 단계의 대회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 것과 실제 참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선수 구성과 훈련 일정, 학사 운영 등 여러 조건이 뒷받침돼야 경쟁 기회도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학교 대회에서 프로 무대로 이어지는 길은 어떻게 구성돼 있을까.

LoL의 국내 최상위 프로리그는 LCK다. 그 아래에는 2군 선수들이 경쟁하는 LCK 챌린저스 리그(LCK CL)가 있고, 유망주들의 실전 경험을 위한 공식 3부 리그가 LCK 아카데미 시리즈다.

아카데미 리그는 유망주들이 상위 리그에 도전하기 전 경기력을 검증하는 무대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여러 팀과 반복해서 맞붙고, 시리즈 단위로 전략을 준비하며 경쟁한다. 일반적인 온라인 게임의 개인 순위 경쟁과 달리 팀 단위의 꾸준한 경기력이 요구된다.

올해 상반기 LCK AS에서는 디플러스 기아 유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T1 e스포츠 아카데미를 세트 스코어 3대2로 꺾었다. 두 팀은 마지막 5세트까지 승부를 이어갔다. 최종 결과뿐 아니라 장기전에서의 대응 능력과 팀워크를 시험받는 무대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프로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게임 조작 실력에 그치지 않는다. LoL에서는 다섯 명이 각기 다른 역할을 맡아 움직인다. 개인의 판단이 뛰어나더라도 팀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같은 목표에 맞춰 움직이지 못하면 경기 운영이 흔들릴 수 있다.

상대 팀의 전력을 분석하고 전략을 준비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선수들은 반복적인 연습경기와 경기 영상 분석을 통해 전술을 점검하고, 게임 환경이 바뀌면 새로운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공식 대회에서는 훈련 때와 다른 변수와 심리적 압박도 발생한다. 유망주에게 정규 리그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다만 아카데미 리그에서 활약했다고 곧바로 1군 진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상위 리그에 오르기 위해서는 선수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구단의 전력 구성과 선발 판단,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유망주 육성은 한 번의 대회 성적보다 긴 호흡으로 살펴야 할 과정이다.

선수 육성 체계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LoL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올해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e스포츠 사업을 추진하면서 전문 선수 육성을 위한 스쿨리그와 폭넓은 참여를 위한 ‘오픈서킷’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학교 e스포츠 클럽에 전문 강사를 지원하고 교내 대회 운영을 돕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는 모든 학생을 프로선수로 육성하겠다는 접근과는 다르다. 경쟁력을 갖춘 유망주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무대에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고, 일반 학생에게는 학교생활 안에서 e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참여 기반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게임 종목사와 협회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e스포츠협회와 크래프톤은 지난 4월 학교 e스포츠 활성화와 제도권 편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학교 e스포츠 사업의 운영 체계를 개선하고,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이어지는 선수 육성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러한 시도가 지속적인 성과로 이어지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학생 선수에게는 경기력 향상 못지않게 학업과 훈련의 균형이 중요하다. 프로 진출에 필요한 경쟁력을 쌓는 과정에서 교육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고, 선수의 성장 단계에 맞는 지도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진로의 다양성도 고려해야 한다. 프로선수의 세계는 경쟁이 치열하고, 모든 유망주가 최상위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로 활동하는 것 외에도 지도자와 전력 분석가, 대회 운영자, 중계진, 방송 제작자 등 e스포츠에는 다양한 전문 직무가 존재한다.

학교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가능성을 함께 이해하고 준비할 수 있다면 e스포츠 교육은 선수 선발을 넘어 관련 산업의 인재를 육성하는 기반으로도 발전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타 선수를 얼마나 빨리 배출하느냐만이 아니다. 재능 있는 학생들이 실력을 시험할 기회를 얻고, 경쟁에서 경험을 쌓으며, 프로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다. 정상에 오른 선수의 성취가 주목받기 위해서는 그 자리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도 함께 조명할 필요가 있다.

2026년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e스포츠 종목 시상식에서 학생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한국e스포츠협회
2026년 제5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e스포츠 종목 시상식에서 학생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한국e스포츠협회

스포츠서울과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동주최하는 ‘2026 하이원 e스포츠 어워즈’는 이러한 국내 e스포츠의 성과와 가치를 돌아보기 위해 마련된 새로운 시상식이다. 강원랜드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최고 영예인 ‘e스포츠 대상(ESPORTS GRAND PRIZE)’을 비롯한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시상식에서는 팬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인기상’과 ‘하이원 신인상’ 2개 부문에 대한 팬 투표를 오는 11월 진행할 예정이다. 수상 후보자는 선정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선정하며, 구체적인 투표 일정과 참여 방법은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한 시즌을 빛낸 선수와 팀의 성과를 기리는 일은 현재의 경쟁력을 기록하는 동시에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 도전의 목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학교 대표팀이 프로구단 유망주들과 경쟁하는 무대에 오르기까지 e스포츠의 선수 육성 환경은 조금씩 변해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일회성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이러한 연결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발전시키는 일이다. 오늘 학교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학생이 내일의 프로선수로 성장할지는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실력으로 증명할 무대가 마련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한국 e스포츠의 미래를 보여주는 변화다.

한편 ‘2026 하이원 e스포츠 어워즈’는 오는 12월 17일 오후 3시 큐브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며 온라인 생중계도 예정돼 있다.

※ 이 기사는 강원랜드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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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