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우승 목마름, 삼다수로 축이다

10년 우승 목마름, 삼다수로 축이다

‘왕년의 신인왕’ 장은수,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R 역전 187번째 대회서 데뷔 첫승 “2년 전 그만두지 않길 잘했네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10년째를 보내는 ‘왕년의 신인왕’ 장은수가 마침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장은수는 “한때 골프를 그만 둬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스스로를 믿고 계속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감격해했다.

장은수는 9일 제주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리조트(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아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장은수는 공동 2위 강채연과 문정민(13언더파 275타)을 한 타 차로 제치고 KLPGA 투어 첫 우승을 거뒀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이래 187번째 대회 만에 거둔 우승이다.

강채연이 12언더파로 단독 선두, 장은수와 서어진이 한 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이날 챔피언조 선수들은 모두 KLPGA 투어 우승이 없었다.

밤 사이 내린 비는 이들이 출발할 무렵 거의 그쳤지만 바람은 전날보다 강해졌다. 제주도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골프장에는 초속 10m 안팎의 바람이 강해졌다 약해졌다를 반복했다. 기온은 30도에 못 미쳐 무더위가 힘들게 하지는 않았지만 첫 우승을 향한 간절함으로 챔피언조 선수들은 시종 긴장감 속에 경기를 이어갔다.

서어진이 1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면서 먼저 흔들린 뒤 장은수는 3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 강채연과 공동 선두를 이뤘다.

이후 팽팽하게 이어지던 두 선수의 균형은 강채연이 8번 홀(파5)에서 버디를 하면서 강채연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강채연의 12번 홀(파4) 1.5m 파 퍼트가 홀을 돌아나오면서 두 사람은 다시 공동 선두가 됐고 14번 홀(파3)에서는 나란히 버디를 하면서 팽팽한 균형이 이어졌다.

그 사이 문정민이 버디 8개, 보기 1개로 이날 하루에만 7타를 줄여 합계 13언더파 공동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장은수는 연장전이 벌어질 수도 있겠다고 예상되던 16번 홀(파4)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단독 선두로 나선 뒤 남은 두 홀에서 파를 지켜 우승컵을 들었다. 18번 홀(파4)에서는 벙커에서 유틸리티 클럽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공 윗부분을 때렸지만 그린 위에 올라가 파를 지키는 행운도 따랐다.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친 장은수는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왕에 올랐다. 그 해 함께 데뷔한 선수 가운데는 박민지도 있다. 박민지가 KLPGA 투어 통산 최다승 타이인 20승을 거두는 동안 장은수는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오히려 2020년 이후 세 차례나 정규투어 출전권을 잃고 2부 투어인 드림투어를 병행하는 부진을 겪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은 장은수는 시즌 상금 순위에서 9위(4억1988만여원)로 16계단 뛰어올랐다. 대상 포인트 순위에서도 43위에서 16위(134포인트)로 27계단 상승했다.

장은수는 우승 기자회견에서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나는 이제 안되나보다. 골프를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코치님이 ‘너는 골프를 좋아하지 않느냐. 그만 두면 후회할거다’라고 했다”며 “그 말을 믿고 골프를 계속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골프 선수로 이루고 싶은 꿈을 묻는 질문에는 “스스로 골프를 좋아하는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래 선수를 하고 싶다”면서 “올해 투어 10년 차다. 나이가 많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한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귀포 | 김석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