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 나갔을 때 망할 줄 알았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최형우 그림자 지우러 간다
▲ 부상을 털어내고 건강을 되찾은 나성범은 올해 자신의 성적을 되찾으며 건재를 과시하는 동시에 최형우의 이적 공백을 지웠다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026년 시즌을 앞둔 오프시즌에서 두 가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팀의 주전 유격수인 박찬호, 그리고 2017년 팀 합류 후 팀의 4번 타자로 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2026년 시즌을 앞둔 오프시즌에서 두 가지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팀의 주전 유격수인 박찬호, 그리고 2017년 팀 합류 후 팀의 4번 타자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던 최형우를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동시에 잃었다.
박찬호는 두산의 영입 의지가 워낙 컸다. 그룹 차원에서 나선 선수였다. KIA도 박찬호의 중요성을 잘 알고 시장에 대비했지만 몸값이 4년 총액 80억 원까지 뛰자 결국 레이스를 포기했다. 더 큰 충격은 최형우였다. 최형우에 1+1년 계약을 제안했지만, 보장 기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최형우는 2년 계약을 제안한 친정팀 삼성으로 전격 이적을 결정했다. 총액 26억 원은 KIA가 제안한 금액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구단에는 더 충격이었다.
내부에서 받은 충격도 충격이지만, 박찬호와 최형우의 이적은 KIA가 시즌 프리뷰에서 저평가를 받는 데 있어 결정적인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8위까지 처지며 가뜩이나 평가가 떨어진 판국에 타격과 수비에서 큰 비중이 있었던 두 선수의 이적까지 겹쳤으니 전망이 호의적일 리는 없었다. 특히 최형우가 빠진 중심 타선은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형우는 2017년 시즌을 앞두고 KIA와 4년 총액 100억 원의 거액 FA 계약을 한 뒤 팀 중심타선의 핵심이자 부동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도 133경기에서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은퇴까지 얼마 남지 않은 선수임에는 분명했지만, 있으면 반드시 도움이 되는 선수였다. 최형우의 빈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팀 오프시즌을 엄습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최형우의 이적이 팀 타선의 ‘폭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있으면 더 도움이 됐을 것임에는 분명했지만, 시즌 초반 이후 최형우라는 이름은 KIA 팀 내부와 팬덤 사이에서 점차 잊히는 이름이 됐다. 공백이 컸다면 계속 언급될 이름이었지만, KIA가 그 공백을 비교적 잘 메웠다는 증거였다.
KIA는 지난해 144경기에서 팀 타율 0.258, 팀 OPS(출루율+장타율) 0.734를 기록했다. 2024년 통합우승 당시의 막강했던 타격과 거리가 한참 멀었다. 팀 타율은 리그 7위, 팀 OPS는 리그 4위였다. 반대로 올해 KIA의 팀 타율은 0.271로 리그 평균(.268)을 웃돌았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174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팀 OPS는 0.782로 KT와 더불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치를 냈다.
지난해 세 차례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규시즌 30경기 출전에 그친 김도영이 건강하게 뛰며 리그 홈런왕에 오른 것이 컸다. 단순 기록상으로는 대형 FA 선수가 새롭게 가세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여기에 잊어서는 안 될 선수가 있다. 역시 부상의 늪에서 탈출해 건재를 과시한 간판 좌타자 나성범(37·KIA)이다. 근래 하체 부상이 끊이지 않으며 ‘전성기가 끝났다’는 비판을 받았던 나성범은 최형우의 뒤를 이은 좌타 해결사로 자기 몫을 해냈다.

나성범은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303, 31홈런, 9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0의 뛰어난 타격 성적을 냈다. 득점생산력만 놓고 보면 리그 외야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성적을 거뒀다. 득점권 타율도 0.353으로 뛰어났다.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면서 홈런 생산력이 늘어났고, 여기에 희생할 수밖에 없는 타율도 3할을 지키며 클래스를 과시했다. 김도영 카스트로 나성범이라는 확실한 클린업트리오가 서며 최형우의 공백을 지울 수 있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시작도 좋았다. 3차전에서 멀티홈런을 치며 잠실구장 역사상 마지막 ‘멀티홈런 타자’로 이름을 남기는 등 타율 0.364, OPS 1.385로 대폭발했다. 원래 가을에 강했던 선수라는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나성범은 통산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188타석에 들어서 통산 타율 0.327, 8홈런, 26타점을 기록하는 등 가을무대의 압박감을 잘 버틴 성적을 남겼다.
최형우의 이적은 아쉽지만 2년 내 해야 할 이별임은 분명했고,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던 최형우가 빠져 나가면서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지명타자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분명한 효과가 있었다. 그 상황에서 등장한 박재현은 팀 전반에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지명타자를 돌아가면서 본 베테랑 나성범 김선빈도 올해를 건강하게 보냈다. 그렇게 다소간 체질을 바꾼 KIA 타선은 이제 옛 동료인 최형우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타격을 선보인다면, 최형우의 그림자를 완벽하게 지워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