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칼 들고 위협, 주먹으로 얼굴 20차례 때려…술병으로 머리 치고 몇시간씩 폭언→"괴롭힘·폭행 넘어 고문" B선수 부모가 울먹였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괴롭힘과 폭행 수준일까. 고문과 학대로 보여질 수 있는 사안이다.K리그엔 최근 상상하기 힘든 사건이 하나 일어나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2부 전남 드래곤즈에서 선수 A가 선수 B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때리고 괴롭히다가 이를 견디지 못한 B가 선수 생명을 걸고 구단에 신고, 결국 A가 팀을 떠...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괴롭힘과 폭행 수준일까. 고문과 학대로 보여질 수 있는 사안이다.
K리그엔 최근 상상하기 힘든 사건이 하나 일어나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2부 전남 드래곤즈에서 선수 A가 선수 B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때리고 괴롭히다가 이를 견디지 못한 B가 선수 생명을 걸고 구단에 신고, 결국 A가 팀을 떠난 것이다.
전남 구단은 사건을 인지한 뒤 수습에 나서 A와 B를 분리했고, 지난 19일 A를 퇴단 조치했다.
이어 지난 22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최근 선수단 내에서 일부 선수의 음주와 선수 간 괴롭힘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구단은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일벌백계 차원에서 관련자를 즉각 퇴단 조치했다"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일 전남 구단에 사실확인서 제출을 요청했으며, 관련 규정에 따라 상벌위원회 개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A는 전남의 조치로 일단 팀을 떠나게 됐다.
하지만 퇴단 조치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상벌위원회 개최 검토 등으로 B와 B의 가족들이 겪은 아픔이 모두 치유됐다고 보긴 어렵다.

'음주와 괴롭힘'이라는 단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끔찍한 행동을 A가 저질렀다는 것이 B 가족의 증언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B는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B의 부모는 A가 직접이든 간접이든 다시 나타나 B와 가족들의 삶을 파괴할까 지금도 전전긍긍하는 중이다. 아울러 축구계가 A를 엄벌할 수 있을지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들을 대신해 B의 부모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24일 수도권 모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B의 아버지, 어머니는 힘든 상황에서도 아들이 꿈을 잃고 살아갈까 봐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고, 아버지는 몇 차례 말을 잃었다.
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아들이 당했던 지난 몇 개월의 일을 털어놨다.
2026년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증언은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었다.
B의 부모는 "우리 아들 당했던 일들이 다신 벌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힘들게 말을 하게 됐다"고도 했다.

◆ 밤 11시, "빨래 널어놔" 그리고 쏟아지는 문자와 폭언…B가 모든 것을 걸고 뛰쳐나왔다
B의 부모가 이 사건을 인지한 때는 지난 10월 14일 밤 11시쯤이었다. 당시 A는 술을 마시다가 B에게 연락해 자기 빨래를 널어달라고 했다. 자신이 해야 하는 허드렛일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도 문제인데, A는 B가 자신의 요청을 확인하지 않자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냈다.
B는 피곤해서 자는 중이었다.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않았고, 아예 보지도 않았다.
B의 어머니는 "A가 자신의 방으로 아들을 불러 '왜 내 문자 안 봤냐? 왜 빨래 안 널었냐'면서 아들 어깨를 때리고 욕설을 1시간 넘게 했다. 아들이 이를 듣다가 견디지 못해서 뛰쳐나온 뒤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연락을 했다"고 털어놨다.
아들이 당하고 있었던 만행을 드디어 가족이 알게 된 셈이었다.
이후 연락을 받은 전남 코칭스태프가 바로 A의 방을 찾아 수습에 들어가면서 A의 퇴단 절차가 시작됐다. B의 부모에 따르면 A는 코칭스태프가 곧장 조사에 들어가자 B에게 저지른 대부분의 행동을 시인했다.

◆ 목에 칼을 대고…이어지는 몇 시간씩의 '고문'
A는 언제부터 B를 괴롭히기 시작했을까.
A는 5개월 전부터 B에게 다가갔다. 처음엔 친한 동료가 생겼다는 마음에 B도 거리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약 2개월 전부터 둘의 사이는 바뀌기 시작했고, 계기가 된 사건에 칼이 등장했다. B의 부모에 따르면 A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B를 부르고는 "이게 진짜 칼인 것 같아? 가짜 칼인 것 같아?"라면서 칼을 B의 목 쪽에 대는 공포스러운 행동을 한 것이다.
B는 놀란 것 넘어 충격에 휩싸였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B의 어머니는 "이후부터 A가 아들을 수시로 자신의 방으로 불러 길게는 몇 시간씩 폭언을 하고 거의 아들의 정신이 마비될 정도로 힘들게 했다"면서 또 하나의 폭행 사건을 얘기했다.

◆ "넌 좀 맞아야 돼"…얼굴을 주먹으로 20대나 맞았다
칼로 위협한 사건이 벌어지고 2주쯤 뒤에 A가 B를 호출했다. B의 부모에 따르면 A는 B에게 "넌 좀 맞아야 돼"라며 때리기 시작했다.
한두 대가 아니었다. B의 어머니는 "아들이 20대 정도 맞았다. 다음 날 얼굴이 퉁퉁 부었지 않았겠느냐. 알아본 사람들이 많이 물어봤지만 아들은 이미 겁에 질린 상태였고 결국 '밤에 뭘 좀 먹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야식을 이유로 들며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해명을 하고 만 것이다.
A는 수시로 B를 술자리에 불렀다. 나가면 나가는 대로, 안 나가면 안 나가는 대로, 얼굴 표정이 좋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새벽에 2~3시간씩 B에게 폭언을 퍼붓고 욕을 했다.

◆ 머리를 바닥에 눕혀놓고 술병을…세상에 이런 일이
술병 사건도 충격적이다.
B의 부모에 따르면 A와 B가 지인의 집에 함께 갔는데, 식사 도중 A가 심하게 취했고 이때 B의 머리를 바닥에 누른 뒤 술병을 들었다.
B의 어머니는 "A가 술병으로 아들의 머리를 세게 쳤다. 병이 깨지진 않았으나 가격하는 소리가 나서 한 사람이 다른 방에 있다가 무슨 일인가 나올 정도였다고 들었다"며 울먹였다.
B는 A가 부르는 것이 무서웠다. 얼굴을 20대 맞은 날엔 A가 잠이 들어야 숙소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근처 불 꺼진 커피숍 근처 벤치에 앉아 있다가 늦은 새벽 숙소로 돌아오기도 했다.
큰 상처를 받는 와중에도 B가 정신을 차리고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팀 내 다른 동료들이 B의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겼기 때문이다.
B의 부모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A가 단독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B는 동료들이 자신을 도왔다가 같은 피해를 당할까 봐 폭행 및 학대당한 사실을 쉽게 밖으로 말하지 못했다.
B에게 "내 방 비밀번호 줄 테니 거기 있다가 가라"며 넌지시 도와주려는 동료도 있었다.

◆ 진정성 없는 사과…30분 만에 돌려보냈다
A는 용서를 빌기 위해 B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두 번 찾았다.
B의 부모는 처음 만났을 땐 A를 30분 만에 돌려보냈다. 사죄의 진정성이 하나도 없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왔는데 사죄는커녕 아들 도와주려고 했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 정말 어이없고 황당해서 듣다가 그냥 돌려보냈다"고 했다.
A는 그 와중에 B에게 전화를 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을 또 하고 말았다.
두 번째 만났을 땐 무릎도 꿇고 여러 가지 행동을 취했다. A는 B에게 취한 거의 모든 행동에 대해 "죄송합니다"라며 시인했다.
하지만 A의 행동은 용서받기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너무 많이 넘었다.
A의 폭언은 단순한 폭언이 아니었다. 자신의 얘기를 거역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주는, 사실상 '가스라이팅'이었다는 것이 B 가족의 주장이다.
"이게 괴롭힘, 폭행인가요? 아닙니다. 고문입니다. 가스라이팅도 했고요."

◆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A에 대한 엄벌을 꼭 원하는 이유
아들에게 일어난, 입에 담기 힘든 얘기를 부모가 어렵게 꺼내 놓은 이유는 A에 대한 엄청난 공포 때문이다.
축구계가 좁다 보니 귀를 닫고 살아도 A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과 A의 소식 등이 B의 가족을 엄습하고 있다.
B의 어머니는 "내가 잠을 못 자고 우울증에 걸릴 판이다. 처음에 프로 간다며 좋아했는데 내가 구렁텅이에 몰아넣은 것이 아닌지, 거기서 당하라고 넣은 것밖에 더 되냐"며 울었다.
이어 "A가 다시 나타나 B를 해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말 엄벌 받기를 원한다"고 축구계에 간절히 호소했다.
아주 극소수지만, B와 가족들을 향해 "너 계속 축구해야 되잖아?"라고 하는 일부 축구인들의 말은 A의 폭력, 고문, 학대, 가스라이팅 못지않은 거대한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B와 가족들은 호소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가능한 조치들도 검토하는 중이다.
다만 그 전에 축구계가 '당연히' 이런 만행을 제대로 인식하고 엄벌하기를 원하고 있다.
출처: 엑스포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