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어쩌다 '그 사람' 됐나"…외신까지 번진 '7번' 호칭 논란, 국제적 망신

"손흥민이 어쩌다 '그 사람' 됐나"…외신까지 번진 '7번' 호칭 논란, 국제적 망신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덮친 불화설이 결국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손흥민(34·LAFC)이 정작 자국 대표팀에서는 이름 대신 '7번'이나 '그분'으로 불린다는 미...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덮친 불화설이 결국 국경을 넘어 국제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에서 아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쓴 손흥민(34·LAFC)이 정작 자국 대표팀에서는 이름 대신 '7번'이나 '그분'으로 불린다는 미확인 루머가 해외 유력 매체들의 가십거리로 소비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보도는 싱가포르 유력 영자지 '스트레이츠 타임스'에서 나왔다. 이 매체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언제부터 이름조차 불러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됐나?(When did Son Heung-min become he-who-must-not-be-named?)"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영화 '해리포터'의 악당 볼드모트를 지칭할 때 쓰는 관용구를 인용해,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가 대표팀 내에서 기피 인물처럼 취급받는 촌극을 신랄하게 비꼬아 표현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이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6.09.28. kch0523@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서울 마포구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우루과이의 경기, 대한민국 손흥민이 골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26.09.28.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

논란의 불씨는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튀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회장 직무대행에게 "선수들 사이에서 손흥민을 '7번', '그분'이라 부른다는데 알고 있느냐"며 팀워크 붕괴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 김민재와 황인범의 작심 인터뷰, 1996년생 주축 선수들의 동반 은퇴 소동까지 맞물리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은 이웃 국가 언론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됐다. 일본 축구 매체 '더월드'는 과거 손흥민과 김민재의 SNS 갈등, 2024년 아시안컵 당시 이강인과의 충돌 사건을 재소환하며 한국 대표팀의 고질적인 불협화음을 조명했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 역시 국감에서 제기된 '7번' 호칭 의혹을 번역해 대서특필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 치명적인 루머의 '사실관계'가 아직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누가 손흥민을 그렇게 불렀는지, 어떤 맥락이었는지, 의도적인 따돌림이 있었는지는 밝혀진 바 없다.

[울산=뉴시스] 고승민 기자 =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베네수엘라 경기,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6.10.02. kkssmm99@newsis.com /사진=뉴시스
[울산=뉴시스] 고승민 기자 = 2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 대 베네수엘라 경기,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6.10.02.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사태가 '국제 망신' 수준으로 커진 배경에는 대한축구협회의 무능한 위기관리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직무대행은 국감장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음을 인정하면서도 "라커룸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구체적인 해명을 피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국회를 거쳐 해외 언론의 메인 타이틀을 장식할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동안, 축구협회는 사실상 손을 놓고 방관했다.

한국 축구는 당장 내년 1월 2027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전술과 경기력 이상으로 선수단의 결속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주장'이라는 해외 언론의 조롱은 경기장에서의 패배보다 훨씬 뼈아프다. 성급한 마녀사냥을 멈추고,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투명한 소통을 통해 붕괴된 대표팀의 신뢰를 재건하는 것이 축구협회의 시급한 과제다.

출처: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