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박준현마저 무릎 부상…왜 키움 1라운드 지명 투수들은 자꾸 아플까
출처:키움 히어로즈(MHN 정철우 기자) 또 한 명의 특급 유망주가 부상으로 멈춰 섰다. 이번에는 박준현(19)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사용해 데려온 미래의 에이스 후보가 시즌을 마친 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가게 됐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다쳤다는 사실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비슷한 일이...

(MHN 정철우 기자) 또 한 명의 특급 유망주가 부상으로 멈춰 섰다. 이번에는 박준현(19)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사용해 데려온 미래의 에이스 후보가 시즌을 마친 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가게 됐다. 단순히 선수 한 명이 다쳤다는 사실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비슷한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장재영은 거듭된 부상 끝에 결국 투수를 포기했고, 정현우 역시 부상으로 성장의 흐름이 끊겼다. 여기에 박준현까지 가세했다. 키움이 가장 높은 순번의 지명권을 사용해 확보했던 투수들이 잇달아 부상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우연이라고 넘기기에는 그로 인한 손실이 너무 크다.
키움은 23일 박준현이 왼쪽 무릎 내측측부인대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고양구장에서 스트레칭을 하던 도중 무릎에 불편함을 느꼈고, 이후 교차 검진을 통해 인대 손상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으며 회복까지 약 2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이 필요한 심각한 부상으로 알려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점이다. 시즌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할 시기에 두 달이라는 공백이 생겼다. 특히 박준현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은 투수에게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시간이다.
북일고 출신 박준현은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았고, 키움 역시 그의 잠재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당장의 완성도보다 앞으로 성장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폭발력에 투자한 선택이었다.

프로 첫 시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2경기에 등판해 1승 10패,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했다. 87⅔이닝 동안 삼진 87개를 잡아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프로 타자들을 상대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췄다는 사실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구에서는 뚜렷한 약점을 드러냈다. 같은 기간 볼넷을 무려 73개나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이 약 7.49개에 달한다.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은 분명했지만 스스로 주자를 쌓아놓으면서 어려운 승부를 반복해야 했다. 아무리 빠른 공을 던져도 스트라이크존 안에 원하는 대로 넣지 못하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즌이었다.
박준현에게 올겨울이 중요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빠른 공의 위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보다 이미 갖고 있는 구위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했다. 결국 제구력 향상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제구를 개선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투구 동작을 수정하거나 릴리스 포인트를 일정하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할 수도 있고, 신체 균형과 하체 움직임을 점검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변화를 실제 경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연결하려면 반복적인 투구 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박준현처럼 구위는 뛰어나지만 제구가 불안한 젊은 투수에게는 공을 던지면서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무작정 많은 공을 던지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적절한 투구량을 꾸준히 확보하면서 손끝의 감각을 발전시키고, 일정한 투구 동작을 반복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드는 작업은 피할 수 없다.
문제는 이번 부상으로 그런 훈련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이다.
투수에게 무릎은 단순히 달리거나 걷는 데 필요한 관절이 아니다. 투구 동작에서 하체의 힘을 지탱하고 체중 이동과 회전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부위다. 특히 왼쪽 무릎 부상이 실제 투구 동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박준현의 투구 메커니즘과 회복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하체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투구 훈련을 이어가기는 어렵다.
구단이 예상한 회복 기간은 약 2개월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회복이 곧바로 정상적인 투구 훈련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대 손상이 회복된 뒤에도 하체 근력과 움직임을 점검해야 하고, 단계적으로 투구 강도를 높이면서 몸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결국 두 달 뒤 무릎 상태가 좋아지더라도 곧바로 정상적인 불펜 피칭과 실전 투구를 소화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재활 경과에 따라서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일정에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박준현에게는 더욱 아쉬운 상황이다. 올 시즌 드러난 문제점을 수정하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시기에 정작 공을 던질 기회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구력 향상을 위한 훈련뿐 아니라 선발투수로 긴 이닝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키우는 작업도 늦어질 수 있다.

키움의 고민은 박준현 한 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높은 순번으로 지명했던 특급 투수들이 잇달아 부상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이 더욱 뼈아프다.
대표적인 사례가 장재영이다. 키움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권을 사용해 장재영을 선택했다. 시속 150㎞를 훌쩍 넘기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당장 완성된 투수는 아니었지만 타고난 구위와 신체 조건을 고려하면 충분히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프로 입단 이후 성장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제구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크고 작은 부상까지 겹쳤다. 특히 팔꿈치 문제는 투수 생활을 이어가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됐다. 결국 장재영은 투수로서의 도전을 접고 타자로 전향하는 선택을 했다.
물론 타자 전향이 야구 선수로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장재영이 가진 뛰어난 신체 능력과 타격 재능을 고려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결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키움이 1차 지명권을 사용해 확보했던 강속구 투수를 결국 마운드에서 활용하지 못하게 됐다는 사실만큼은 달라지지 않는다.
정현우의 사례도 아쉽다. 키움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정현우를 지명했다. 고교 시절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과 뛰어난 투구 감각을 인정받았던 좌완 투수다.

정현우는 데뷔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다. 어린 나이에도 꾸준하게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는 것은 구단이 그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 시즌을 치른 뒤 부상에 발목을 잡혔고 올 시즌에는 15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에 입단한 뒤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면서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야 할 시기에 부상으로 실전 경험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선발투수는 경기 운영 능력과 체력, 구종 완성도를 동시에 발전시켜야 하는 포지션이라는 점에서 실전 공백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장재영과 정현우, 박준현의 사례는 서로 다르다. 부상 부위도 같지 않고 부상에 이르게 된 과정도 다르다. 따라서 이들의 부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묶어 키움의 육성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높은 순번으로 지명했던 투수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성장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키움처럼 신인 지명과 육성을 통해 미래 전력을 확보해야 하는 구단에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높은 순번의 지명권은 단순히 좋은 선수를 한 명 데려오는 수단이 아니다. 팀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회다. 특히 전체 1순위 지명권은 해당 드래프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그런 선수들이 부상으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손실은 한 시즌에 그치지 않는다. 당장 1군 전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적인 선발 로테이션 구성에도 차질이 생긴다. 결국 부족한 전력을 다른 방법으로 메워야 하는 부담까지 커질 수 있다.
키움이 박준현의 부상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박준현은 아직 19세다. 올 시즌 1승 10패라는 성적만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 87⅔이닝 동안 87개의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던 구위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제구력 역시 앞으로 충분히 개선할 여지가 있다. 오히려 첫 시즌에 자신의 약점을 확실하게 확인했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하게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구위를 갖고 있어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면 발전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 특히 제구 불안을 해결해야 하는 박준현에게 투구 훈련의 공백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키움은 이제 박준현의 무릎을 회복시키는 것뿐 아니라 재활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투구 훈련으로 복귀시킬 것인지까지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조급하게 복귀를 추진하다 부상이 재발한다면 손실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훈련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져도 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건강과 기량 향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부상을 계기로 구단 차원의 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높은 순번으로 지명한 젊은 투수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훈련량을 늘렸는지, 프로 첫 시즌 이후 몸 상태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선수별 특성에 맞는 육성 프로그램이 충분히 마련돼 있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상은 어느 팀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모든 부상을 예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비슷한 아쉬움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운이 나빴다고 넘기기보다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구단의 역할이다.
키움은 장재영에게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끝까지 확인하지 못했고 정현우 역시 부상으로 성장의 흐름이 끊겼다. 이제 박준현마저 무릎 부상으로 중요한 준비 기간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좋은 선수를 뽑는 것과 좋은 선수로 키워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키움은 높은 순번의 지명권을 통해 재능 있는 투수들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재능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과정에서는 잇달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준현의 무릎 부상이 더욱 걱정스러운 이유다. 키움에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특급 유망주의 등장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특급 유망주들이 아프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