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신인’ 향한 골프 전설의 조언 “그냥 부딪쳐!”

‘괴물 신인’ 향한 골프 전설의 조언 “그냥 부딪쳐!”

신지애·김민솔 동반 인터뷰신지애(오른쪽)와 김민솔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신지애는 “나도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했고, 김민솔은 “신지애 선배의 기록을 따라갈 수만 있다면 골프 인생에서 더할 나위 없겠다”고 했다. /임지훈 기자·그래픽=백형선...

신지애·김민솔 동반 인터뷰

신지애(오른쪽)와 김민솔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신지애는 “나도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했고, 김민솔은 “신지애 선배의 기록을 따라갈 수만 있다면 골프 인생에서 더할 나위 없겠다”고 했다. /임지훈 기자·그래픽=백형선
신지애(오른쪽)와 김민솔이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신지애는 “나도 선배들의 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했고, 김민솔은 “신지애 선배의 기록을 따라갈 수만 있다면 골프 인생에서 더할 나위 없겠다”고 했다. /임지훈 기자·그래픽=백형선

한국 여자 골프의 ‘살아 있는 전설’과 ‘미래’가 만났다. 한·미·일 투어를 거치며 역사적 기록을 쌓아온 신지애(38)와 신인으로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새로 쓴 김민솔(20)이다. 신지애는 지난 4일 일본 여자 투어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김민솔은 자신이 태어난 2006년 신지애가 KLPGA 투어에 데뷔해 이룬 ‘전관왕’에 도전 중이다. 신인상과 상금왕, 대상, 최저타수상, 다승왕을 싹쓸이하는 기록으로, 20년간 누구도 재현하지 못했다.

신지애와 김민솔은 선후배 선수 사이 팀워크를 중시하는 두산건설 후원을 받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식사를 함께하며 조언을 나누고, 우승 축하 연락도 주고받는 사이다.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만난 대선배에게 김민솔은 “어떻게 그렇게 정상을 오래 지킬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신지애의 대답은 명쾌했다. “그냥 부딪쳐!”

서른여덟 신지애, 전설은 계속된다

신지애는 “다시 눈앞에 있는 것부터 집중해보려고 한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있으니까”라고 했다./임지훈 기자
신지애는 “다시 눈앞에 있는 것부터 집중해보려고 한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여전히 있으니까”라고 했다./임지훈 기자

신지애에게 일본여자오픈은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JLPGA(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통산 30승을 채워 영구 시드를 따냈고, 4개 메이저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이뤘다. 2018년 한 해에 3개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8년이 걸렸다. 그는 “가장 까다로운 대회인 살롱파스컵과 일본여자오픈에 포커스를 맞춰 1년 내내 맞춤형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연장전까지 치른 일본여자오픈 마지막 날엔 비가 내렸다. “체력이 있어야 집중력이 유지되니 홀마다 간식을 베어 물며 버텼다”고 했다. 그는 여러 번 수술을 받은 손과 팔에 힘이 빠질 것을 고려해 비가 와도 우산을 잘 들지 않는다. 대신 그립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마지막 날에만 장갑 11개를 썼다고 한다.

노장 신지애는 일 년 내내 식단과 운동 루틴을 유지하면서 체력을 쌓아왔다. 밀가루, 계란, 날것, 유제품 등을 멀리하며 원하는 컨디션을 만든다. “어릴 때부터 몸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나이 들면서 체력이 예전 같지 않으니 ‘안 하는 것’이 많아졌어요.” 그는 “전에는 ‘골프 선수 신지애’와 ‘사람 신지애’ 양쪽 다 욕심이 많아 골프 말고도 관심 있는 것이 많았는데, 지금은 ‘선수 신지애’에 온전히 몰입하려 한다”고 했다.

미 LPGA 투어에서 뛰던 2010년 세계 1위에 오른 신지애는 2014년부터 일본 투어에 전념해왔다. “한국 선수로서 어느 곳에서든 그 역사의 한 부분에 이름을 새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는 그는 이제 ‘새로운 퍼즐’을 구상 중이다. “어떤 분이 ‘이제는 자신이 아닌 골프계와 다음 세대를 위한 게 뭔지 생각해보라’는 말씀을 주셨어요. 어마어마한 퍼즐이 될 것 같아요.”

스무 살 김민솔, 한국 여자 골프 최대 기대주

김민솔은 "내 골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계속 성장하고 있고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올 겨울 체력 훈련에 신경 쓰고 계속 궁금증이 생기는 퍼팅도 보완하겠다"고 했다./임지훈 기자
김민솔은 "내 골프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고 계속 성장하고 있고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올 겨울 체력 훈련에 신경 쓰고 계속 궁금증이 생기는 퍼팅도 보완하겠다"고 했다./임지훈 기자

김민솔은 2부 투어에서 뛰던 작년 8월 추천 선수로 나선 KLPGA 투어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올 시즌 신인 자격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현재 15억9007만원)을 쌓아 올렸다. 컷 탈락 없이 우승 3회, 준우승 4회, 3위 2회. 그는 “지난겨울 체력 훈련을 잘했고, 자주 나오던 쇼트게임 실수도 보완했다”고 말했다.

178㎝ 큰 키에 장타(평균 258.72야드)를 뿜어내는 김민솔은 아이언도 정확하고(그린 적중률 74.78%), 퍼트도 수준급이다. “어릴 때부터 체격이 커서 또래보다 비거리가 많이 나갔기 때문에 거리보다 정확성을 높이는 스윙과 훈련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완벽주의 성향에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라는 그는 압박감을 느낄 때 “배우는 단계의 신인이니까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했다. 김민솔은 “2028 LA 올림픽에 도전하고 최종 목표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김민솔은 두 대회만을 남겨둔 올 시즌 현재 상금·신인상 부문은 선두이고, 대상·평균타수·다승은 서교림(20)에 이어 2위다. 그는 “시즌을 치르며 전관왕 목표가 생겼는데 지금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대선배 신지애 프로님이 걸어갔던 길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했다. 신지애는 “김민솔은 하드웨어도 좋고 소프트웨어도 좋은 선수다. 지금은 부딪칠 때다. 오래 하려면 많이 부딪쳐야 한다”고 격려했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