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 9홈런’ 김도영, 삼성이 어떻게 막을까[한국스포츠레저·스포츠경향 공동기획]

‘삼성전 9홈런’ 김도영, 삼성이 어떻게 막을까[한국스포츠레저·스포츠경향 공동기획]

KIA 타이거즈 제공[스포츠경향 이두리 기자] 삼성은 KIA가 한 경기라도 더 치르기를 바랐다. 그러나 분위기를 탄 호랑이는 멈출 줄을 몰랐다. 준플레이오프(준PO) 3경기를 가볍게 싹쓸이하고 플레이오프(PO)에 올라왔다. 이제는 정면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삼성과 KIA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5전3승제 PO...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제공

[스포츠경향 이두리 기자] 삼성은 KIA가 한 경기라도 더 치르기를 바랐다. 그러나 분위기를 탄 호랑이는 멈출 줄을 몰랐다. 준플레이오프(준PO) 3경기를 가볍게 싹쓸이하고 플레이오프(PO)에 올라왔다. 이제는 정면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삼성과 KIA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5전3승제 PO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2위로 일찌감치 PO에 직행한 삼성은 충분한 휴식을 취했지만, 기세만 놓고 보면 KIA가 만만치 않다. KIA는 LG와 준PO에서 3연승을 거두며 2003년 이후 23년 만에 PO 무대를 밟았다. 5전3승제 준PO에서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것은 2008년 삼성, 2023년 NC에 이어 세 번째다.

무엇보다 KIA는 삼성에 껄끄러운 상대다. 삼성은 지난 몇 년간 줄곧 KIA를 상대로 정규시즌 전적에서 밀렸다. 2023년에는 5승11패, 2024년에는 4승12패로 크게 열세였다. 지난해 8승8패로 겨우 균형을 맞췄으나 올해 다시 7승9패로 뒤처졌다.

포스트시즌의 좋지 않은 기억도 있다. 삼성은 2024년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만나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1·2차전을 내준 뒤 3차전을 잡았으나 4·5차전을 연달아 패해 1승4패로 우승컵을 내줬다. 2014년 이후 10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도 무산됐다.

삼성의 가장 큰 난제는 역시 김도영이다.

정규시즌 막바지 결승타를 잇달아 터뜨리며 KIA를 3위로 끌어올린 김도영은 LG와의 준PO에서도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1차전에서 홈런 2개를 몰아쳤고, 3차전에서는 잠실구장 좌중간 상단에 꽂히는 비거리 145m 만루 홈런으로 13-1 대승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역대 최장 비거리 홈런 타이기록이었다. 홈런 3개를 기록한 김도영은 준PO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하물며 김도영은 이번 정규시즌 삼성에 유독 강했다. 16경기에서 타율 0.306을 기록했고 2루타와 3루타가 각각 1개, 홈런은 무려 9개를 때렸다. 머나먼 잠실구장 담장도 넘긴 김도영에게 타자 친화적인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더욱 위협적인 무대가 될 수 있다.

김도영 혼자만의 문제도 아니다. 나성범(0.356), 김선빈(0.349), 박재현(0.338) 등 KIA 주축 타자들도 삼성전에서 강했다. 나성범과 박재현은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타율 4할 이상을 기록했다. 김도영을 지나가더라도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리는 타선이다.

삼성 선발 투수들도 KIA를 만나 고전했다. 1선발 크리스 페덱은 KIA전 2경기에 등판해 모두 패했다. 원태인도 정규시즌 유일한 KIA전 등판에서 5⅔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고 6실점했다. 이승민, 이재희, 장찬희 등 젊은 투수들이 상대적으로 KIA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 위안이다.

불펜 운용에도 부담이 있다. PO 준비 기간 좌완 이승현과 백정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활용 가능한 좌완 필승 카드는 이승민과 배찬승 정도로 줄었다.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장타력을 갖춘 KIA 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삼성으로서는 경기 후반 투수 교체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타선에서는 구자욱의 몸 상태가 최대 변수다. 구자욱은 올 시즌 타율 0.371, 출루율 0.458로 두 부문 1위를 차지한 삼성 공격의 중심이다. 정규시즌 막판 왼쪽 허벅지 뒤 근육을 다쳤지만 재검진에서 출혈과 부종이 호전됐고 티배팅과 조깅을 시작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최근 청백전에서도 타격감을 점검했다. 정상적인 주루와 수비가 가능한지가 1차전 선발 출전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외국인 거포 르윈 디아즈의 반등도 필요하다. 디아즈는 정규시즌 KIA전 16경기에서 타율 0.214, 홈런 1개에 그쳐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KIA 마운드를 상대로 중심 타선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삼성은 어렵게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다.

반대로 KIA는 마운드 소모를 최소화하고 대구로 향한다. 준PO 3경기에서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 시라카와 케이쇼가 선발로 제 몫을 해준 덕분에 불펜 부담이 크지 않았다. 특히 3차전은 2회부터 7-0으로 크게 앞서 필승조를 거의 쓰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20일 준PO를 마친 KIA 불펜은 25일 PO 1차전까지 나흘을 쉬고 등판할 수 있다.

김도영도 정규시즌 삼성전 강세가 포스트시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경계했다. 준PO를 마친 뒤 그는 “정규시즌 성적이 좋았다고 해서 절대 자만하지 않는다”며 단기전은 다른 무대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중심 타자 최형우를 두고도 승부처에 강한 타자라며 앞에 주자를 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 삼성라이온즈 제공
박진만 삼성 감독. 삼성라이온즈 제공

박진만 삼성 감독도 김도영을 가장 먼저 경계했다. 그는 KIA의 PO 진출이 확정된 뒤 “KIA가 전반적으로 선수층이 잘 준비돼 있다고 느꼈다”며 “김도영이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슈퍼스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휴식과 준비에서는 삼성이 앞선다. 기세와 상대 전적에서는 KIA가 밀리지 않는다. 그 한가운데에는 삼성만 만나면 유독 강했던 김도영이 있다. 2024년 한국시리즈에서 한 차례 호랑이에게 물렸던 삼성이 이번에는 김도영과 KIA 타선을 어떻게 묶느냐가 한국시리즈 진출의 첫 번째 과제가 됐다.

이두리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