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안 하는 롯데가 가을야구를 삼킨다…감독 문제, 남의 잔치 재 뿌리지 않으려면 24일이 분기점
출처:롯데 자이언츠(MHN 정철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가을야구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을야구를 하는 팀들 못지않게 시선을 끌고 있다. 해결되지 않은 감독 문제 때문이다. 작은 단서 하나에도 후보군이 출렁이고,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면 곧바로 또 다른 가능성이 뒤를 잇는다. 정작 구단의 결론은 나오지 않은 채 감독을...

(MHN 정철우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가을야구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을야구를 하는 팀들 못지않게 시선을 끌고 있다. 해결되지 않은 감독 문제 때문이다. 작은 단서 하나에도 후보군이 출렁이고, 누군가의 이름이 떠오르면 곧바로 또 다른 가능성이 뒤를 잇는다. 정작 구단의 결론은 나오지 않은 채 감독을 둘러싼 이야기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제는 누가 지휘봉을 잡느냐에 더해, 언제 이 문제를 매듭짓느냐가 중요해졌다.
롯데 감독 문제는 가라앉지 않는 태풍과 같다. 구단의 결정이 늦어질수록 잠잠해지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추측을 끌어들이며 세력을 키운다. 틀린 답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처럼 이름이 올랐다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답이 가까워졌는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최종 발표가 몰고 올 파장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라는 구단의 무게가 그렇다. 오랜 부진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 팬들의 관심은 감독 문제 앞에서 더욱 뜨거워진다. 누가 오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의 기대와 구단의 방향을 함께 읽으려 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검토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결론 없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검토의 신뢰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부터 침묵은 신중함보다 혼선을 키우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이 KBO리그가 한 시즌의 결실을 보여주는 시간이라는 데 있다. 정규시즌을 통과한 팀들이 우승을 향해 경쟁하고 있고, 선수들은 한 타석과 공 하나에 시즌 전체를 걸고 있다. 가장 치열한 승부에 가장 많은 관심이 모여야 할 시기에, 가을야구 밖의 감독 문제가 계속해서 새로운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포스트시즌이 진행된다고 다른 구단의 움직임까지 멈출 수는 없다.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팀에도 일정이 있고, 감독 선임은 그 출발점에 해당한다. 다만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결정이 좀처럼 내려지지 않은 채 추측만 이어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롯데의 현안이 리그 전체의 관심을 거듭 끌어가는 상황을 언제까지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문제가 남는다.
이제 가을야구의 흥행은 입장권이 모두 팔렸다는 사실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매진은 여전히 소중한 성과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낯선 풍경은 아니다. 더 큰 흥행을 위해 필요한 것은 경기장 밖으로 얼마나 이야기를 확장하고, 그 관심을 다음 승부까지 얼마나 오래 이어가느냐다.

승부처에서 나온 감독의 선택과 선수의 반전, 시리즈를 바꾼 한 장면이 다음 경기의 기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쌓인 관심이 평소 야구를 자주 보지 않던 사람까지 끌어들일 때 가을야구의 크기도 달라진다. 관중석을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야구 자체를 더 큰 화제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런데 롯데 감독 문제가 결론 없이 이어지면 시선은 자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포스트시즌에서 쏟아지는 이야기와 감독 선임설이 관심을 나눠 갖는 구도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수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리그가 가장 집중적으로 보여줘야 할 승부의 주목도를 분산시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런 의미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인 24일은 중요한 분기점이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시한은 아니지만, 롯데가 가을야구의 흐름과 다음 시즌 준비를 함께 고려한다면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이때를 넘겨 발표가 이뤄질 경우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뒤에도 롯데 감독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플레이오프부터는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질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치열한 승부 자체가 열기를 높일 수 있고, 일찍 끝나더라도 승리한 팀의 기세와 한국시리즈 상대에 대한 분석이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 준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다음 단계를 기다리는 시간과 우승팀을 가릴 마지막 승부를 앞둔 시간은 무게가 달라야 한다.
특히 KT가 한국시리즈에 먼저 올라가 있는 이번 가을은 관심을 이어가는 작업이 더욱 중요하다. 팬층을 넓혀가는 KT로서는 한국시리즈가 구단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줄 기회다. 플레이오프 승자가 정해지는 순간부터 두 팀의 전력과 우승 도전의 의미가 충분히 이야기돼야 마지막 무대의 기대감도 높아질 수 있다.
그 한가운데 롯데 감독 선임 소식이 등장한다면 관심의 흐름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더구나 감독 문제는 이름 하나를 발표했다고 끝나는 뉴스가 아니다. 선임 배경과 계약 조건, 구단이 요구하는 목표가 뒤따르고 취임식에서는 새 감독의 발언이 다시 화제가 된다. 코칭스태프 구성과 마무리 캠프 합류까지 이어지면 며칠 동안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롯데이기 때문에 그 파장은 더욱 클 수 있다. 팬들은 새 감독의 첫마디에서 변화를 찾으려 할 것이고, 첫 훈련에서부터 선수단 운영 방향을 읽으려 할 것이다. 발표 하루만 잘 고르면 포스트시즌과의 관심 중복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선임 이후 이어질 일정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

롯데에도 결론을 늦추는 부담은 있다. 지휘체계가 정리돼야 다음 시즌 준비의 방향을 세울 수 있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역시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검토가 길어지는 동안 외부의 추측은 커지고 내부의 준비 시간은 줄어든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원칙과 결정을 미뤄도 된다는 판단은 같은 말이 아니다.
결국 선택은 분명해지고 있다. 발표할 준비가 됐다면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에 매듭을 짓고, 그 시점을 넘긴다면 한국시리즈 종료 이후까지 기다리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장 뜨거워야 할 우승 경쟁의 한복판에 감독 선임과 취임 일정을 연달아 올리는 것이 적절한지는 롯데도 생각해야 한다.
좋은 감독을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리그의 일원으로서 그 결정을 언제, 어떻게 알릴 것인지도 구단 운영의 일부다. 오랫동안 관심을 모았다는 이유로 발표의 파장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롯데는 오히려 기다림이 길어진 만큼 더 큰 뉴스를 예고하고 있다.
가을야구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에서 우승을 다투는 팀과 선수여야 한다. 롯데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결정이 리그 최고의 무대를 가리지 않도록 시점을 고를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 24일을 넘길 것이라면 마지막 축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결론 없이 관심만 끌어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롯데의 감독 문제는 롯데만의 문제로 남기 어려워진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