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떠난 자리엔 늘 '왕조'가 섰다,'1000승 명장' 유산 품은 류지현, 한화 미래가 밝은 이유

그가 떠난 자리엔 늘 '왕조'가 섰다,'1000승 명장' 유산 품은 류지현, 한화 미래가 밝은 이유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한화 김경문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8.19/[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김경문 감독님께서 와서 보니 '참 어른이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나시는 길에도 팀의 미래를...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한화 김경문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8.19/
1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는 한화 김경문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8.19/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김경문 감독님께서 와서 보니 '참 어른이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떠나시는 길에도 팀의 미래를 생각하며 해주신 대단한 일들에 꼭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한화 이글스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돼 지난 19일부터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류지현 감독이 '전임자' 김경문 감독을 향해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류 감독은 취임 후 "시즌 후반 팀에 비전을 제시해 주셨다"며 "마지막까지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김 감독님의 육성 유산이 앞으로 구단을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실제 김경문 감독은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시즌 막판, 자신의 계약 마지막 해임에도 불구하고 박정현, 한지윤, 유민 등 거포 유망주들에게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여했다.

'2년 차 징크스'로 주춤하던 정우주를 선발로 내세워 경험을 쌓게 했고, 부진했던 김서현에게 다시 마무리 보직을 맡기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 줬다. 선발 요원 황준서에게도 끝까지 로테이션을 돌도록 배려했다. 일각에서 '연임을 언질받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 만큼 미래를 대비한 헌신적인 행보였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야구 대표팀과 한화 이글스의 평가전.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이 김경문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오키나와(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2.23/
23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야구 대표팀과 한화 이글스의 평가전. 류지현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이 김경문 감독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오키나와(일본)=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02.23/

야구계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다져놓은 탄탄한 '유산'과 치밀한 시스템 야구를 펼치는 류지현 감독의 시너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은 유망주 선수 보는 안목이 그 누구보다 탁월한 지도자다. 팀의 주전선수가 될 싹이 보이면 눈 딱 감고 충분한 기회를 주며 성장시킨다. 그렇게 큰 한화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이 바로 허인서다.

최재훈이란 산전수전 다 겪은 FA 베테랑 포수가 있었지만, 김 감독은 지속 가능한 강팀을 향한 한화의 미래를 생각했다. 경험적 측면에서 포수로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한화 미래를 이끌 대형 포수 재목이라는 판단을 내리자 바로 실행에 옮겼다. 올시즌 내내 꾸준한 기회를 부여했고, 허인서는 포텐을 터뜨리며 멋지게 화답했다. 신인왕이자 골든글러브 포수 강력 후보가 만들어졌다. 강팀을 넘어 왕조구축의 필수조건인 안방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즌 내내 공을 들였다. 결과는 팀의 10년 미래를 이끌 안방 마님의 탄생이었다.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연장 10회초 1사 3루 허인서가 1타점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8.12/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두산의 경기, 연장 10회초 1사 3루 허인서가 1타점 2루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email protected]/2026.08.12/

이렇게 선수 보는 안목과 뚝심 있는 기용으로 팀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져놓는 사령탑이 바로 김경문 감독이다.

이 덕분에 김 감독이 틀을 다지고 떠난 자리에서는 늘 우승이라는 화려한 꽃이 피었다.

김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은 후임 사령탑들이 곧바로 최정상에 오르는 '필연적 우승 공식'이 생겼다.

3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을 꺽고 우승을 한 두산 선수들이 김태형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10.31.
31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삼성을 꺽고 우승을 한 두산 선수들이 김태형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잠실=김경민 기자 [email protected] / 2015.10.31.

첫 번째 후임자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 시절 김현수, 양의지 등 무명 선수들을 최고 스타로 성장시키며 구축된 '화수분 야구'를 물려받은 김태형 감독은 부임 첫해인 2015년 곧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KBO 역대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2021)'과 3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두산 왕조'를 열었다.

두 번째 후임자는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이다. 김경문 초대 감독이 신생팀 NC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이끌며 강팀의 기틀을 다져놓은 바탕 위에서, 이동욱 감독은 치밀한 데이터야구를 접목해 화려한 꽃을 피워냈다. 2020시즌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S 6차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행가레를 받고 있는 이동욱 감독. 고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11.24/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KS 6차전 NC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행가레를 받고 있는 이동욱 감독. 고척=송정헌 기자 [email protected]/2020.11.24/

이제 시선은 한화 이글스로 향한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에서도 2025시즌 정규시즌 2위 및 19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 개인 통산 1000승 달성이라는 값진 성과를 남겼다.

비록 올해 외국인 투수진의 집단 부진과 문동주의 부상 이탈, 김서현 정우주 황준서 등 유망주 투수들의 집단 부진 등으로 9위에 그쳤지만, 12년 만에 경질 없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며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미래의 동량들을 뿌리내리도록 했다.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 류지현 신임감독 취임식이 열렸다. 대전 볼파크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류지현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10.16/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한화 이글스 류지현 신임감독 취임식이 열렸다. 대전 볼파크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류지현 감독. 대전=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10.16/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WBC 8강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고 LG를 포스트시즌 단골 팀이자, 팀 역사상 한시즌 최다승(87승) 신기록을 세웠던 류지현 감독이 이 황금 같은 유산을 전달받았다.

'명장'이 지나간 자리에는 늘 팀의 최전성기가 뒤따랐다. 김경문 감독이 남기고 간 터전 위에 첫 걸음을 내디딘 류지현 감독. 한화 최전성기를 열어가기 충분한 능력 있는 지도자다.

경험치를 쌓은 젊은 유망주 기반에 특유의 치밀한 시스템 야구를 접목해 김태형, 이동욱 감독의 뒤를 이어 KBO 리그 첫 우승 깃발을 독수리 군단에서 꽃을 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