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막내는 쫄지 않고 있었다… 가을 첫 경험서 강속구 펑펑, KIA 히든카드 얻었나
▲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이닝을 소화하며 자신의 가을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장식한 김태형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도 포스트시즌만 가면 부진한 선수가 있다. 팬들은 ‘새가슴’이라고 부른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려면 기본적인 기량은 물론, 그 특별한 공기를 이길 수 있는 기질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를 주름잡는 스타도 포스트시즌만 가면 부진한 선수가 있다. 팬들은 ‘새가슴’이라고 부른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려면 기본적인 기량은 물론, 그 특별한 공기를 이길 수 있는 기질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차고 넘친다.
‘경험’이 중요하고, 그래서 베테랑 선수들의 몫이 중요한 무대다. 하지만 때로는 베테랑 못지않은 담력과 패기를 얹어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매년 나온다. 베테랑 선수들과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혼재되어 있는 KIA는 우완 김태형(20)의 씩씩한 투구에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며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했다.
KIA 투수조의 막내 선수인 김태형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3-1로 크게 앞선 8회 등판해 자신의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김태형은 1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가뿐하게 하고 점검까지 훌륭하게 마쳤다.
사실 굉장히 이상적인 판이 만들어졌다. 사실 준플레이오프 내내 김태형을 쓸 일이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팽팽한 승부에서는 당연히 필승조가 나간다. 김태형이 나간다는 것은 선발이 일찍 무너졌다는 것인데, 이는 KIA에 바람직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하지만 3차전에서 KIA 타선이 폭발했고, 김태형은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긍정적인 결과까지 만들며 최고의 시나리오를 손에 넣었다.

물론 LG 타자들의 전의가 상당 부분 꺾인 상황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스틴과 문보경이라는 상대 핵심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요리했다는 점까지 깎아 내릴 필요는 없다. 여기에 구위도 맹렬했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자기 공을 못 던지는 경우가 생긴다. 어린 선수들이 걱정되는 게 이 대목이다. 그러나 김태형은 그렇지 않았다. 때로는 패기 있게, 때로는 침착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날 김태형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2.2㎞까지 나왔다. 올해 개인 최고치(153.8㎞)까지는 아니었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1㎞에 이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올해 김태형의 평균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이 큰 무대의 중압감에 쫄지 않았고, 오히려 경기에 더 몰입하며 있는 힘을 다 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결과는 물론, 그 과정 또한 긍정적인 대목이 많았던 셈이다.
시즌 내내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갔던 김태형은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에서 대기할 예정이다. 선발이 5명이나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선발 투수들이 일찍 무너지면 곧바로 출격해 불펜 투수들이 몸을 풀 시간을 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있다. 시즌 때처럼 긴 이닝이 필요하지 않다. 전력으로 던져 그 상황만 막아줘도 대성공이다. 이날 그 가능성을 보이면서 KIA 코칭스태프에 하나의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KIA는 LG와 준플레이오프를 3연승으로 통과했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해준 덕에 불펜 소모도 크지 않았다.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들만 딱 나가도 됐던 시리즈였다. 그러나 객관적인 타격이 LG보다 더 강한 삼성과 플레이오프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 시리즈가 더 길게 갈 가능성이 크고, 경기마다 투수 소모도 더 많아질 이론적인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다.
결국 더 많은 불펜 투수들이 필요한 가운데 당당한 투구로 KIA 불펜이 가지고 있는 하나의 잠재적 약점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타자들의 집중력이 극대화되고, 정규시즌보다 더 좋은 타자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는 포스트시즌은 필연적으로 빠른 공 투수의 가치가 더 커진다. 다만 KIA는 불펜에 빠른 공 투수가 많지 않다는 단점은 있다. 좌완으로는 그나마 이의리가 있지만, 우완은 수가 부족하다. 150㎞를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정해영 정도다.
여기에 김태형이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요소요소에서 활용할 수 있다. 당초 예상됐던 롱릴리프뿐만 아니라 활용성이 넓어진다. 물론 더 중요한 상황은 선배들이 맡겠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다면 한 단계 확 성장하는 발판을 만들 수 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보여줬던 패스트볼은 그 가능성을 어렴풋이 시사하고 있다.

출처: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