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배드에서 치코피까지, 캘러웨이 혁신의 여정 - 캘러웨이골프가 만드는 골프의 새로운 기준

칼스배드에서 치코피까지, 캘러웨이 혁신의 여정 - 캘러웨이골프가 만드는 골프의 새로운 기준

골프 역사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온 캘러웨이의 중심에는 미국 칼스배드 본사 내 R&D 센터가 있다. 이곳에서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과 투자는 2019년부터 ‘세계 최고의 골프볼’을 향한프로젝트로 확장됐고, 치코피 생산시설의 정밀 제조와 품질 관리 혁신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캘러웨이 골프볼은 2026년 3월...

골프 역사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온 캘러웨이의 중심에는 미국 칼스배드 본사 내 R&D 센터가 있다. 이곳에서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노력과 투자는 2019년부터 ‘세계 최고의 골프볼’을 향한프로젝트로 확장됐고, 치코피 생산시설의 정밀 제조와 품질 관리 혁신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캘러웨이 골프볼은 2026년 3월 미국 시장 점유율 2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칼스배드 본사 내 위치한 캘러웨이 R&D 센터.
미국 캘리포니아 칼스배드 본사 내 위치한 캘러웨이 R&D 센터.

한 분야의 산업이 바뀌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고 변화를 이끄는 기업과 브랜드가 필요하다. 골프에서는 캘러웨이골프가 그런 브랜드 중 하나다. 특히 1991년 선보인 ‘빅버사(Big Bertha)’는 골프용품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당시 일반적인 드라이버보다 헤드 크기를 약 25% 키운 오버사이즈 스테인리스 스틸 헤드를 적용하고, 넓어진 스위트 스폿과 높은 관용성으로 정타를 맞히기 어려운 아마추어 골퍼도 보다 쉽고 편하게 드라이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 크게, 더 쉽게’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 빅버사는 이후 드라이버가 대형 헤드와 관용성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골프의 전설 아널드 파머 역시 빅버사 드라이버를 두고 “골프라는 게임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that ever happened to the game)”라고 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캘러웨이가 골프 역사에 남긴 것은 하나의 히트 상품만이 아니었다. 1998년 는 칼스배드를 ‘골프 산업의 도시’로 조명한 기사에서 “1991년 빅버사가 등장하면서 캘러웨이가 골프 비즈니스에 혁명을 일으켰다”라고 평가했다. 캘러웨이의성공이 당시 다소 안주해 있던 경쟁사들을 자극해 R&D 인력과 투자를 확대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계방향) 마크 레포스키 수석부사장 겸 최고 공급망 책임자,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 외관,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에서 클럽을 테스트하는 모습,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에서는 욘 람, 잰더 쇼플리 등 투어 선수들도 클럽을 피팅하고 테스트한다.
(사계방향) 마크 레포스키 수석부사장 겸 최고 공급망 책임자,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 외관,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에서 클럽을 테스트하는 모습,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에서는 욘 람, 잰더 쇼플리 등 투어 선수들도 클럽을 피팅하고 테스트한다.

혁신을 만드는 곳, 칼스배드 본사 내 R&D 센터

캘러웨이가 1987년 칼스배드로 거점을 옮긴 이후 이곳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시험하며 브랜드 연구개발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 역사를 살펴보면 캘러웨이가 골프용품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 왔는지 알 수 있다. 1991년 오버사이즈 드라이버 시대를 연 Big Bertha를 시작으로 티타늄 헤드의 가능성을 확장한 그레이트 빅버사(Great Big Bertha), 드라이버 구조에 새로운 접근을 제시한 제일브레이크(Jailbreak), 퍼터의 얼라인먼트 개념을 바꾼 오디세이 투볼(Two Ball)과 화이트 핫(White Hot), 그리고 AI를 제품 설계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Ai-ONE까지 이어졌다. 각각의 제품은 시대는 달라도 기존 방식과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배경에는 R&D 조직의 규모와 개발 시스템이 있다. 캘러웨이 R&D를 이끄는 브라이언 윌리엄스(Brian Williams) 부사장은 “캘러웨이의 R&D 부서는 골프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200명이 넘는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골프 장비 개발을 위해 함께 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다양한 실력과 취향의 골퍼를 위한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제품 개발은 아이디어를 설계하는 것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프로토타입 제작, 제품 테스트를 반복한다. 제품 테스트에 있어서는 칼스배드 캠퍼스 내 일리 캘러웨이 퍼포먼스 센터(Ely Callaway Performance Center)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06년 문을 연 이곳은 연구개발과 피팅을 결합한 시설로, 직원들의 플레이어 테스트는 물론 투어 선수들의 신제품 테스트와 피드백도 이뤄진다. 욘 람, 잰더 쇼플리, 김시우, 이민우 등 투어 선수들이 직접 제품을 테스트하고 전달한 의견은 다시 엔지니어에게 돌아가 설계에 반영된다.

(위) 코팅 공정을 거치는 골프볼. (아래) 로고를 새기기 전 품질 테스트를 하는 모습.
(위) 코팅 공정을 거치는 골프볼. (아래) 로고를 새기기 전 품질 테스트를 하는 모습.

세계 최고의 골프볼을 향한 프로젝트, 투어 선수와 시장이 움직이다

클럽에서 이어온 캘러웨이의 혁신은 2019년 골프볼로 본격적으로 확장됐다. 골프볼은 드라이버와 달리 티샷부터 퍼팅까지 모든 샷에 사용된다. 비거리와 볼 스피드, 탄도, 스핀, 타구감은 물론 어느 볼을 꺼내도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일관성까지 갖춰야 한다. 특히 오랫동안 특정 골프볼을 사용해 온 골퍼에게 브랜드를 바꿀 이유를 주려면 ‘조금 나은 볼’만으로는 부족하다.

2019년 캘러웨이는 이를 위해 사실상 골프볼 사업을 다시 설계하는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목표는 분명했다. 성능과 일관성이 가장 뛰어난 골프볼을 만드는 것. 골프볼 연구개발 담당 수석이사 에릭 로퍼(Eric Loper)는 “2019년 당시 캘러웨이는 골프시장에서 성능과 일관성이 가장 뛰어난 골프볼을 새롭게 개발하고자 했다. 팀뿐 아니라 R&D와 생산 역량까지 전면적으로 재정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 변화는 제품 설계 전반으로 이어졌다. 코어와 맨틀, 커버, 공기역학까지 다시 손보며 각 요소가 하나의 성능으로 맞물리도록 했다. 에릭은 “골프볼의 코어는 엔진과 같다”라고 말한다. 코어가 속도와 스핀을 만드는 출발점이라면, 각 레이어와 공기역학, 제조 정밀도가 함께 맞아야 완성도 높은 골프볼이 된다는 의미다.

R&D의 변화는 매사추세츠주 치코피(Chicopee)에 위치한 골프볼 생산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 7년여 동안 캘러웨이는 장비뿐 아니라 사람과 품질 관리 시스템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생산 정밀도와 일관성을 높였다. 마크 레포스키(Mark Leposky) 수석부사장 겸 최고 공급망 책임자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시설에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해 높은 수준의 정밀 생산 역량을 확보했으며, 모든 구성원이 ‘세계 최고의 골프볼 생산’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제조 정밀도와 생산 역량, 데이터 활용 능력을 강화하며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을 넘어 골프볼 산업을 선도하는 생산 시설로 발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 시 투어 선수의 피드백 역시 중요한 기준이다. 에릭에 따르면 욘 람은 골프볼 테스트에서 원하는 스핀이 만들어지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하고, 잰더 쇼플리는 아이언샷의 론치와 스피드, 자신이 원하는 탄도가 나오는지 세밀하게 살핀다. 캘러웨이는 특정 성능의 수치를 극대화하기보다, 각 샷에서 필요한 성능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2024년 크롬투어 라인이다. 캘러웨이는 코어와 맨틀, 커버, 공기역학까지 전면적으로 다시 설계했고, 크롬투어와 크롬투어 X를 중심으로 투어볼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후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며 2026년 3월에는 미국 그린그래스 채널 점유율 2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치코피 골프볼 제조 공장.
치코피 골프볼 제조 공장.
(시계방향) 글로벌 골프볼 제조 담당 수석이사 알지스 노르케비치우스, 고속 비전 카메라로 골프볼의 표면과 인쇄 상태를 자동 검사하는 공정, 골프볼 표면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검사 시스템.
(시계방향) 글로벌 골프볼 제조 담당 수석이사 알지스 노르케비치우스, 고속 비전 카메라로 골프볼의 표면과 인쇄 상태를 자동 검사하는 공정, 골프볼 표면 상태를 실시간 확인하는 검사 시스템.
(위) X선으로 골프볼 내부 중심과 레이어 상태를 검사하는 공정 (아래) 완성된 골프볼을 다음 공정으로 이송하는 자동화 라인
(위) X선으로 골프볼 내부 중심과 레이어 상태를 검사하는 공정 (아래) 완성된 골프볼을 다음 공정으로 이송하는 자동화 라인

수백만 골프볼 성능의 일관성, 치코피에서 완성된다

골프볼 제조 공정의 핵심은 많은 골프볼을 만드는 것보다 많은 골프볼을 얼마나 똑같이 만들 수 있느냐에 있다. 골프볼은 몇mm 안 되는 내부 레이어의 중심이 조금만 어긋나거나 소재와 공정 조건에 편차가 생겨도 비행과 스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코어를 만든 뒤 압축과 크기, 내부 구조를 검사하고, 맨틀과 커버를 입힌 뒤에는 다시 표면 상태까지 확인한다.

치코피 제조 공장은 동일한 성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외관만 보면 오래된 뉴잉글랜드의 벽돌 공장이지만, 내부에는 자동화 로봇과 3차원 X선 검사 시스템 등 자동화 설비와 정밀 검사 시스템이 촘촘하게 들어서 있다. 3차원 X선 장비는 골프볼 내부 구성 요소가 정확하게 중심을 이루는지를 측정하고, 고속 비전 시스템은 완성된 볼의 표면 이상을 검사한다. 또한 공장에서는 온도·크기·중심 편차·소재 구성·반발계수·딤플 간격 등 수백만 건의 데이터를 매일 측정한다. 각 공정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측정하는 이유는 설계 단계에서 정한 목표값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 제품 간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자동화 역시 단순히 생산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것은 아니다. 공장을 둘러보면 로봇 팔이 고온과 높은 압력이 가해지는 몰딩 프레스에서 금형을 넣고 빼는 작업을 담당한다. 과거 사람이 직접 하던 공정의 일부를 로봇이 맡으면서 작업자의 부담과 안전 사고 위험을 줄이는 한편, 작업의 일관성을 높여 공정 안정성도 강화했다.

자동화 설비와 함께 숙련된 직원들의 경험도 치코피 공장의 중요한 경쟁력이다. 글로벌 골프볼 제조 담당 수석이사 알지스 노르케비치우스(Algis Norkevicius)는 “이곳에는 5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이 있고, 조부모와 부모에 이어 다음 세대가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한 직장이라기보다 하나의 가족에 가깝고 최고의 골프볼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2019년 시작된 ‘세계 최고의 골프볼’ 프로젝트는 하나의 제품 개발이 아니라 R&D와 생산, 품질 관리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었다. 성능과 일관성을 함께 끌어올리며 골프볼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가는 캘러웨이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