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원정 덕아웃이 그렇게 낯설더니…” 친정 KIA와 가을 맞대결, 삼성 임기영, “이기는 수밖에 없다” [오!쎈 대구]
OSEN DB[OSEN=대구, 손찬익 기자]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을까.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마다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사이드암 임기영이 올 시즌 보여준 활약은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임기영은 올...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을까. 화려한 성적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마다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사이드암 임기영이 올 시즌 보여준 활약은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임기영은 올 시즌 43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선발투수가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경기에서 긴 이닝을 책임지는 등 불펜의 궂은일을 도맡았다. 외부 FA 영입 못지않은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2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임기영은 자신의 활약에 대해 “그냥 제가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작년보다는 훨씬 잘했다”며 웃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임기영 106 2026.03.23 / foto0307@osen.co.kr](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6/10/21/0005626783_002_20261021144611759.jpg?type=w647)
지난해에는 10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3.00에 그쳤다. 임기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2024년에 워낙 못하다 보니 시즌 초반부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다. 오히려 그게 역효과를 낸 것 같다.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ABS까지 지나치게 신경 쓰면서 스스로 무너졌다”고 털어놓았다.
올해는 생각을 단순하게 바꿨다. 스트라이크존을 지나치게 의식하기보다 자신의 공을 믿고 빠르게 승부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이제는 ABS를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빠르게 승부하려고 하다 보니 지난해보다 결과가 좋아졌다”며 “KT 위즈 (고)영표 형이 던지는 모습도 많이 봤다. 높은 코스를 잘 활용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도 잘 알고 있었다. 임기영은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다는 게 제 장점이다. 선발이 일찍 내려갔을 때 최대한 오래 버텨주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저는 언제나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자는 생각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임기영 086 2026.05.05 / foto0307@osen.co.kr](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6/10/21/0005626783_003_20261021144611772.jpg?type=w647)
이제 임기영은 특별한 가을을 앞두고 있다. 플레이오프 상대가 다름 아닌 친정팀 KIA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 7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한 그는 처음 상대팀 선수로 광주를 찾았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처음 광주 원정을 갔을 때 정말 어색했다. 늘 집에서 출퇴근하다가 숙소에서 야구장을 오가는 것도 낯설었고, 원정 덕아웃에 앉아 있는 것도 이상했다. 마치 청백전을 하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낯선 감정도 조금씩 사라졌다. 임기영은 “오랫동안 함께했던 선수들이라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가을야구에서 친정팀과 맞붙는 기분은 어떨까. 그는 “묘한 느낌이 들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한다”며 “그냥 제 역할을 하면 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임기영 089 2026.05.05 / foto0307@osen.co.kr](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6/10/21/0005626783_004_20261021144611780.jpg?type=w647)
몸 상태도 좋다. 지난 19일 자체 평가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임기영은 “올 시즌 들어 구위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공을 던진 저도 놀랄 정도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불펜 분위기 역시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임기영은 삼성 마운드의 강점으로 선수들 사이의 활발한 소통을 꼽았다.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서로 피드백을 많이 해준다. 저도 후배들을 보면서 배울 점은 배운다. (김)재윤이 형의 투구 모습을 참고해 폼에 변화를 준 것도 도움이 됐다. 이재희, 원태인, 최원태는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선수들이다. 제게 부족한 부분이 보이면 바로 이야기해준다”.
삼성은 정규 시즌 1위를 노렸지만 아쉽게 2위로 마쳤다. 그렇다고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까지 접은 것은 아니다.
임기영은 “1위를 바라보다가 2위가 됐지만 아직 우승할 기회는 남아 있다. 투수들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잘해보자는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가을야구에서 자신의 목표는 분명하다. 최대한 적은 점수를 내주며 강한 타선에 승부를 맡기는 것이다.
그는 “투수들이 최소 실점으로 막아야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우리 타선이 워낙 좋기 때문에 투수들만 잘 막아주면 반드시 점수를 내줄 거라고 믿는다”며 “제가 삼성 타선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정말 다행”이라고 웃었다.
야구장 밖에서는 가족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치어리더 출신 아내 김맑음 씨와 37개월 된 아들 임미르 군은 임기영이 다시 힘을 내게 하는 존재다.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부터 밝아졌다. “미르가 야구장에 오는 걸 정말 좋아한다. 차에 탈 때마다 응원가를 틀어달라고 한다. 가끔 제가 홈런을 맞으면 뭐라고 하기도 한다”.
임기영에게 이번 포스트시즌은 2017년 이후 9년 만에 다시 찾아온 가을 무대다. 공교롭게도 그 길목에서 오랜 시간 몸담았던 KIA를 만난다.
그는 “가을야구는 결국 분위기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초반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 첫 경기를 잡으면 좋은 흐름을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SEN=대구, 이석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임기영 109 2026.03.23 / foto0307@osen.co.kr](https://imgnews.pstatic.net/image/109/2026/10/21/0005626783_006_20261021144611806.jpg?type=w647)
한때 KIA의 승리를 위해 공을 던졌던 임기영. 이제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넘어 한국시리즈 진출에 도전한다. 감회는 남다르지만 마운드에서 해야 할 일은 달라지지 않았다. 주어진 순간에 올라 자신의 공을 던지고,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출처: OSE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