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결장' 이강인 선발 제외는 적절했나 [UCL.1st]

'결국 결장' 이강인 선발 제외는 적절했나 [UCL.1st]

이강인(아틀레티코마드리드). 서형권 기자이강인이 결장했다. 선발 제외 자체는 합리적인 결정이었으나 대형 변수가 이강인 교체 투입을 가로막았다.21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MHP 아레나에서 2026-202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을 치른 아틀레티코가 슈투트가르트와 1-1로 비겼다. 아...

이강인(아틀레티코마드리드). 서형권 기자
이강인(아틀레티코마드리드). 서형권 기자

이강인이 결장했다. 선발 제외 자체는 합리적인 결정이었으나 대형 변수가 이강인 교체 투입을 가로막았다.

21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MHP 아레나에서 2026-202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3차전을 치른 아틀레티코가 슈투트가르트와 1-1로 비겼다. 아틀레티코는 1승 1무 1패(승점 4)로 전체 15위에 자리했다.

이강인이 벤치에서 출발했다. 이날 아틀레티코는 4-4-2 전형으로 나섰다. 훌리안 알바레스와 조너선 데이비드가 투톱으로 출격했고 알렉스 바에나, 모르텐 히울만, 루카스 바리오스, 줄리아노 시메오네가 미드필더진을 이뤘다.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다비드 한츠코, 마르크 푸빌, 마르코스 요렌테가 수비라인을 구축했고 얀 오블락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강인이 선발 제외된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알바레스와 데이비드의 실전 감각 배양이다. 두 선수는 각각 이적설과 막바지 영입으로 팀 훈련에 충분히 참가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발로 호흡을 맞춘 경우가 없었다. 지난 에스파뇰과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알바레스가 투입되고 두 선수가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기에 이번 경기에서 조합을 실험해볼 만했다.

다른 이유는 상대 경기 패턴에 있다. 올 시즌 슈투트가르트는 강렬한 맨투맨과 전방압박을 내세우는 팀이며, 그 완성도도 결코 낮지 않다. 그럼에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6경기 2승 4패, 리그 13위에 그쳤다. 워낙 압박 강도가 강하다보니 후반 들어 체력이 퍼지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 상대팀에 승기를 내줬기 때문이다. 올 시즌 슈투트가르트가 기록한 리그 10실점 중 8실점이 후반에 나왔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마드리드).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번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슈투트가르트는 경기 시작 20초도 안 돼 강한 압박으로 아틀레티코 진영에서 공을 끊어냈고, 이는 빌랄 엘 한누스의 유효슈팅으로 이어졌다. 전반 10분 동안 슈투트가르트는 슈팅 7회, 유효슈팅 3회로 맹공을 퍼부었다. 얀 오블락의 잇단 선방이 아니었다면 아틀레티코가 일찌감치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흐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강인 선발 제외는 합리적인 측면이 있었다. 이강인은 유려한 드리블과 기술로 공을 소유하는 데 일가견이 있지만, 일정 이상 강한 압박이 들어오면 다소 고전했다. 아틀레티코에서도 강한 압박을 거는 상대에게는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상기했듯 슈투트가르트는 전반에 맹렬한 압박을 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기세가 꺾이는 패턴을 보였다. 이런 팀을 상대로 이강인을 처음부터 선발로 내세우는 것보다는 후반에 교체로 투입해 상대 체력이 떨어진 틈을 노리는 편이 승리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실제 경기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다. 슈투트가르트는 계속된 공격 끝에 전반 36분 제이미 레벨링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데이비드를 불러들이고 그보다 동적인 아데몰라 루크먼을 투입했으며, 이는 후반 2분 루크먼의 도움에 이은 알바레스의 동점골로 결실을 맺었다. 슈투트가르트의 기세가 점차 약해지는 추세였고, 아틀레티코도 유의미한 공격 전개를 늘리고 있었기에 후반 중반 이강인 투입을 기대해볼 만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러나 대형 변수가 발생하며 이강인은 벤치에서 경기를 마쳤다. 후반 19분 중원에서 잇단 경합이 벌어졌는데, 히울만이 공을 얻기 위해 무리한 슬라이딩 태클을 감행했다가 안젤로 슈틸러의 발목을 스터드로 가격했다. 주심이 보는 바로 앞에서 벌어진 반칙이었고, 히울만은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중원 수적 열세에 빠지자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24분 바에나를 빼고 조니 카르도주를 넣었다. 지난 경기 선발로 나선 이강인이 바에나와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음을 고려하면, 퇴장 변수가 없었을 시 바에나와 교체돼 들어오는 선수는 이강인이었을 확률이 높다. 다만 중앙 미드필더 2명을 운용하는 아틀레티코에서 중원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윙어를 빼고 중앙을 채울 수밖에 없었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33분 공격수 알바레스를 빼고 센터백 르노르망을 넣으며 1-1 무승부를 지키겠다는 심산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후반 막바지 알렉산데르 쇠를로트가 들어간 것도 착실한 공격 전개보다는 역습 한 방으로 혹시 모를 승리를 노리겠다는 의중이 컸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을 선발에서 제외한 건 전술적 대응에 의한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테다. 그렇기에 히울만의 퇴장 이후 이강인이 아닌 다른 선수들을 차례로 투입한 것도 시메오네 감독에게는 모두 최선의 수였다.

한편 알바레스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데이비드가 예상보다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이강인의 입지가 장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생겼다. 최근 2경기에서 이강인과 바에나는 번갈아 선발로 나왔다. 시즌 초반 나란히 선발로 나섰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며, 쇠를로트까지 경기 체력을 회복하면 이강인과 바에나가 직접적인 선발 경쟁자로 바뀔 수도 있다. 관련해 스페인 '엘파이스'는 "시메오네 감독의 최근 선발 기용 패턴을 보면 이강인과 바에나가 함께 선발되는 경우가 드물어질 가능성이 엿보인다"라고 짚었다.

출처: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