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디스크 잡혔다, 지면 끝인데 내일도 나가야죠"…벼랑 끝' 구하러 온 '31SV 수호신'의 각오 [잠실 현장]

"급성 디스크 잡혔다, 지면 끝인데 내일도 나가야죠"…벼랑 끝' 구하러 온 '31SV 수호신'의 각오 [잠실 현장]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잠실=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목 디스크 통증은 다 잡혔다. 어차피 오늘 지면 시즌 끝이고 푹 쉬면 되는데, 내일도 필요하다면 무조건 나간다."광주 원정 1, 2차전을 내리 내주며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LG 트...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

[잠실=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목 디스크 통증은 다 잡혔다. 어차피 오늘 지면 시즌 끝이고 푹 쉬면 되는데, 내일도 필요하다면 무조건 나간다."

광주 원정 1, 2차전을 내리 내주며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LG 트윈스 더그아웃에 천군만마가 돌아왔다. 정규시즌 31세이브를 올리며 뒷문을 책임졌으나 시즌 막판 갑작스러운 '급성 목 디스크'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좌완 파이어볼러 손주영(28)이 마침내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선다.

손주영은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몸 상태와 출격 각오를 전했다.

단순한 1이닝 마무리가 아니다. 지면 곧바로 탈락인 벼랑 끝 3차전. 손주영은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아웃카운트 6개에서 길게는 아웃카운트 8개까지 책임지는 '조기 투입 끝판대장'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정규시즌 막판 손주영의 이탈은 LG에 날벼락이었다. 당시 손주영 본인조차 가을야구를 완전히 포기했을 만큼 통증이 극심했다.

손주영은 "갑작스럽게 급성 디스크가 와서 통증이 너무 심했다. 처음엔 가을야구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고 '올해는 못 던지겠구나, 내년이나 준비해야겠다'며 다 내려놓고 쉬고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의 경기. LG가 SSG에 4대 3으로 패했다.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LG 마무리 손주영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9.30/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의 경기. LG가 SSG에 4대 3으로 패했다. 9회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LG 마무리 손주영이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email protected]/2026.09.30/

하지만 팀을 향한 미안함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시즌 막판에 계속 못 던져서 마음이 정말 무거웠다. 그러다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으면서 트레이닝 파트와 상의 끝에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이천(2군 훈련장)에 가서 최대한 몸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이천과 서울을 오가며 집중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통증이 이제 다 잡혀서 목을 돌리는 데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손주영은 "사실 100%까진 아니어도 8~90%까지는 컨디션이 올라왔다. 워낙 오래 쉬어서 광주 2차전 등판 때 스피드가 나올까 걱정했는데, 전광판에 구속이 찍히는 걸 보고 '시합은 되겠다' 싶어 신기하고 긍정적인 확신이 들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3차전 손주영의 보직을 '상황에 따른 전천후 롱릴리프 겸 마무리'로 낙점했다. 1점 차 리드든, 동점 승부처든 가장 위험한 순간 손주영을 조기 투입해 경기를 끝내겠다는 구상이다.

손주영은 "코치님께 오늘부터 경기 후반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라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9회 1이닝이 아니라 좀 더 일찍 등판해 긴 이닝을 던져야 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소화할 이닝에 대해 묻자 망설임 없이 구체적인 숫자를 내놨다. "아웃카운트 6개(2이닝)에서 많으면 8개(2⅔이닝)까지 생각하고 있다. 6개를 막아야 한다면 무조건 막아내겠다. 어떻게든 잠실에서 승리를 지켜내야 한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9회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손주영.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4/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9회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손주영.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04/

'멀티 이닝을 던지고 내일 4차전에도 나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올라가야한다. 목 통증은 이제 괜찮다. 오래 안 던지다 던지면 회복이 조금 더딜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오늘 지면 시즌이 끝나서 겨울에 푹 쉬면 된다. 지면 끝인데 아낄 게 뭐가 있겠나.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

손주영이 통증을 참고 조기 복귀를 서두른 또 다른 이유는 동료들의 눈물겨운 '부상 투혼'이었다. 현재 LG는 주장 오지환과 내야의 핵심 신민재 등이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도 테이핑을 감은 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손주영은 "올해 WBC 때도 부상 때문에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 가을야구마저 부상으로 허무하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라며 "지환이 형도 몸이 안 좋은 게 다 보이고, 민재 형도 아픈 상태인데 다들 참고 뛰고 있지 않나. 동료들의 부상 투혼을 지켜보며 '나도 뭐라도 팀에 힘이 되어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오늘 이겨서 분위기를 반드시 반전시키겠다"라고 강조했다.

2패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선수단 전체가 '여기서 허무하게 끝낼 수는 없다. 최소한 광주(4·5차전)는 다시 가보자'는 분위기다. 홈인 잠실로 돌아왔으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힘을 내겠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9회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손주영.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10.04/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9회 마운드에 오른 LG 마무리 손주영. 잠실=박재만 기자 [email protected]/2026.10.04/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