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일 수도 있는 ‘잠실의 가을야구’ LG, ‘디펜딩챔피언’ 다운 플레이 기대해도 될까?

마지막일 수도 있는 ‘잠실의 가을야구’ LG, ‘디펜딩챔피언’ 다운 플레이 기대해도 될까?

LG 팬들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어쩌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 물론 하루 연장할 수도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잠시 팬 곁을 떠난다. 어...

LG 팬들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LG 팬들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어쩌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 물론 하루 연장할 수도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잠시 팬 곁을 떠난다. 어쨌든 마지막까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준PO)가 3차전에서 끝나면, 진짜 마지막이다.

LG의 반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불켜진 잠실구장을 하루 더 볼 수 있을까. LG팬들은 “역스윕으로 분위기를 타면, 한국시리즈에서도 불켜진 잠실구장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서울에 사는 KIA 팬도 “대구와 광주를 오가는 원정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전처럼 잠실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면 안되느냐”는 푸념섞인 얘기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LG 선수들이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광주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 선수들이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광주 | 박진업 기자 [email protected]

어쨌든 잠실구장은 팬들 곁을 떠난다. 다시 돌아올 땐 전혀 다른 모습일터. 42년간 한국 야구와 함께한 구장의 마지막이 초라해보이지 않게 만드는 일은 명승부뿐이다. 승패를 떠나 양팀 모두 큰 박수와 함성을 받을 수 있는 건 잠실이어서 가능하다.

주절주절 잠실구장과 작별 얘기를 꺼내는 건 LG 분위기가 그만큼 좋아보이지 않아서다. 전력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좋을 때 LG’와 차이가 있다. 여전히 몸을 던지고, 억울해하고, 분루를 삼키지만, 기(氣)가 느껴지지 않는다.

LG 염경엽 감독이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패색이 짙은 9회초 팀의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 염경엽 감독이 18일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KBO리그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패색이 짙은 9회초 팀의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광주 | 박진업 기자 [email protected]

‘좋을 때 LG’는 과하다 싶을 만큼 활기차다. 훈련 때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도 더그아웃이 활기로 넘친다. ‘벤치 멤버들도 함께 뛰고 있다’는 시그널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LG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팀이 ‘좋을 때 모습’은 비슷하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패해 4위를 확정했을 때 충격이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중계화면으로 보는 것과 실제는 다를 수 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부터 화면에 비치는 LG 선수단의 모습은 의욕이 불타오르던 두산과 대조를 이뤘다. ‘분위기’여서, 적확한 표현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LG 선수들이 14일 열린 2026 KBO리그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1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 선수들이 14일 열린 2026 KBO리그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4-1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email protected]

LG만 이런 게 아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중 종종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팀이 있었다. 특히 직전 년도 우승팀이 치열한 순위싸움 끝에 턱걸이로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쥐면 더 도드라진다. 시즌 막판 한 계단이라도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투를 펼치다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허탈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허탈감은 피로를 동반한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팀이 승리하면 그냥저냥 넘어가지만, 한 번이라도 패하면 더 가라앉는다. 과거에도 여러 팀이 “이정도 했으면 됐지. 어떻게 매년 우승하느냐”라는 얘기를 혼잣말처럼 했다.

LG 염경엽 감독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LG 염경엽 감독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

다음 라운드가 한국시리즈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플레이오프라면 열세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서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에너지가 넘치면 모를까, 30대 이상 베테랑이 많은 팀은 반등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선수들을 비난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더라도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팬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명승부’라는 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누가봐도 ‘젖먹던 힘까지 짜냈다’ ‘역시 우승팀은 다르더라’라는 찬사를 받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LG 카라스코가 14일 열린 2026 KBO리그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6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두산 안재석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 카라스코가 14일 열린 2026 KBO리그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6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두산 안재석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 기자 [email protected]

충분히 쉰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어깨가 무겁다. 부담은 KIA 시라카와 케이쇼가 더 클 수도 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잠실의 가을잔치’는 오후 6시30분 플레이오프한다.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