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일 수도 있는 ‘잠실의 가을야구’ LG, ‘디펜딩챔피언’ 다운 플레이 기대해도 될까?
LG 팬들이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26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어쩌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 물론 하루 연장할 수도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잠시 팬 곁을 떠난다. 어...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어쩌면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 물론 하루 연장할 수도 있다. 올시즌을 끝으로 잠시 팬 곁을 떠난다. 어쨌든 마지막까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준PO)가 3차전에서 끝나면, 진짜 마지막이다.
LG의 반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불켜진 잠실구장을 하루 더 볼 수 있을까. LG팬들은 “역스윕으로 분위기를 타면, 한국시리즈에서도 불켜진 잠실구장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서울에 사는 KIA 팬도 “대구와 광주를 오가는 원정은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 “예전처럼 잠실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면 안되느냐”는 푸념섞인 얘기가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잠실구장은 팬들 곁을 떠난다. 다시 돌아올 땐 전혀 다른 모습일터. 42년간 한국 야구와 함께한 구장의 마지막이 초라해보이지 않게 만드는 일은 명승부뿐이다. 승패를 떠나 양팀 모두 큰 박수와 함성을 받을 수 있는 건 잠실이어서 가능하다.
주절주절 잠실구장과 작별 얘기를 꺼내는 건 LG 분위기가 그만큼 좋아보이지 않아서다. 전력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좋을 때 LG’와 차이가 있다. 여전히 몸을 던지고, 억울해하고, 분루를 삼키지만, 기(氣)가 느껴지지 않는다.

‘좋을 때 LG’는 과하다 싶을 만큼 활기차다. 훈련 때뿐만 아니라 경기 중에도 더그아웃이 활기로 넘친다. ‘벤치 멤버들도 함께 뛰고 있다’는 시그널을 온몸으로 표현한다. LG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팀이 ‘좋을 때 모습’은 비슷하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패해 4위를 확정했을 때 충격이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중계화면으로 보는 것과 실제는 다를 수 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부터 화면에 비치는 LG 선수단의 모습은 의욕이 불타오르던 두산과 대조를 이뤘다. ‘분위기’여서, 적확한 표현을 찾아내기 쉽지 않다.

LG만 이런 게 아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 중 종종 비슷한 분위기를 보이는 팀이 있었다. 특히 직전 년도 우승팀이 치열한 순위싸움 끝에 턱걸이로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쥐면 더 도드라진다. 시즌 막판 한 계단이라도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사투를 펼치다가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허탈감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허탈감은 피로를 동반한다. 플레이 하나하나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팀이 승리하면 그냥저냥 넘어가지만, 한 번이라도 패하면 더 가라앉는다. 과거에도 여러 팀이 “이정도 했으면 됐지. 어떻게 매년 우승하느냐”라는 얘기를 혼잣말처럼 했다.

다음 라운드가 한국시리즈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플레이오프라면 열세를 극복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아서다.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에너지가 넘치면 모를까, 30대 이상 베테랑이 많은 팀은 반등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선수들을 비난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더라도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 팬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명승부’라는 건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누가봐도 ‘젖먹던 힘까지 짜냈다’ ‘역시 우승팀은 다르더라’라는 찬사를 받는 경기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충분히 쉰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어깨가 무겁다. 부담은 KIA 시라카와 케이쇼가 더 클 수도 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잠실의 가을잔치’는 오후 6시30분 플레이오프한다.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