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 총 11년 장기 집권, 이강철 감독은 ‘강철 제국’을 꿈꾼다
이강철 KT 감독이 2026시즌 1위를 확정한 뒤 팬들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KT위즈 제공[스포츠경향 이정호 기자] 3년 총액 12억원→3년 총액 20억원(1년 포기)→3년 총액 24억원→3년 총액 34억원. 감독 첫 계약부터 네 번째 계약까지. 8년새 몸값을 거의 세 배나 불렸다....

[스포츠경향 이정호 기자] 3년 총액 12억원→3년 총액 20억원(1년 포기)→3년 총액 24억원→3년 총액 34억원. 감독 첫 계약부터 네 번째 계약까지. 8년새 몸값을 거의 세 배나 불렸다.
이강철 KT 감독은 19일 소속팀과 3년 총액 34억원(계약금 10억원·연봉 8억)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KT를 정규시즌 1위로 이끈 공을 인정받은 이 감독은 시즌 종료 전부터 이미 구단과 재계약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곧 좋은 소식을 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 KT는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뒤 5년 만에 정상 재도전을 앞둔 이 감독에게 역대 감독 최고 대우로 보상했다. 지난 시즌 LG의 통합 우승을 이끈 뒤 3년 30억원에 재계약한 염경엽 감독을 뛰어넘은 금액이다.
현역 시절 해태 왕조 주역인 레전드 투수 이 감독은 2005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 후 KIA, 넥센, 두산 등에서 착실하게 지도자 커리어를 쌓아왔다. 감독으로 기회는 조금 늦게 찾아왔다. 이 감독은 만 52세였던 2019년 KT 지휘봉을 잡으며 첫 감독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 감독은 특유의 감성 리더십으로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사이의 균형점을 잡으며 팀을 변화시켜 나갔다.
이 감독은 KT를 이끈지 3년 만이자, 팀 창단 6년 만인 2021시즌에 첫 통합 우승을 이루며 지도력을 증명했다. 이후 KT는 ‘가을 야구’에 꾸준히 참가하는 강팀으로 변모했다. 정규시즌 6위로 마친 지난 시즌 전까지 KT는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올해 팀 통산 세 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 복귀하며, 다시 통합 우승 기회를 잡았다.
KT는 2026시즌 KBO리그 역사상 최강팀으로 꼽힐 만한 길을 걸었다. KT는 팀 역사상 최다 연승 신기록인 10연승을 질주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90승(5무 49패) 고지에 올랐다. 단일 시즌 90승 기록은 2000년 현대(91승), 2016년 두산(93승), 2018년 두산(93승)에 이어 역대 4번째 대기록이다. 앞서 세 차례 90승 팀 가운데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한 건 단 한 번이다.
시즌 후반 기세는 적수가 없었다. KT의 9월 이후 승률(24승 2무 6패)은 리그 1위로 무려 8할에 달한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 3.35, 팀 타율 0.290은 모두 1위다. 팀 OPS(출루율+장타율)가 0.809에 이르는 등 현재 빈틈없는 전력을 평가받으며 한국시리즈 우승도 당연하게 평가된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이 감독은 재계약 직후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더 높은 곳에서 올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 감독은 KT와 네 번째 계약에 합의하면서 2029년까지 동행한다. 이 계약 기간을 채우면 한 팀을 11년간 이끄는 사령탑이 된다. 그러면 역대 한 팀을 이끈 역대 최장수 사령탑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부문 1위는 해태를 1983년부터 18시즌 이끈 김응용 감독, 뒤이어 현대를 1986년부터 11년간 지휘한 김재박 감독이 따르고 있다.
김응용 감독과 김재박 감독 모두 장기 집권 시절, ‘왕조’ 시대를 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응용 감독은 해태를 지휘하며 4시즌 연속 우승 포함 무려 9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KBO리그 최초의 왕조 시대를 열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불패 역사(9전 9승)도 썼다.
김재박 감독이 이끈 현대도 1998년 창단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00년대 초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2000·2003·2004)에 올랐다. 임선동, 정민태, 김수경까지 18승 트리오를 앞세워 91승을 거둔 2000시즌은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로 평가된다.
KBO리그에서는 2015~2016시즌 두산 이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팀이 없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1위를 달성한 팀 전력이 내년에 더 강해질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몇몇 변수를 상쇄할 만큼 토종 선수 등 기초 전력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KT 왕조’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자신감도 녹아 있다. 또 한 번의 계약으로 11년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이 감독은 올해 ‘왕조’의 틀을 다시 세웠다. 5년 만의 통합 우승 도전은 ‘왕조 도전’의 첫 단추다.
이정호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