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오른팔에서 제주의 지휘자로

벤투 오른팔에서 제주의 지휘자로

K리그1 유일 외국인 감독 코스타선수 장점 살려 상위권 경쟁 펼쳐대표팀 갈등엔 “집 안서 풀어야”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12팀 중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은 세르지우 코스타(53·포르투갈) 제주SK FC 감독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57·포르투갈) 감독의 수석코...

K리그1 유일 외국인 감독 코스타 선수 장점 살려 상위권 경쟁 펼쳐 대표팀 갈등엔 “집 안서 풀어야”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12팀 중 유일한 외국인 사령탑은 세르지우 코스타(53·포르투갈) 제주SK FC 감독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57·포르투갈) 감독의 수석코치로 국내 축구 팬들에겐 친숙한 지도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벤투 감독이 조별리그 2차전에서 퇴장당하자,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대신 벤치를 지키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구단 엠블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가 이끄는 제주는 올 시즌 치열한 상위권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도균 기자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이 구단 엠블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가 이끄는 제주는 올 시즌 치열한 상위권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도균 기자

18년간 벤투 곁을 지켰던 코스타 감독은 올해 제주 지휘봉을 잡으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지난해 11위로 추락해 반등이 절실했던 제주에서 자신만의 축구를 펼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최근 제주 서귀포시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코스타 감독은 “벤투의 DNA가 내게도 있다. 오랜 시간 함께 추구했던 ‘점유율 축구’로 K리그에서도 성과를 내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첫 15경기에서 5승 3무 7패에 그치는 등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코스타 감독은 “선수단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구상했던 축구를 온전히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내 방식을 고집하기보다 선수 개개인의 특징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제주의 축구는 유연하고 변화무쌍하다. 경기 도중에도 포메이션을 수시로 바꾼다. 윙포워드 최병욱이 측면 수비수로 뛰고, 센터백 권기민이 미드필더로 나서는 등 선수들의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도 돋보인다. 제주는 최근 2연패를 당하며 6위로 내려앉았지만, 승점 46(12승 10무 10패)으로 2위 울산(승점 50)과 승점 차이가 4점에 불과해 언제든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코스타 감독은 “우리 팀은 베테랑과 신인, 한국 선수와 외국인 선수 구분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한다”며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경기력 못지않게 선수들이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코스타 감독은 최근 불거진 대표팀 불화설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근 1996년생 동갑내기인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이 대표팀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손흥민이 9년째 주장을 맡고 있는 대표팀에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온 이들은 지난 6일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뒤 동료 선수들과 협회 관계자들에게 대표팀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타 감독은 “그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뛰는 데 얼마나 큰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벤투 감독과 함께한 4년 동안 대표팀은 분명 하나로 뭉쳐 있었다. 그렇기에 최근 들려오는 소문이 무척 놀랍다”고 했다. 이어 “‘집 안의 문제는 길거리로 끌고 나가지 말고 집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처럼 조직의 갈등은 내부에서 풀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마음 편히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