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5개월, 83번째 도전 끝에 따낸 우승, 마서영 “꿈 같은 일, 쫓기듯 경기할 일 없어졌어요”

4년5개월, 83번째 도전 끝에 따낸 우승, 마서영 “꿈 같은 일, 쫓기듯 경기할 일 없어졌어요”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뒤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사진 | KLPGA[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알고보니 연습벌레다. 생각을 들어보니 ‘생활감’이 묻어난다. 분명 프로 선수인데, 아마추어 선수들, 이 중에서도 프로를 동경하는 지...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뒤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사진 | KLPGA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뒤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사진 | KLPGA

[스포츠서울 | 장강훈 기자] 알고보니 연습벌레다. 생각을 들어보니 ‘생활감’이 묻어난다. 분명 프로 선수인데, 아마추어 선수들, 이 중에서도 프로를 동경하는 지망생 느낌이다. 낮잡아보는 게 아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난다는 얘기다. 83번째 도전 만에 생애 첫승을 따낸 마서영(23·리쥬란) 얘기다.

마서영은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파72·6953ㅇ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총상금 15억원)에서 4언더파 212타로 우승했다. 2라운드에서 깜짝 선두로 올라섰고, 최종라운드 막판까지 2타 차로 열세였지만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마서영이 17일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 2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 | KLPGA
마서영이 17일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 2라운드에서 티샷하고 있다. 사진 | KLPGA

2022년 프로가 된 마서영은 이 대회 전까지 점프·드림·정규투어를 통털어 딱 한 번 우승(2024 무안CC 올포유 드림투어 7차전)했다. “우승은 내게 먼 얘기”라던 얘기에 진심이 묻은 이유다.

마서영은 “나는 재능이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재능이 없는데도 입회 4년 동안 83개 대회에 출전했다. 연평균 20개 대회에 나섰다는 건데, 재능없인 불가능하다. 자신을 낮춰보는 이유를 묻자 “남들만큼 연습하는데 잘 풀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뒤 가족, 관계자, 캐디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 KLPGA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뒤 가족, 관계자, 캐디 등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 KLPGA

확실히 골프 선수들은 과할 정도로 훈련을 많이 한다. 하루 평균 10시간 훈련하는데, 경기에 출전하는 날도 라운드 시간을 포함해 10시간 이상 땀을 흘린다. 다른 종목이 따라오기 힘든 시간이다.

마서영도 마찬가지다. 그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계속 훈련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식사와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13시간이면 과하다. “그런데도 잘 안 풀렸다”고 했다. 다른 선수와 비교해도 훈련량이 적지 않은데 우승을 못하니 ‘나는 감각적인 재능은 없구나’라고 생각했단다.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KLPGA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2차 연장 끝에 우승을 확정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KLPGA

다른 점을 찾았다. 강점이 없을까, 고민했더니 ‘지구력’이 떠올랐다. 오래 참으며 훈련하는 건 자신있다는 의미다. “골프 감각보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재능은 있다”고 한다. 이걸 근성이라고 부른다.

비거리 향상도 같은 맥락이다. 마서영은 “시즌 후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두 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고 돌아봤다. 감각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면 ‘주입식 교육’을 하는 수밖에 없다. 매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면 뇌는 ‘나는 힘을 쓰는 사람’이라고 인식한다. 힘이 붙으니 비거리가 늘 수박에 없다.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뒤 생애 첫 챔피언 타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뒤 생애 첫 챔피언 타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초등학교 때 인라인스케이팅 선수였다. 하체를 활용하고, 호흡을 조절하는 법을 안다는 의미다. 균형감 또한 남다르다. 상하체 꼬임으로 클럽을 휘둘러 공을 맞히는 게 골프의 기본이다. 볼 뒤편으로 백스윙, 임패트 이후 볼이 가야하는 쪽으로 클럽을 던지는 행동은 ‘밸런스’가 7할 이상이다.

지구력을 동력 삼아 끊임없이 훈련했더니 데뷔 4년 만에 우승자라는 수식어를 쟁탈했다. 생애 첫 챔피언조, 연장전을 경험해 우승까지 따내고도 “KLPGA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재미있었다”며 방싯했다.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마서영이 18일 경기도 이천 H1클럽에서 열린 KLPGA투어 아이스버그골프 서울신문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그는 “이번 우승은 인생 역전이다. 항상 꿈 같은 일이었는데 우승했다. 솔직히 실감이 안난다”면서도 “열 단계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긴장감을 이겨내는 경험도 쌓았다. (2년간 시드걱정도 없고, 우승도 했으니) 쫓기면서 경기할 이유가 사라졌다. (다음 대회는)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