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장’ 오명 씻고 ‘명문코스’로 환골탈태…덕평CC의 H1클럽으로 대변신 드라마

‘유격장’ 오명 씻고 ‘명문코스’로 환골탈태…덕평CC의 H1클럽으로 대변신 드라마

18일 폐막한 KLPGA투어 아이스버그·서울신문 오픈 개최지인 경기도 이천 H1클럽. KLPGA 실제 가치와 다르게 평가절하되는 대상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H1클럽 역시 오랜 기간 그러한 편견의 시선 속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최된 국내 최정상급 골프 대회를 통해 H1클럽은 숨겨왔던 진...

18일 폐막한 KLPGA투어 아이스버그·서울신문 오픈 개최지인 경기도 이천 H1클럽. KLPGA
18일 폐막한 KLPGA투어 아이스버그·서울신문 오픈 개최지인 경기도 이천 H1클럽. KLPGA

실제 가치와 다르게 평가절하되는 대상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H1클럽 역시 오랜 기간 그러한 편견의 시선 속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개최된 국내 최정상급 골프 대회를 통해 H1클럽은 숨겨왔던 진가를 만천하에 드러냈으며, 단순한 골프장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코스로 완전히 자리매김했음을 입증했다.

H1클럽의 전신은 1986년 10월 6일 문을 연 ‘덕평CC’다. 개장 당시 이 골프장은 육군(군인)의 체력 단련장으로 출발했다. 군 장병과 군 관계자들의 복지 증진 및 체력 단련을 위한 공간으로 오랜 세월 활용되다 이후 일반에 개방되면서 민간 골프장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호반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18년까지 약 33년 동안 덕평CC라는 이름은 골퍼들 사이에서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군 체력 단련장 특유의 조성 배경 때문에 골퍼들 사이에서는 일명 ‘유격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심한 업앤다운(기복)과 미흡한 코스 관리 상태가 맞물린 결과였다.

분기점은 2019년 1월, 호반그룹(호반건설)이 이 골프장을 전격 인수하면서 찾아왔다. 호반그룹은 인수 직후 코스와 클럽하우스 등 시설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그리고 2020년 7월, 현재의 이름인 ‘H1클럽’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명칭 속 ‘H1’은 호반(Hoban)의 영문 이니셜 ‘H’와 최고를 뜻하는 숫자 ‘1’, 즉 ‘Hoban No. 1’의 의미를 담고 있다.

리뉴얼 이후 H1클럽은 최적의 라운드 환경과 철저한 코스 관리를 선보이며 골퍼들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다.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에 선정되는 등 명문 클럽으로의 도약에 성공했으며, 지난 2022년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코스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확실히 증명해 보였다.

이처럼 화려한 변신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여전히 H1클럽을 두고 ‘스코어가 잘 나오는 만만한 코스’라는 선입견을 품고 있었다. 이러한 평가가 확산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상대적으로 짧게 느껴지는 코스 전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통념은 최근 개최된 KLPGA투어 대회를 통해 완전히 허구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지난 16일 개막한 KLPGA투어 아이스버그·서울신문 오픈(총상금 15억 원)은 H1클럽의 진정한 난도를 가감 없이 보여준 무대였다.

이번 대회에는 총 106명의 국내외 정예 선수가 출전해 자존심을 건 승부를 펼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하며 세계적인 기량을 뽐내는 유해란, 윤이나, 고진영, 이동은을 비롯해 올 시즌 KLPGA투어를 주도하는 서교림, 김민솔, 유현조, 김민선 등 내로라하는 강호들이 대거 출동해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화려한 라인업에도 경기 결과는 냉혹했다. 대다수의 예상과 달리, 첫날부터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유현조를 비롯해 단 23명에 불과했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는 그 숫자가 더욱 줄어들어 언더파를 지킨 선수는 단 15명에 그쳤다. 첫날보다 무려 8명이 줄어든 수치다.

출전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좁은 페어웨이와 질기고 긴 러프, 단단하고 빠른 그린, 그리고 까다로운 전장 때문에 단 1타를 줄이기도 버거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번 대회의 전장은 파72, 6953야드로 세팅됐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LPGA투어 뷰익 상하이 LPGA 개최지인 시샨 골프 클럽(파72, 6735야드)보다도 200야드 이상 긴 거리다.

가까스로 4오버파 공동 48위로 컷 통과에 성공해 최종 라운드 진출행 티켓을 거머쥔 유해란과 윤이나는 코스의 압도적인 난도에 고개를 내저었다.

윤이나는 “모든 샷을 완벽하게 구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코스”라며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에서는 우드 등의 클럽을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워 정확한 티샷과 세밀한 공략법이 필수적”이라고 평했다.

유해란 역시 “생각보다 그린이 훨씬 단단하고 굴곡이 심해 퍼트 거리감을 맞추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며 만만치 않은 그린 공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처럼 골프장 인수부터 리뉴얼까지의 모든 과정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이정호 호반그룹 리조트부문 부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H1클럽의 위상이 한 차원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은 “리노베이션 이후 우리 클럽을 찾는 골퍼들은 예전 덕평CC의 흔적은 눈씻고 찾아볼 수 없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라며 “이번 대회 경기 양상에서 보았듯이, 잠시라도 방심하면 4퍼트도 감수해야 할 정도로 그린 난도가 매우 까다롭고, 특히 홀 주변의 미세한 잔 라인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하기 위해 코스 컨디션은 언제나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라며 “현재 9홀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미 6개 홀은 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다. 조만간 인허가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더욱 완벽해진 모습으로 골퍼들을 맞이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과거 ‘유격장’이라는 오명을 딛고 철저한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프리미엄 골프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H1클럽. 끊임없는 진화와 투자를 거듭하는 이들의 행보가 앞으로 한국 골프 문화에 어떤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천(경기도)=정대균골프선임기자([email protected])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