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광주의 왕' 올러 VS '광주 B급 투수' 임찬규...정규시즌 성적 지키느냐, 뒤집느냐의 싸움
올러, 광주 8승·ERA 2.28·피안타율 1할대…홈에서 더욱 강해지는 KIA 에이스 다승왕 임찬규의 광주 성적은 1패·ERA 6.23…8.2이닝 동안 11피안타·2피홈런 2승 선점 노리는 KIA와 반격 절실한 LG, 정규시즌 구장별 성적이 가을에도 이어질까

(MHN 정철우 기자) 같은 구장에서 던졌지만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한 명은 마운드에 오르기만 하면 상대 타선을 압도했고, 다른 한 명은 좀처럼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승부의 추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의 연장선이면서도 전혀 다른 무대다. 좋은 기억이 반드시 승리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나쁜 기억이 끝까지 발목을 잡는다는 보장도 없다. KIA 타이거즈 아담 올러와 LG 트윈스 임찬규가 바로 그 시험대에 오른다.
KIA와 LG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투수로 각각 올러와 임찬규를 예고했다.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승부다. KIA가 승리하면 2승을 먼저 확보하며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반면 LG가 반격에 성공한다면 1승1패로 균형을 맞춘 뒤 안방인 잠실로 돌아갈 수 있다. 단순히 1승을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남은 시리즈를 어떤 조건에서 치르느냐가 달린 한 판이다.
선발 투수들의 정규시즌 전체 성적은 모두 수준급이다. 올러는 30경기에 등판해 11승10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패수가 다소 많다는 점이 아쉽지만 평균자책점은 리그 전체 2위였다. 승패 기록만으로 올러의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여름철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꾸준히 상대 타선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쉽게 무너지는 유형이 아니라는 점에서 단기전 선발 투수로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임찬규는 올 시즌 다승왕에 올랐다. 15승7패를 기록하며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은 4.46으로 올러보다 높았지만 승리를 만들어내는 능력만큼은 리그 정상급이었다. 압도적인 구속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투수는 아니지만 완급 조절과 경기 운영 능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고 상황에 따라 승부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임찬규의 가장 큰 무기다.
다만 임찬규는 좋은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비교적 큰 편이다. 자신의 구종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을 때는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하지만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어려운 승부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타격 감각이 좋은 팀을 상대할 때는 작은 실투도 장타로 연결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상대 타선의 타격감이 떨어져 있다면 다양한 구종과 완급 조절을 활용해 더욱 위력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맞대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시즌 전체 성적이 아니다. 바로 경기가 열리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두 투수가 보여준 극명하게 다른 결과다.

올러는 올 시즌 광주에서만 8승4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시즌 11승 가운데 무려 8승을 홈에서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시즌 전체 기록인 3.13보다 크게 낮았다. 광주 마운드에 올라섰을 때 얼마나 강력한 투수로 변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피안타 기록이다. 올러는 광주에서 11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72개의 안타만 허용했다. 9이닝당 피안타가 약 5.67개에 불과했다. 상대 타자들이 올러를 상대로 안타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는 의미다. 선발 투수가 이 정도로 안타를 억제할 수 있다면 상대 팀으로서는 연속 안타를 통해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올러에게 광주는 단순한 홈구장이 아니었다. 자신의 장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무대였고, 상대 타자들에게는 좀처럼 공략하기 어려운 요새였다. '광주의 왕'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성적이다.
물론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광주에서 허용한 72개의 안타 가운데 9개가 홈런이었다. 전체 피안타의 12.5%가 홈런이었다는 의미다. 안타 자체를 허용하는 빈도는 낮았지만 한 번 맞았을 때 장타로 연결되는 위험은 존재했다. LG가 올러를 상대로 연속 안타를 기대하기보다 실투를 놓치지 않고 장타로 연결하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는 이유다.

반면 임찬규에게 광주는 좋은 기억이 남아 있는 구장이 아니다.
임찬규는 올 시즌 광주에서 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특히 2경기에서 소화한 이닝이 8⅔이닝에 불과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경기당 평균 4⅓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 최소한의 이닝을 책임지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2026시즌 다승왕이지만 광주에선 'B급 투수'에 불과했다.
피안타 기록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임찬규는 광주에서 8⅔이닝 동안 11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9이닝당 피안타로 환산하면 약 11.42개다. 올러의 5.67개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다. 상대 타자들이 임찬규의 공을 훨씬 쉽게 공략했다는 의미다.
제구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평소 뛰어난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을 인정받는 투수지만 광주에서는 사사구 4개를 내줬다. 여기에 홈런까지 2개나 허용했다. 출루를 허용한 뒤 장타까지 맞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투수라도 버텨내기 어렵다.

특히 피홈런 2개는 이번 맞대결을 앞두고 더욱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KIA는 김도영을 중심으로 장타를 활용해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팀이다. 실제로 LG와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김도영의 결승 투런 홈런이 승부를 갈랐다. 단기전에서는 연속 안타로 점수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홈런 한 방으로 흐름을 뒤집는 장면이 더욱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찬규가 광주에서 허용했던 홈런 2개는 단순한 과거 기록으로만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이번에도 제구가 흔들리거나 변화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 몰린다면 KIA 타선이 이를 놓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장타를 허용한다면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두 투수의 광주 성적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다만 이 기록만으로 2차전 결과를 단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올러는 광주에서 114⅓이닝을 던졌지만 임찬규는 8⅔이닝에 그쳤다. 표본 자체가 크게 다르다. 올러의 홈구장 성적은 한 시즌에 걸쳐 축적된 결과인 반면 임찬규의 기록은 단 두 차례 등판에서 만들어졌다. 임찬규가 광주에서 약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 두 경기만으로 광주에서는 반드시 무너지는 투수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임찬규에게는 이 부분이 반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정규시즌 광주 원정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장점을 포스트시즌에서 되살린다면 이전 기록은 큰 의미가 없어진다. 임찬규가 가진 최대 강점은 구속이 아니라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다. KIA 타자들이 빠른 공에 초점을 맞추거나 공격적으로 승부하려 할 때 변화구와 완급 조절로 타이밍을 흔들 수 있다면 정규시즌과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여지가 충분하다.
반대로 올러는 좋은 기억이 부담으로 바뀌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광주에서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기대치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평소보다 한층 공격적인 승부가 필요할 때도 있고, 작은 실투 하나가 경기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 홈에서 강했다는 자신감을 유지하되 정규시즌과 같은 결과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
결국 두 투수에게 주어진 과제는 정반대다. 올러는 정규시즌 광주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안정감을 다시 한번 증명해야 하고, 임찬규는 광주에서 남긴 좋지 않은 기록을 자신의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뒤집어야 한다.

KIA로서는 올러가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만 재현해도 승리에 한 발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반면 LG는 임찬규가 광주에서의 약점을 극복해야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이 커진다. 두 팀의 불펜 상황과 타선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결국 선발 투수가 얼마나 오랫동안 경기를 지배하느냐에 따라 승부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광주의 주인은 올러였다. 임찬규는 다승왕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달고도 광주에서는 그 이름값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가을야구는 정규시즌에 쌓아놓은 성적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는 무대다.
'광주의 왕' 올러가 자신의 왕국을 지켜낼 것인가, 아니면 '광주에서는 B급'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다승왕 임찬규가 반란을 일으킬 것인가. 18일 광주 마운드에서 두 투수가 던질 공에는 준플레이오프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