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못가서 죄송합니다" 선수들 아이디어로 2만3천명의 관중을 모았다[인천 리포트]

"5강 못가서 죄송합니다" 선수들 아이디어로 2만3천명의 관중을 모았다[인천 리포트]

야구장에 입장하는 팬들 사진=SSG 랜더스[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비록 가을 잔치는 못갔지만, 또다른 가을 잔치가 열렸다. 정규 시즌을 6위로 마치면서 5강 진출에 실패한 SSG 랜더스. 하지만 정규 시즌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된 후인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구름 관중이 모였다. 이벤트 경기인 '최광야구142...

야구장에 입장하는 팬들 사진=SSG 랜더스
야구장에 입장하는 팬들 사진=SSG 랜더스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비록 가을 잔치는 못갔지만, 또다른 가을 잔치가 열렸다.

정규 시즌을 6위로 마치면서 5강 진출에 실패한 SSG 랜더스. 하지만 정규 시즌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된 후인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구름 관중이 모였다. 이벤트 경기인 '최광야구1429' 때문이었다. 경기는 오후 5시30분에 시작했지만, 약 3시간 전부터 야구장 주변 도로가 혼잡할 정도로 일찍부터 많은 팬들이 야구장을 찾아 각종 이벤트를 즐기고, 기념 촬영도 하면서 추억을 쌓았다. 구단이 1석 1만원에 판매한 2만3000석은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매진됐고, 추가 현장 스탠딩석까지 운영했다. '매진' 기준으로는 2만3000명을 잡았지만, 사실 실제 야구장에 모여있는 인원은 2만3000명을 훌쩍 넘었다.

시작은 2024년 선수들끼리 한 경기가 시작이었다. 당시 SSG 다수 선수들이 모여 인천 구장에서 투수와 타자 포지션을 바꿔서 연습 경기를 치렀는데, 이게 발각(?)된 이후 지난해 팬들을 초청해놓고 유니폼도 입고 맞대결을 펼치는 공식 이벤트가 됐다. 지난해에도 많은 팬들이 모였었지만, 좌석을 처음부터 전석 오픈한 것은 아니었다. 올해는 시작부터 판이 커졌다. 심지어는 전문 캐스터, 해설위원까지 포함한 방송사 중계 방송까지 잡히면서 진짜 시즌 경기같은 느낌이 났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적극적인 참여도가 돋보였다. 투타를 바꿔서 치르는 이벤트 경기의 시작이 선수들의 아이디어였던만큼, 누구 하나 빼는 사람 없이 선수들이 주도적으로 이벤트를 꾸려간다. 다만 판이 커지면서 마케팅팀, 홍보팀 등 구단 각 파트에서도 많은 부분들을 세심하게 신경쓰면서 진짜 팬서비스형 이벤트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SSG 랜더스
사진=SSG 랜더스

그냥 경기만 하면 지루했을 수도 있지만, 선수들이 전부 다 퍼포먼스를 하면서 마치 자체 올스타전 같은 느낌을 줬다. 구단 직원들도 각종 소품들을 준비하고, 순서를 끊임없이 체크하는 등 무대 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며 땀흘렸다.

이벤트를 앞두고 양팀 감독으로 나선 김광현과 최정이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선발했고, 이 과정은 모두 구단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공유됐다. 또 15일에는 김광현팀, 16일에는 최정팀 선수들이 각각 모여 훈련을 하는 등 예상보다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팬들의 관심으로 인해 입장 티켓 정가에 웃돈을 얹은 '암표'까지 등장하자 구단이 단속에 나섰다. 좌석이 특정되는 암표들은 전부 예매를 취소시켰고, 현장 추가 판매 시스템도 마련했다.

사진=SSG 랜더스
사진=SSG 랜더스

'최광야구1429'에 맞춰 스페셜 상품들도 출시했고, 이 상품들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는 등 여러모로 SSG만의 가을 축제로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선수들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팬들의 열기에 다소 당황하면서도, 또 큰 감사함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김광현은 "저희끼리 노는 것에서 시작됐었는데 일이 이렇게 커졌다"면서 "내년이 문학구장 마지막인데, 어떻게 해야할지 벌써 걱정이 된다"며 벌써 1년 후 이벤트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사진=SSG 랜더스
사진=SSG 랜더스

최정도 어느새 마케팅팀의 마음에 동화되어 "선수들이 처음엔 퍼포먼스 참여를 어색해하다가, 다같이 해주겠다고 해서 다 고맙다. 이게 뭐라고 너무 고마운 마음이 들더라"며 웃었다.

시즌 후반기 반등에는 성공하며 희망의 가능성을 남긴 채 마무리했지만, 그래도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선수들은 이 이벤트가 섭섭할 팬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랐다.

최지훈은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나마 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게 이 경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다 채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내년, 내후년에는 이 경기를 좀 더 추울 때 하고싶다"며 올해의 아쉬움을 두번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7이닝 이벤트 경기가 끝난 후에도 구단에서 준비한 퍼포먼스 시상식과 선수들과 함께 응원가 부르기, 특별 영상 상영, 불꽃놀이 등 계속해서 이벤트가 이어졌다. 한낮에 야구장을 방문한 팬들은 해가 지고 밤이 늦도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움을 만끽했다.

SSG팬들에게는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위로하는 최고의 하루였다.

출처: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