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친다”는 가을 골프, 수명 늘리는 의학적 효능 크다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반기는 완연한 가을이다. 특히 가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로, 골퍼들에게 가을은 ‘빚을 내서라도(돈을 주고서라도) 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프하기 좋은 계절이다. 골프 갤러리들도 직접 코스를 누비며 선수들의 역동적인 샷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최적기다.2026시즌 KLPGA투어 시즌 스물일곱...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하늘이 반기는 완연한 가을이다. 특히 가을은 운동하기 좋은 계절로, 골퍼들에게 가을은 ‘빚을 내서라도(돈을 주고서라도) 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프하기 좋은 계절이다. 골프 갤러리들도 직접 코스를 누비며 선수들의 역동적인 샷을 눈에 담을 수 있는 최적기다.
2026시즌 KLPGA투어 시즌 스물일곱 번째 대회인 ‘아이스버그골프·서울신문 오픈’이 16일(금) 개막해 18일(일)까지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H1 클럽(파72/6,953야드)에서 열린다.

의학적인 관점에서 골프를 규칙적으로 치게 되면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 근감소증 등 각종 질환의 발병 위험을 낮추고, 동반자와 함께 몇시간 동안 함께 얘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 정신건강에도 좋다. 특히 골프는 심장병과 뇌졸중 환자의 재활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골프장 18홀 동안 평균 걸어야 하는 거리가 6.5~8km에 달하는 만큼 걷다 보면 폐와 심장기능이 좋아진다. 무엇보다 골프장의 푸른 나무와 싱그러운 초록 잔디를 보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찌들어 있던 눈의 피로감이 사라지고 편안함을 느낀다. 이는 자외선과 적외선에서 멀리 있는 색깔, 즉 가시광선의 중심(550nm)에 있는 녹색이 눈에 안정감을 주고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해 골프만한 운동이 없다는 얘기다.
스웨덴 카로린스카대학병원이 다른 북유럽 국가 연구팀과 함께 30만명의 골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나이, 성별,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계없이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40%나 낮았으며 이는 약 5년의 수명증가와 맞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그 이유는 골프장 환경에서 찾았다. 푸른 나무를 보고 잔디를 밟으며 4~5시간 걸어야 하고 코스를 공략하기 위해 머리도 써야 한다. 또한 골프장에는 인생의 삶처럼 넓직하고 편안한 평지(페어웨이)도 있지만, 언덕과 연못, 벙커 등과 같은 굴곡도 있다. 이런 장애물을 극복하려면 좋은 전략과 함께 생각을 많이 해야하고 평소 연습도 필요하다.
노르웨이 스포츠과학대 울프 에케룬드 교수는 “고령 골퍼들이 골프를 친다면 계속 규칙적으로 해야 하며 카트보다 걷는 것이 건강과 장수를 위해 좋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골프재단이 조사한 결과, 18홀 동안 골퍼는 분당 심박수(심장박동)가 평균 100을 유지해 뇌졸중과 당뇨병 위험을 낮추고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감소에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뇌졸중협회는 65세 이상 노인(평균 연령 72세) 5900명을 대상으로 한달에 최소 한번 이상 골프를 규칙적으로 즐기는 그룹과 그렇지 않는 그룹으로 나눠 6개월에 한번씩 진료를 받고 1년마다 의학적 평가를 10년에 걸쳐 진행한 결과, 골프를 규칙적으로 치는 골퍼의 사망률이 15.1%로, 골프를 치지 않는 그룹의 24.6%보다 훨씬 낮았다. 골퍼들의 카트 이용 여부는 묻지 않았다. 이 조사와 관련해 비골퍼의 흡연이나 잘못된 생활습관이 고려되지 않아서 비교하기 곤란하다는 반박도 나오기도 했지만 골프는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긍정적이었다.
골프는 근력과 혈액순환에도 좋다. 나이가 들면 운동 강도가 센 농구나 테니스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골프는 상대방과 신체 접촉이 없고 부상 위험이 적어 고령의 나이에도 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가장 중요한 근력을 키울 수 있다. 골프는 18홀을 모두 돌지 못해도 공을 칠때 코어 근육 및 상체 근육과 같은 특정 근육을 사용해야 한다. 골프 스윙도 몸의 균형과 함께 상체 회전과 체중 이동이 일관되게 이뤄져야 한다. 근육량은 40세 이후부터 자연적으로 감소하는데, 50대에 약 1%씩 감소하고 80대에 이르면 총근육량의 40%에서 최대 60%를 잃는다. 근육이 빠지고 약해지면 자세가 틀어지고 관절 통증을 부르며 노년에 치명적인 낙상 위험도 커진다.

골프는 선수들을 따라 다니며 응원하는 ‘갤러리’들에게도 의학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먼저, 걷기의 운동 효과이다. 골프장 18홀 코스를 따라 걷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운동량이 요구되는 활동이다. 평지와 완만한 경사, 그리고 러프와 카트 도로를 번갈아 걸으며 대략 4~5시간 동안 수천 보에서 만 보 이상을 걷게 된다. 의학계에서 권장하는 가장 이상적인 유산소 운동 형태 중 하나는 강도가 변하는 ‘인터벌 워킹(Interval Walking)’이다.
갤러리로 코스를 누빌 때는 오르막을 오를 때 심박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내리막이나 평지에서 완만하게 호흡을 가다듬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는 심폐지구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데 탁월하다. 단조로운 트레드밀 위에서의 걷기보다 지루함이 적어 운동 지속 효과도 훨씬 높다.
둘째, 가을 햇살과 ‘세로토닌’의 체내 충전이다.
가을철 야외 활동이 주는 최고의 선물은 풍부한 자연광(햇볕)이다. 갤러리로서 야외에서 걷는 동안 피부가 적당량의 햇볕에 노출되면 체내에서 비타민 D가 합성된다.
비타민 D는 뼈의 건강을 지키는 칼슘 흡수를 도울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가을철의 밝은 햇빛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분비를 촉진한다.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세로토닌은 기분을 고양시키고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실내에 갇혀 지내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이번 주말 이천 H1클럽 같은 초록빛 필드에서의 갤러리 나들이는 지친 정신을 회복하는 훌륭한 ‘멘탈 힐링 테라피’가 된다.
마지막으로, 오감 자극을 통한 뇌 기능 활성화이다.
TV 화면이나 스마트폰으로 스포츠를 시청하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며 관람하는 것은 뇌에 전달되는 자극의 질이 다르다.
푸르른 잔디와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철 자연의 시각적 풍경, 선수가 공을 때릴 때 나는 청량한 타구음(청각), 상쾌한 가을바람과 흙 냄새(후각) 등 다양한 감각(오감)이 동시에 자극되면 뇌의 인지 기능이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는 유의미하게 낮아진다.
좋아하는 선수의 멋진 플레이에 환호하고 박수를 치는 과정에서 분출되는 아드레날린은 일상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강력한 에너지가 된다.
다만, 가을철 야외 걷기는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무리하면 관절이나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발이 편한 신발을 착용하고, 일교차이가 큰 만큼 입고 벗기 편한 경량 바람막이를 챙기는 것이 좋다. 걷는 중간 중간에 물을 마시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출처: 서울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