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김도영 빼면 온통 '악몽의 기록'…톨허스트, 준PO 1차전서 KIA 천적들 넘을 수 있을까
출처:LG 트윈스(MHN 정철우 기자) 온통 불리한 기록뿐이다. 상대 팀에 약했고, 경기가 열리는 구장에서도 좋은 기억이 없다. 특정 타자 몇 명에게 고전한 수준을 넘어 타선 곳곳에 자신을 괴롭혔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만한 기록은 김도영을 상대로 거둔 성적 정도다. 그러나 김도영에게도 홈런을 허용...

(MHN 정철우 기자) 온통 불리한 기록뿐이다. 상대 팀에 약했고, 경기가 열리는 구장에서도 좋은 기억이 없다. 특정 타자 몇 명에게 고전한 수준을 넘어 타선 곳곳에 자신을 괴롭혔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만한 기록은 김도영을 상대로 거둔 성적 정도다. 그러나 김도영에게도 홈런을 허용한 적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완벽한 우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LG 트윈스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낙점한 톨허스트가 마주한 현실이다.
LG는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톨허스트를 선발로 내세운다. 5전3승제로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잡은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70%를 넘는다. 단 한 경기로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승부에 톨허스트가 LG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서는 것이다.
문제는 톨허스트가 올 시즌 KIA를 상대로 남긴 기록이다.

톨허스트는 정규시즌 KIA와 5차례 맞붙어 1승3패, 평균자책점 6.20을 기록했다. 한두 차례 우연히 부진했던 것으로 설명하기에는 상대 전적이 너무 좋지 않다. 좋은 공을 던진 날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 6점대라는 숫자는 KIA 타자들이 톨허스트의 공을 상당히 편하게 공략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다섯 차례나 상대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외국인 투수에게는 생소함 자체가 무기가 될 수 있다.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은 공의 움직임이나 투구 습관, 변화구의 궤적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타석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투수를 여러 차례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타자들은 이전 타석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응 방법을 찾고, 전력분석팀은 투수의 장단점을 더욱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톨허스트는 이미 KIA 타자들에게 자신의 공을 충분히 보여줬다. 구종의 특성이나 볼 배합은 물론 위기 상황에서 어떤 공을 선택하는지까지 상당한 분석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정규시즌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던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같은 상대를 다시 만난다는 것은 결코 반가운 조건이 아니다.

경기가 열리는 광주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톨허스트는 올 시즌 광주 원정에서 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했다. KIA를 상대로 고전했다는 사실에 원정 구장에서의 부진까지 겹친 셈이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쏟아지는 포스트시즌 무대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톨허스트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정규시즌 성적이 포스트시즌 결과를 그대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단기전에서는 투수의 당일 컨디션과 볼 배합, 수비 집중력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상대 전적과 구장 성적이 모두 좋지 않은 투수가 가장 중요한 첫 경기에 나선다는 사실은 LG 입장에서 상당한 불안 요소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KIA 타자들과의 개별 상대 성적이다.
톨허스트를 가장 괴롭힌 타자는 김규성이다. 김규성은 톨허스트를 상대로 7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무려 0.714에 달한다. 표본이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7차례 타수에서 5개의 안타를 허용했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기록이다.

김규성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톨허스트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타자는 자신에게 강했던 투수를 상대할 때보다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투수를 만났을 때 훨씬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릴 수 있다. 반대로 투수는 특정 타자에게 반복적으로 안타를 허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볼 배합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
중심 타선에서도 상황은 좋지 않다.
KIA의 핵심 외국인 타자 카스트로는 톨허스트를 상대로 타율 0.429를 기록했다. 카스트로가 KIA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기록이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카스트로를 상대해야 한다면 톨허스트로서는 정규시즌의 좋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박재현 역시 톨허스트에게 강했다. 상대 타율이 0.400에 달한다. 톨허스트가 특정 유형의 타자에게만 약점을 보인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규성과 박재현처럼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도 많은 안타를 허용했고, 카스트로처럼 결정적인 순간 장타로 승부를 바꿀 수 있는 중심 타자에게도 고전했다. 테이블세터와 중심 타선 어느 한쪽만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나마 톨허스트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상대는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톨허스트를 상대로 9타수 2안타, 타율 0.222를 기록했다. 다른 KIA 타자들과 비교하면 톨허스트가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은 타자다. KIA 공격이 김도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김도영은 단순히 안타를 많이 때려내는 타자가 아니다. 출루 이후 빠른 발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할 수 있고, 장타 한 방으로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꿀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김도영을 효과적으로 막아낸다면 KIA 공격의 폭발력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톨허스트에게는 중요한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기록에도 함정은 있다.
톨허스트는 김도영에게 홈런을 한 차례 허용했다. 9타수 2안타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2개의 안타 중 하나가 홈런이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다. 김도영을 상대로 안타를 많이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과 결정적인 장타까지 막아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더구나 김도영은 한 번의 스윙으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타자다. 앞선 맞대결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포스트시즌에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김도영 역시 다섯 차례 맞대결을 통해 톨허스트의 공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KIA는 김도영 혼자 야구하는 팀이 아니다.
김도영을 막아내더라도 김규성과 박재현이 출루하고 카스트로가 해결하는 흐름이 만들어진다면 톨허스트는 또다시 어려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 김도영 한 명에게 집중하는 과정에서 다른 타자들에게 허점을 드러낼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결국 톨허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정규시즌과는 다른 접근이다.
이미 KIA 타자들에게 익숙해진 구종과 볼 배합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자신에게 강했던 타자들을 상대로는 이전과 다른 승부 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순서부터 결정구를 선택하는 상황까지 보다 세밀한 준비가 요구된다.
LG 벤치의 역할도 중요하다. 톨허스트가 KIA에 약했다는 사실은 이미 충분히 확인됐다. 그렇다면 왜 약했는지, 어떤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공략당했는지를 분석해 새로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규시즌의 실패를 단순히 운이 나빴던 결과로 치부해서는 포스트시즌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될 위험이 크다.
특히 1차전이라는 경기의 특성을 고려하면 톨허스트의 투구 내용에 따라 불펜을 얼마나 빠르게 가동할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책임져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단기전에서는 한 경기의 승리를 위해 평소보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할 때도 있다.

톨허스트가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KIA전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LG는 경기 초반부터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반대로 상대 전적의 열세를 뒤집고 안정적인 투구를 펼친다면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만큼 이번 등판은 톨허스트 개인에게도 중요한 시험대다.
정규시즌에서 특정 팀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투수가 포스트시즌에서 그 약점을 극복한다면 자신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문제를 반복한다면 상대 전적의 열세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현재까지 드러난 숫자만 놓고 보면 톨허스트에게 유리한 조건을 찾기는 쉽지 않다. KIA전 평균자책점 6.20, 광주 원정 평균자책점 5.68, 김규성 상대 피안타율 0.714, 카스트로 상대 0.429, 박재현 상대 0.400까지 어느 하나 마음 놓을 수 있는 기록이 없다.
김도영을 상대로 기록한 피안타율 0.222가 사실상 유일한 위안이지만 그마저도 홈런을 허용했다는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LG는 톨허스트에게 준플레이오프의 첫 경기를 맡겼다. 정규시즌의 상대 전적보다 현재의 구위와 준비 과정, 그리고 큰 경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경쟁력을 더 높게 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제 그 선택이 옳았는지는 마운드 위에서 증명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단순한 첫 경기가 아니다. 승리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70%를 넘는다는 점에서 시리즈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승부다. 톨허스트는 하필 자신을 가장 괴롭혔던 상대, 가장 좋지 않았던 구장에서 그 중책을 맡게 됐다.
김도영을 막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김규성과 박재현의 출루를 억제해야 하고, 카스트로의 방망이까지 잠재워야 한다. 정규시즌에 자신을 괴롭혔던 모든 약점을 한꺼번에 극복해야 하는 승부다.
톨허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호투가 아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기록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투구다. 17일 광주 마운드는 톨허스트가 KIA의 먹잇감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가을야구의 영웅으로 거듭날 것인지를 가르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출처: MHN스포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