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DNA’만 믿기엔 불안…LG가 풀어야 할 두 가지 숙제

‘가을 DNA’만 믿기엔 불안…LG가 풀어야 할 두 가지 숙제

[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를 제압하고 가을야구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다음 상대는 정규시즌 막판 LG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KIA 타이거즈다.LG는 17일 오후 2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KIA와의 원정 1차전에 돌입한다.올 시즌 초반만 해도 LG의 흐름...

[데일리안 = 김윤일 기자]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를 제압하고 가을야구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다음 상대는 정규시즌 막판 LG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KIA 타이거즈다.

LG는 17일 오후 2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6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KIA와의 원정 1차전에 돌입한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LG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디펜딩 챔피언다운 경기력을 앞세워 선두 경쟁을 벌였고, 강팀의 면모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경기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8월에는 승률 5할을 지키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지만, 9월 이후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다. 시즌 막판에는 3위 자리마저 내줬고,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KIA에 패하며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두 팀의 격차는 크지 않지만 최근 흐름은 다르다. KIA는 정규시즌 마지막 LG전에서 8회말 김도영의 결승 투런 홈런을 앞세워 4-2로 승리했고,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LG 입장에서는 순위 경쟁에서 밀려난 아쉬움을 털어내는 동시에, 상대 전적 열세까지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 트윈스. ⓒ 연합뉴스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LG 트윈스. ⓒ 연합뉴스

풍부한 가을 경험은 강점…관건은 타선의 응집력

LG가 기대를 걸 수 있는 대목은 포스트시즌 경험이다. 2000년대에는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며 긴 침체기를 겪었지만, 2019년 이후 꾸준히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고 있다. 그 사이 한국시리즈 우승도 두 차례 경험했다. 단기전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고, 큰 경기의 압박을 견뎌본 선수들이 많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LG는 정규시즌 막판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선발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마운드를 지켰고, 타선은 필요한 순간 점수를 뽑았다. 무엇보다 두산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하며 다음 라운드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다만 한 경기의 승리만으로 시즌 내내 이어진 타격 기복까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심타선의 무게감은 여전히 물음표다. 오스틴 딘이 장타력과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하고, 문정빈과 송찬의 등 젊은 타자들도 제 몫을 해줘야 한다. 두 선수는 정규시즌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단기전에서 상대 투수의 구위와 경기 운영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오스틴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1회말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최근 무안타 흐름을 끊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다만 준플레이오프는 상대의 분석과 집중 견제가 한층 강해지는 무대다. 오스틴 한 명에게 공격을 의존하기보다 문보경과 박동원, 박해민 등 경험 있는 타자들이 연결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테이블세터의 출루도 중요하다. 박해민을 제외한 타자들의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중심타선에 기회가 충분히 연결되기 어렵다. 오지환의 몸 상태 역시 변수다.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반등했지만 부상 여파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만큼, 정상적인 수비와 타격을 기대할 수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신민재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왼쪽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꼈으나, 구단은 준플레이오프 원정에 동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 연합뉴스
LG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 연합뉴스

최대 약점은 불펜…KIA전 악몽도 지워야

가장 큰 부담은 마운드, 그중에서도 불펜이다. LG는 정규시즌 막판 주축 투수들의 이탈과 부진이 겹치면서 경기 후반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무대에서 돌아온 고우석은 선수 등록 시한을 넘겨 포스트시즌 출전이 불가능하고, 마무리 손주영은 목 부위 부상 진단을 받았다. 손주영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서 제외됐으며, 준플레이오프 출전 여부도 몸 상태를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

손주영은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바꿔 47경기에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하며 뒷문을 지켰다. 이런 투수가 빠진 상황에서 고우석까지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은 LG에 큰 타격이다. 베테랑 김진성도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결국 염경엽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특정 마무리에게 의존하기보다 여러 투수를 나눠 투입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고, 첫 경기에서는 이 선택이 통했다.

선발도 고민이다. 단기전에서는 선발이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경우 불펜의 부담이 급격히 커진다. LG의 선발진은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톨허스트와 카라스코, 임찬규가 경기 초반부터 실점을 최소화하고 이닝을 끌어줘야 불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원정에서 시작하는 준플레이오프 초반 두 경기에서 투수 운용이 꼬이면 시리즈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상대가 KIA라는 점도 부담이다. LG는 정규시즌 막판 KIA와의 맞대결에서 연이어 역전패를 당하며 흐름을 내줬다. KIA는 장타력을 갖춘 김도영을 중심으로 경기 후반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LG가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KIA의 후반 집중력이 더욱 위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규시즌 막판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선발이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수비 실수와 볼넷을 줄여 불필요한 위기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출처: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