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KIA와 다시 만날 수 없었다… 의구심 있었던 80억 대형 투자, 시작은 아무 문제 없었다
▲ 4년 80억 원 계약의 첫 시즌에서 기대치를 충족하는 성적을 거둔 두산 박찬호 ⓒ곽혜미 기자[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80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이적한 박찬호(31)는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에서 친정팀 KIA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워낙 정이 들었던 팀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4년 총액 80억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하고 이적한 박찬호(31)는 시즌 막판 포스트시즌에서 친정팀 KIA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워낙 정이 들었던 팀이고, 광주에서 KIA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도 개인적으로는 뜻 깊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옛 동료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그림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그 기회가 있었다. 두산은 일찌감치 5위를 확정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대비했다. 4위가 관심이었다.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KIA가 3위, LG가 4위를 확정하면서 박찬호의 목표는 명확해졌다. LG를 내리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가면 KIA와 만날 수 있었다. 모든 게 심플해졌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박찬호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로) 선수들 의견이 진짜 거의 반반으로 갈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KIA가 되기를 바랐다”면서 업셋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시작부터, 경기 끝까지 그 의지가 잘 보였다. 공·수·주 모두에서 대활약이었다.

이날 선발 1번 유격수로 나선 박찬호는 경기 시작부터 중전 안타를 쳤다. 주먹을 불끈 쥐고 1루로 뛰어 나갔다. 이어 안재석의 2루 땅볼 때는 기민한 주루 플레이와 감각적인 슬라이딩으로 병살을 막았다. 일단 1·2루 사이에 멈춰서 태그를 피한 박찬호는 2루수 신민재가 일단 1루로 던지자 지체 없이 2루로 뛰었다. 공이 먼저 도착했지만 베이스에서 먼 오른손을 뻗고 왼팔을 숨기며 태그를 피했다.
이어 3루 도루까지 성공하는 등 이날 경기 초반 가장 빛이 난 선수는 단연 박찬호였다. 또한 7회 실점 위기에서 문보경의 강습 타구를 감각적인 숏바운드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는 등 호수비 또한 선보였다. 왜 두산이 이 선수에게 4년 총액 80억 원을 투자했는지 잘 보여주는 경기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준플레이오프 진출, 그리고 친정팀 KIA와 포스트시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두산은 이날 타선이 계속 고전한 가운데 1-4로 졌다. 경기 중반 동점 내지 역전 찬스에서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고 상대 호수비에 막히면서 무릎을 꿇었다. 정규시즌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무조건 이기고 2차전을 성사시켜야 했던 두산은 그렇게 시즌을 아쉽게 마감했다.

다만 박찬호의 영입 당위성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했다. 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문제에 고민하던 두산은 공·수 모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박찬호를 최우선 대상자로 찍고 협상에 돌입했다. 원 소속팀 KIA는 물론 KT까지 박찬호에 달려들었으나 두산의 확고한 영입 의지를 확인한 뒤 결국 물러서야 했다. “다른 팀들이 따라오면 두산은 더 부를 기세”였다는 게 KIA·KT 관계자들의 회상이다. 그렇게 4년 80억 원의 계약이 완성됐다.
‘오버페이’라는 지적은 있었지만 박찬호는 시즌 143경기에 나가 타율 0.283, 5홈런, 54타점, 3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6의 성적을 거뒀다. 가장 우려가 됐던 득점 생산력 측면에서 아주 큰 폭의 저하는 없었고, 수비에서는 든든한 모습으로 내야진의 리더가 됐다. 두산 내야 전체의 수비력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코칭스태프에서 나왔다. 2023년 이후 첫 30도루 시즌도 만들어냈다.
전체적인 팀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측면에서도 공헌을 했고, 유격수 문제는 상당 부분 사라졌다. 4년 80억 원 투자가 최근 2~3년 수준의 공헌도를 기대하고 이뤄졌다면, 적어도 첫 해는 그 기대치를 충족하는 시즌을 보낸 셈이 됐다. 내년에도 확실한 내야의 구심점을 가진 채 출발할 수 있는 두산이다.

출처: 스포티비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