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시티 여자팀 청천벽력, 잘못한 건 남자팀인데…1조6000억 재정 스캔들→선수 영입·재계약까지 '빨간불'

맨시티 여자팀 청천벽력, 잘못한 건 남자팀인데…1조6000억 재정 스캔들→선수 영입·재계약까지 '빨간불'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를 뒤흔든 초대형 재정 스캔들이 여자팀에까지 번질 조짐이다.[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를 뒤흔든 초대형 재정 스캔들이 여자팀에까지 번질 조짐이다.100건이 넘는 재정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해 독립위원회가 유죄 판단을 내리면서 구단 전체가 거...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를 뒤흔든 초대형 재정 스캔들이 여자팀에까지 번질 조짐이다.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를 뒤흔든 초대형 재정 스캔들이 여자팀에까지 번질 조짐이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시티를 뒤흔든 초대형 재정 스캔들이 여자팀에까지 번질 조짐이다.

100건이 넘는 재정 규정 위반 혐의에 대해 독립위원회가 유죄 판단을 내리면서 구단 전체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맨시티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기반을 둔 후원사들과 '위장 계약'을 체결하고 9년 동안 무려 8억5000만 파운드(약 1조5139억 원) 이상의 자금을 구단에 유입시켰다는 판단이다.

당장 여자팀이 승점 삭감이나 벌금 등 직접적인 징계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안심할 상황도 아니다. 남자팀과 지주회사, 주요 경영진, 상업 후원사를 공유하는 구조인 만큼 재정 제재가 현실화하면 여자팀 역시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선수 영입과 재계약, 후원 계약에까지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자팀의 재정 비리 논란이 여자팀의 미래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디 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간) "맨시티를 둘러싼 프리미어리그의 재정 규정 위반 사건이 여자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구단의 운영 구조와 재무제표, 향후 제재 가능성을 집중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맨시티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아부다비 유나이티드 그룹(ADUG)과 연계된 자금을 상업 수익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재정 규정을 우회한 것으로 판단됐다.

프리미어리그가 문제 삼았고 독립위원회도 인정한 회계상 부정 금액은 총 9억2140만 파운드(약 1조641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8억3070만 파운드(약 1조4795억 원)가 부풀려진 상업 수익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맨시티는 즉각 판정에 불복해 항소했다. 구단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향후 스포츠·재정 제재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자연스럽게 여자팀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여자팀이 이번 사건에 직접 연루된 것은 아니다. 맨시티 여자팀은 남자팀과 같은 지주회사 아래에 있지만 법적으로는 별개의 조직이다. 독립 법인인 '맨체스터 시티 위민스 풋볼 클럽 유한회사'로 운영되며 프리미어리그가 아닌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에 참가한다.

WSL은 프리미어리그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대회다. 따라서 프리미어리그가 남자팀에 내리는 징계가 여자팀에 자동으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독립위원회의 조사와 판정 어디에도 여자팀은 직접적인 위반 주체로 등장하지 않았다. 6년 전 유럽축구연맹(UEFA)이 맨시티의 재정 거래를 조사했을 당시에도 여자팀은 연루되지 않았다.

더욱이 문제가 된 2009~2018년에는 WSL에 현재와 같은 재정 규정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여자축구 구단들이 준수해야 할 별도의 재정 지속가능성 규정은 이번 시즌에야 도입됐다.

디 애슬레틱은 "현재까지 WSL 풋볼이 맨시티 여자팀을 상대로 재정 비리 조사를 시작하려 한다는 징후는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법적으로 분리된 두 팀이 실제 운영에서는 상당 부분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맨시티 여자팀은 2012년 남자 구단과 공식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2014년 별도 법인으로 편입됐다. 현재 자체 축구 디렉터와 전무이사를 두고 있지만 최종적인 관리·감독 권한은 칼둔 알 무바라크 회장에게 있다. 남자팀 법인의 회장이기도 한 인물이다.

2018년에는 남녀팀 이사진이 사실상 동일했다. 남자팀에 이사 한 명이 더 있었을 뿐이다.

시설과 인력도 오랫동안 공유해 왔다. 여자팀은 과거 에티하드 캠퍼스에서 유소년 아카데미와 함께 훈련했고 팀 버스와 의료진, 물리치료사, 조리 인력 등도 공동으로 활용했다.

현재는 1000만 파운드(약 178억 원) 이상을 투입한 최첨단 전용 훈련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홈경기는 2023년부터 '조이 스타디움'으로 불리는 아카데미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상업적인 관계도 긴밀하다. 여자팀은 남자팀과 에티하드항공, 레볼루트 등 주요 후원사를 공유한다.

결국 남자팀에 막대한 재정 제재가 내려져 모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어든다면 여자팀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 글로벌 스포츠 전문 '디 애슬레틱'은 16일 "맨시티를 둘러싼 프리미어리그의 재정 규정 위반 사건이 여자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구단의 운영 구조와 재무제표, 향후 제재 가능성을 집중 분석했다.
▲ 글로벌 스포츠 전문 '디 애슬레틱'은 16일 "맨시티를 둘러싼 프리미어리그의 재정 규정 위반 사건이 여자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구단의 운영 구조와 재무제표, 향후 제재 가능성을 집중 분석했다.

실제로 맨시티 여자팀은 아직 재정적으로 완전히 자립하지 못했다.

2025년 결산 재무제표에는 "회사가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모기업의 지분 투자를 통해 운영 자금을 계속 지원받을 예정"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구단의 성장 과정에서도 모기업의 지원은 결정적이었다.

2013년 맨시티 남자팀 법인은 여자팀에 25만6000파운드(약 4억5600만 원)를 지원했다. 여기에 구단의 훈련시설과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더해지면서 여자팀은 이듬해 WSL 1부리그 참가 자격을 확보했다.

당시 맨시티가 참가권을 얻는 과정에서 잉글랜드 여자축구의 전통 강호 돈캐스터 벨스가 밀려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돈캐스터는 22년 동안 최상위리그에서 경쟁한 창립 멤버였지만 독립 심사위원회는 최소 참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올해 5월 문을 연 맨시티 여자팀의 최첨단 전용 훈련시설 역시 모기업의 막대한 자금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외부 보조금이 아닌 구단의 기업 투자 구조와 모기업 지원을 통해 건설됐다.

그렇다면 여자팀 역시 남자팀처럼 상업 수익을 비정상적으로 부풀리며 성장했을까.

디 애슬레틱은 이 부분에 대해 신중한 분석을 내놨다.

공개된 재무 자료에 따르면 맨시티 여자팀은 2015년 총 56만2000파운드(약 1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가운데 상업 수익은 19만2000파운드(약 3억4200만 원)로 전체의 34%였다.

그러나 2024-2025시즌에는 총수익이 1060만 파운드(약 189억 원)까지 급증했다. 상업 수익만 690만 파운드(약 123억 원)로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약 10년 만에 상업 수익이 35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다만 이런 증가세만으로 여자팀에도 회계 부정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여자축구 시장 전체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에 따르면 2024-2025시즌 WSL 12개 구단의 총수익은 9000만 파운드(약 1603억 원)로 직전 시즌보다 39% 증가했다. 상업 수익도 1500만 파운드(약 267억 원) 늘어난 4100만 파운드(약 73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첼시가 1600만 파운드(약 285억 원)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다. 맨시티 여자팀의 상업 수익은 오히려 주요 경쟁팀보다 적었고 첼시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디 애슬레틱은 맨시티 여자팀이 남자팀과 같은 방식으로 상업 수익을 상당한 수준까지 부풀렸다고 볼 만한 뚜렷한 정황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물론 의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맨시티 여자팀이 2024-2025시즌 벌어들인 상업 수익 690만 파운드(약 123억 원) 가운데 약 440만 파운드(약 78억 원)는 시티 풋볼 그룹(CFG) 전체의 공동 계약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공동 후원 계약의 수익을 여자팀에 어떤 기준으로 배분하는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딜로이트 역시 남녀팀이 공유하는 상업 계약의 수익 배분 방식이 구단마다 일관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여자팀의 전체 자금 규모가 남자팀보다 훨씬 작았던 만큼 남자팀에서 나타난 수준의 대규모 수익 부풀리기가 이뤄질 여지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선수 영입에 투입한 금액도 마찬가지다.

맨시티 여자팀은 2014년 WSL 진입 당시 스테프 호턴과 질 스콧, 토니 더건 등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이적료와 에이전트 수수료로 총 2만2525파운드(약 4012만 원)를 지출했다.

당시 여자축구에서는 상당한 투자였다. 맨시티는 그해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고 2016년에는 구단 역사상 첫 WSL 정상에 올랐다.

2023년에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질 로르트를 약 30만 파운드(약 5억3400만 원)에 영입하며 당시 영국 여자축구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이적시장을 주도한 구단은 오히려 첼시와 아스널이었다.

첼시는 지난해 1월 미국 국가대표 수비수 나오미 기르마를 110만 달러에 영입했다. 아스널은 같은 해 7월 캐나다 국가대표 윙어 올리비아 스미스를 데려오는 데 100만 파운드(약 17억8100만 원)를 지출했다.

이어 첼시와 런던 시티 라이어니스도 각각 알리사 톰프슨과 그레이스 게요로 영입에 100만 파운드(약 17억8100만 원) 이상을 투자했다.

반면 맨시티 여자팀의 역대 최고 이적료는 올해 1월 미국 국가대표 미드필더 샘 코피를 영입하면서 포틀랜드 손스에 지급한 65만 파운드(약 11억5800만 원)다.

연봉 규모도 리그 최상위권이지만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다.

맨시티 여자팀의 2024-2025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은 849만 파운드(약 151억 원)로 직전 시즌 704만 파운드(약 125억 원)보다 증가했다.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약 300만 파운드(약 53억4300만 원) 많지만 아스널의 1132만 파운드(약 202억 원), 첼시의 1452만 파운드(약 259억 원)에는 크게 못 미친다.

다만 자메이카 국가대표 공격수 카디자 쇼와 체결한 새로운 4년 계약은 향후 연봉 총액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쇼는 시즌당 최소 160만 파운드(약 28억5000만 원)를 받는다.

여기에 올여름 아스널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합류한 잉글랜드 국가대표 윙어 베스 미드의 연봉도 추가된다.

결국 맨시티 여자팀이 남자팀과 똑같은 방식으로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여자축구 시장을 지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매체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구단 관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이미지 추락'이다.

맨시티 여자팀은 WSL 우승을 차지한 강호이자 현재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가슴에 달고 뛰는 엠블럼은 남자팀과 같다.

100건 이상의 재정 규정 위반 혐의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구단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자팀에까지 덧씌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디 애슬레틱은 여자축구계에서 맨시티 여자팀이 쌓아온 위상에 상당한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당장 선수 영입과 재계약 협상에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구단의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정상급 선수들이 맨시티 이적을 선택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기업들도 재정 스캔들에 휘말린 구단과 새로운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맨시티는 내년 여름 계약이 만료되는 핵심 선수들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윙어 로런 헴프와 네덜란드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케르스틴 카스파레이 등이 대상이다. 남자팀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 이들의 잔류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 제재에 따른 간접적인 충격도 무시할 수 없다.

여자팀은 프리미어리그의 직접적인 징계 대상이 아니지만 모기업의 지원 규모가 줄어들 경우 선수 영입과 연봉 지급, 시설 투자 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WSL에는 여자 구단이 속한 기업집단에서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할 경우 승점 삭감이 가능하다는 규정도 존재한다.

현재 맨시티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남자팀과 모기업의 문제가 여자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적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맨시티 구단 수뇌부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페란 소리아노 맨시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초 여자팀 훈련시설을 직접 방문해 선수단과 직원들에게 구단의 입장을 전달했다.

맨시티는 앞으로도 무죄를 주장할 것이며 모든 구성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각자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여자팀은 재정 스캔들 속에서도 정상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독립위원회 판정이 알려진 이후 여자슈퍼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치른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했다.

안드레 예글레르츠 맨시티 여자팀 감독도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평소와 다름없다(Business as usual)"며 흔들림 없이 시즌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구단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맨시티 여자팀은 이번 재정 스캔들의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다. 하지만 남자팀과 오랜 기간 공유해 온 자본과 인프라, 브랜드가 오히려 위기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징계는 피하더라도 재정 지원 축소와 선수 이탈, 후원 계약 차질 등 장기적인 후폭풍까지 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남자팀에서 시작된 초대형 재정 스캔들이 여자팀의 미래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