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후원금' 공백에 흔들린 파주 프런티어 FC, 재정난 키운 ‘예산 편성 허점'

'15억 후원금' 공백에 흔들린 파주 프런티어 FC, 재정난 키운 ‘예산 편성 허점'

파주 프런티어 FC가 선수단 급여 지급 차질과 구단 재정 정상화 방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입장문은 재정 위기의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구단의 예산 편성과 위기관리 과정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뼈아픈 의문을 남겼다.황보관 파주 프런티어 FC 단장은 15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선수단과 사무국 구성...

파주 프런티어 FC가 선수단 급여 지급 차질과 구단 재정 정상화 방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입장문은 재정 위기의 배경을 설명하는 동시에, 구단의 예산 편성과 위기관리 과정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뼈아픈 의문을 남겼다.

황보관 파주 프런티어 FC 단장은 15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선수단과 사무국 구성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급여 문제 해결 및 재정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제시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파주 프런티어 FC의 2026시즌 예산은 총 9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파주시 지원금 60억 원과 경기도 지원금 5억 원, 자체 수입 목표 10억 원, 그리고 관내 대기업 후원 목표액 15억 원으로 구성된 예산이다.

문제는 전체 예산의 약 16.7%를 차지하는 대기업 후원금이 실제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구단은 당시 후원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구단주가 부족한 재원을 보전하겠다는 약속을 전제로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쳐 예산을 확정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후원금과 대체 재원이 모두 마련되지 않으면서 약 15억 원의 재정 공백이 현실화됐다.

여기서 짚어야 할 핵심은 단순한 후원 유치 실패가 아니다. 확정되지 않은 불투명한 재원을 주요 수입 항목으로 반영하면서, 만약 이를 확보하지 못했을 때 구단 운영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대비책이 있었느냐는 점이다.

기업 후원은 협상 결과와 대내외 사정에 따라 언제든 변동될 수 있는 유동적 자금이다. 후원금 확보를 전제로 선수 계약과 시즌 운영 계획을 수립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안전장치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구단은 시 차원의 부족 재원 보전 조건을 명확히 문서화하지 못했고, 재원 확보 지연 가능성이나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 계획도 면밀히 마련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인정했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외부 후원 불발에 따른 불가항력적 결과가 아니라, 예산 수립에서의 안일함과 리스크 관리 과정의 허점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단은 파주시장인 구단주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당초 재정 지원 계획과 새로운 행정체계 사이에 조정이 필요했고, 관련 협의가 길어지면서 적기에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행정체계의 변화가 재정 지원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지자체의 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시민구단이라면, 행정적 변화에 따른 리스크 역시 운영 계획 단계에서 상수로 두고 대비했어야 마땅하다.

특히 전임 구단주의 부족 재원 보전 약속이 어떤 공식 절차와 법적 근거를 통해 이뤄졌으며, 실제 예산 집행 가능성은 어느 수준까지 검증됐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다. 현재 공개된 입장문만으로는 당시 이사회가 재원 확보 가능성을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보전 약속을 어떻게 검증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구단 운영의 책임은 외부 환경이 바뀌지 않기를 기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조직이 정상 작동하도록 안전망을 구축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급여 문제를 해결하는 구단의 접근 방식도 짚어볼 부분이다. 황보관 단장은 선수단과 사무국의 일률적인 급여 삭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히며, 재정이 정상화될 때까지 경영진이 보수를 받지 않는 방안을 파주시에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이 우선적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는 긍정적이나, 보수 반납만으로 15억 원에 달하는 재정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구단은 필수 운영비를 제외한 지출을 줄이고 지난 6월부터 선수 에이전트 등과 계약 조정을 협의해 왔으나, 이적과 등록 시기가 정해져 있는 프로축구 규정상 시즌 도중 인원을 즉각 감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제약도 토로했다.

타당한 설명이지만, 선수 계약의 경직성은 프로구단 경영진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 도중에 계약을 쉽게 해지하거나 줄일 수 없는 구조라면, 애초에 계약을 체결하기 전 급여 지급 능력을 훨씬 보수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사후 약방문 격인 비용 절감 노력과 애초에 위기를 예방하지 못한 경영 책임은 철저히 구분해 평가받아야 한다.

파주 프런티어 FC는 구조적인 해결책으로 민간 인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 8월 27일 파주시에 공식 제안한 이 방안에는 민간이 구단의 소유와 경영 책임을 지되 시민구단으로서의 공공성을 유지하고, 시의 재정 부담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민간 인수 주체가 올 시즌 부족 재원 약 15억 원을 선제적으로 전액 책임진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민간 인수를 통한 체질 개선 자체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대안이다. 그러나 현재 공개된 내용은 어디까지나 구단이 파주시에 올린 제안 수준이다. 실제 인수 주체의 재정 능력과 구체적인 인수 조건, 15억 원 선제 부담의 이행 가능성 등이 어느 단계까지 진척됐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확보되지 않은 후원금에 의존했다가 위기를 자초한 전례가 있는 만큼, 새로운 정상화 방안 역시 실현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위기 타개책이 또 다른 미확정 약속에 기대는 구조라면 똑같은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인수 주체의 자금 조달 계획과 기존 계약 승계 여부, 파주시의 향후 지원 범위 등에 대한 투명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뒤따라야 하는 이유다.

황보관 단장은 입장문 내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며, 지속 가능한 구단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 선수단과 사무국 구성원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책임지겠다는 선언적 구호가 아니다. 당장의 생계와 직결된 급여 불안이 실제로 언제, 어떻게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시간표다. 아쉽게도 이번 입장문에는 재원 확보의 구체적인 시점과 급여 지급 일정이 명시되지 않았다.

구단이 재정 위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영진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문제 해결의 출발점일 뿐, 예산 수립 단계의 한계를 덮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불확실한 재원을 전제로 한 예산 편성이 왜 강행됐고, 이를 제어할 내부 통제 장치는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철저한 복기가 선행돼야 한다.

선수들에게는 경기에만 집중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정작 그들이 안심하고 그라운드를 누빌 최소한의 환경조차 보장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질 수밖에 없다. 파주 프런티어 FC가 약속한 책임경영의 진정성은 고개 숙인 사과문이 아니라, 앞으로 제시하고 입증해 낼 구체적인 재정 정상화 실행 계획을 통해 평가받게 될 것이다.

출처: 몬스터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