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이제 '넷플릭스 시대'…OTT 공룡, 2030 월드컵 104경기 싹쓸이→"스페인 방송계 발칵, 지상파 초비상"

월드컵도 이제 '넷플릭스 시대'…OTT 공룡, 2030 월드컵 104경기 싹쓸이→"스페인 방송계 발칵, 지상파 초비상"

▲ 세계 최대 OTT 기업 넷플릭스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중계권을 전격 확보했다.[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중계권을 전격 확보했다. 스페인과 안도라 지역에서 대회 104경기를 모두 중계하는 파격적인 계약으로,...

▲ 세계 최대 OTT 기업 넷플릭스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중계권을 전격 확보했다.
▲ 세계 최대 OTT 기업 넷플릭스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중계권을 전격 확보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중계권을 전격 확보했다. 스페인과 안도라 지역에서 대회 104경기를 모두 중계하는 파격적인 계약으로, 전통 방송사들이 주도해 온 유럽 축구 중계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건 2030 월드컵이 스페인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스페인은 모로코, 포르투갈과 함께 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여기에 올해 미국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우승국이란 상징성까지 더해져 중계권의 가치는 한층 높아졌다. 반면 기존 월드컵 중계를 책임졌던 스페인 공영방송 RTVE는 아직 중계권을 확보하지 못해 입지가 흔들리는 분위기다.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는 14일(한국시간) "넷플릭스가 2030 월드컵의 스페인·안도라 지역 독점 중계권을 사들였다"며 "스페인과 모로코,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하는 대회 104경기를 모두 중계하게 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계약으로 스페인 스포츠 중계권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FIFA는 13일 이번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단순한 스포츠 중계권 확보를 넘어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가운데 하나가 남자 축구대표팀의 메이저 국제대회 중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간 스페인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와 스포츠 전문 사업자가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국제축구대회 중계권 시장을 주도했다. 하나 넷플릭스가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핵심 중계권을 선점하면서 기존 질서에 균열이 생겼다.

특히 2030 월드컵은 어느 때보다 높은 흥행성이 기대되는 대회다.

스페인은 공동 개최국인 데다 올해 미국에서 열린 2026 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라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선다.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세계 정상 수성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스페인 국민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넷플릭스가 모든 경기를 유료로 독점 중계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계약에는 스페인 시청자들의 무료 시청권을 보장하는 조건이 포함됐다. 매 경기일 최소 1경기를 무료로 볼 수 있으며 스페인 대표팀의 모든 경기와 준결승 2경기, 결승전은 전국 단위 무료 방송 채널을 통해 중계된다.

문제는 해당 중계를 담당할 방송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RTVE를 비롯한 현지 주요 방송사들이 무료 중계권 확보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곳은 RTVE다.

RTVE는 최근 수년간 스페인에서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국제축구대회를 중계해 온 대표적인 방송사다. 그러나 현재까지 2030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했다는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아트레스메디아와 메디아세트, 메디아프로, DAZN 등 다른 방송·스포츠 중계 사업자들도 별도 계약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RTVE로서는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월드컵에서 기록적인 흥행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RTVE는 2026 월드컵 당시 스페인 대표팀의 모든 경기를 포함해 총 33경기를 중계했다. 시청률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RTV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사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 월드컵을 한 차례 이상 시청한 사람은 3843만 명에 달했다. 스페인 전체 인구의 무려 80.8%에 해당한다.

33경기의 평균 시청자 수는 487만 명이었고 평균 시청 점유율은 45.9%를 기록했다. 스페인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RTVE를 통해 월드컵을 접한 셈이다.

엘문도는 "이 같은 수치는 월드컵이 방송시장에서 얼마나 탐나는 콘텐츠인지 보여준다"며 "넷플릭스의 이번 계약이 왜 그토록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도 설명한다"고 짚었다.

2026 월드컵 당시 중계권 구조는 지금과 달랐다.

RTVE가 일부 경기의 무료 중계권을 확보했고 메디아프로는 대회 전체의 유료방송 중계권을 가져갔다. 이후 DAZN이 메디아프로와 계약을 맺어 104경기를 모두 제공했다. 이 가운데 71경기는 유료 가입자에게만 공개됐다.

그러나 2030 월드컵에서는 넷플릭스가 중계권 시장의 중심에 선다. 104경기 전체의 권리를 보유한 넷플릭스가 무료 방송사와의 협상까지 주도하는 구조다.

RTVE가 기존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스페인 주요 민영방송사들이 월드컵 무료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관심사는 천문학적인 계약 규모다.

넷플릭스와 FIFA는 이번 중계권 계약에 얼마가 투입됐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이 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엘문도는 지난해 3월 RTVE가 2026 월드컵 중계권 확보를 위해 5500만 유로(약 825억 원)를 제시했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당시 RTVE로서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였다.

호세 파블로 로페스 RTVE 회장은 이후 2026 월드컵의 경기당 중계권료가 120만3000유로(약 18억 원)라고 설명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경기당 168만4000유로(약 25억 원)를 지불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용이 낮아졌다. RTVE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약 3200만 유로(약 480억 원)를 투자해 19경기를 중계했다.

▲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는 14일 "넷플릭스가 2030 월드컵의 스페인·안도라 지역 독점 중계권을 사들였다"며 "스페인과 모로코,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하는 대회의 104경기를 모두 중계하게 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계약으로 스페인 스포츠 중계권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보도했다.
▲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는 14일 "넷플릭스가 2030 월드컵의 스페인·안도라 지역 독점 중계권을 사들였다"며 "스페인과 모로코,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하는 대회의 104경기를 모두 중계하게 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계약으로 스페인 스포츠 중계권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넷플릭스의 이번 계약은 성격부터 다르다.

일부 경기만 확보했던 RTVE와 달리 넷플릭스는 104경기 전체의 중계권을 손에 넣었다. 자체 플랫폼에서 경기를 제공하는 동시에 무료 방송사에 일부 경기의 중계권을 재판매할 수도 있다.

따라서 과거 RTVE의 경기당 중계권료에 104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약 규모를 계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독점권의 범위와 재판매 가능성, 세부적인 상업적 조건 등이 최종 금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넷플릭스가 실제로 지불한 금액에 관한 공식 발표나 신뢰할 만한 추정치는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번 계약이 지닌 전략적 가치는 분명하다. 넷플릭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을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를 확보했다. 더욱이 개최국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스페인에서 월드컵을 중계한다는 점에서 막대한 흥행 효과가 기대된다.

넷플릭스는 단순한 경기 중계에 머물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대회 기간 경기 전 프리뷰와 하프타임 분석, 경기 종료 후 해설, 일일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할 예정이다. 스페인 시청자의 취향과 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해 월드컵을 하나의 거대한 방송 이벤트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는 "월드컵만큼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행사는 많지 않다"며 이번 계약의 의미를 강조했다.

바자리아 CCO는 올해 스페인이 월드컵 정상에 올랐을 당시 직접 경기장에서 우승 장면을 지켜봤던 경험도 떠올렸다. 스페인이 공동 개최하는 2030 월드컵을 현지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은 특별한 기회라는 설명이다.

FIFA 역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마티아스 그라프스트룀 FIFA 사무총장은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높이 평가하며 양측이 더 많은 축구 팬에게 월드컵을 전달하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스포츠 생중계 시장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최근 수년간 미국프로풋볼(NFL)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미국프로레슬링(WWE)을 비롯해 대형 복싱 및 종합격투기 이벤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2027년과 2031년 FIFA 여자 월드컵 중계권도 확보했다.

반면 스페인 시장에서는 그동안 스포츠 다큐멘터리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했다.

'피구 사건: 세기의 이적', '라리가: 골 너머의 이야기', '카를로스 알카라스: 나만의 방식', '라파' 등이 대표적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데 집중했던 넷플릭스가 이제는 수백만 명의 시청자에게 역사적인 순간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사업자로 변신하게 된 셈이다.

글로벌 방송시장의 변화도 이번 계약의 배경으로 꼽힌다.

대형 OTT 플랫폼들은 오랫동안 전통 방송사들과 시청자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스포츠 생중계는 여전히 수백만 명의 시청자를 같은 시간대에 끌어모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콘텐츠다.

특히 스페인 축구대표팀 경기는 다른 방송 콘텐츠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흥행력을 갖고 있다. 넷플릭스의 월드컵 중계권 확보가 향후 글로벌 OTT 기업들의 스포츠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030 월드컵은 여러 측면에서 역사적인 대회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열린 초대 월드컵으로부터 정확히 100년을 맞는다. 스페인과 모로코, 포르투갈이 공동 개최하며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우루과이에서도 100주년 기념 경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개막 4년 전부터 이미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다.

엘문도는 "넷플릭스가 전통 방송사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하나의 중계권을 확보하면서 스페인 방송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며 "이제 관심은 실제 계약 금액과 무료 중계를 담당할 방송사, 그리고 RTVE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도 기존 입지를 지켜낼 수 있을지에 집중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출처: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