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이러면 욕 먹습니다”…KIA 3위·홈런왕 다 잡은 ‘김도영 한 방’

“드라마도 이러면 욕 먹습니다”…KIA 3위·홈런왕 다 잡은 ‘김도영 한 방’

KIA 김도영이 12일 광주 LG전에서 8회말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KIA가 정규시즌 3위를 확정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12일, LG와 최종전 선발 투수 양현종은 경기 뒤 김도영 이야기를 꺼냈다. 양현종은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 도영이가 정말 잘 해주고 있다....

KIA 김도영이 12일 광주 LG전에서 8회말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도영이 12일 광주 LG전에서 8회말 결승 2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가 정규시즌 3위를 확정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12일, LG와 최종전 선발 투수 양현종은 경기 뒤 김도영 이야기를 꺼냈다. 양현종은 “내가 등판하는 경기에 도영이가 정말 잘 해주고 있다. 진짜 말이 필요 없는 슈퍼스타라는 생각이 들었다. 팀 3위를 만드는 홈런이자, 홈런왕, 통산 100호 홈런 모든 것을 결정짓는 한방이었다. 전 타석 결과와 상관없이 차분하게 투수들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는 것이 뿌듯하고 대견하다. 내년과 내후년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이고, 더 큰 선수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8회초 등판해 9회초까지 2이닝을 던지며 KIA 승리를 확정한 투수 전상현은 “소름이 돋았다. 어린 친구지만 진짜 슈퍼스타 기질이 있는 것 같다. 대단하고 멋있다고, 자랑스럽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불펜에서 대기했던 투수 정해영도 흥분했다. 이 결과가 믿어지지 않는 표정으로 “도영이는 진짜 다르다. 뭔가가 있다”고 감탄에 감탄을 했다.

김도영은 이날 2-2로 맞선 8회말 무사 1루에서 중월 2점 홈런을 쳐 승부를 갈랐다.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타석에서 딱 한 방을 때려 KIA의 3위를 확정지으면서, 시즌 45호포로 홈런왕을 결정지었고, 통산 1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일부러 하려 해도 도저히 할 수 없는, 엄청나게 극적인 야구 드라마 한 편을 썼다. 왜 ‘슈퍼스타’라고 불리는지, 왜 그토록 인기가 많은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다.

김도영은 올시즌 그야말로 혼자서 만화 주인공 같은 야구를 펼치고 있다. 2024년 최연소 30홈런-30도루와 역대 최연소 30홈런-100타점-100득점에 내츄럴 사이클링히트까지 치고 통합우승을 이끌면서 정규시즌 MVP에 등극했던 김도영은 지난해 세 차례나 햄스트링을 다쳤던 선수다. 30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하고 재활을 거쳐 복귀한 게 올시즌이다. 어린 선수에게는 매우 드문 햄스트링 반복 부상에 ‘선수 인생’까지 거론될 정도로 큰 위기라고들 했다. 이 부상 전력이 올시즌 변수로 지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2026년 김도영은 바로 작년 세 번이나 햄스트링을 다쳤던 선수라고는 도무지 믿기 어려운 놀라운 활약을 펼친다.

김도영은 타율 0.308 45홈런 118타점 120득점으로 3할-40홈런-100타점-100득점의 문턱을 넘어섰다. 이승엽, 심정수, 박병호 같은 역대 거포들만 달성했던 기록이다. 40홈런-100타점-100득점은 역대 최연소로 달성했다. 이 화려한 기록들을 쌓기까지의 시즌 여정 또한 한 편의 드라마다.

홈런 페이스는 2년 전보다 빨라졌지만 시즌 중반까지 타격의 기복을 심하게 타면서 한때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을까봐 두렵다”고 울적한 심정을 토로해 주목받기도 했다. 어린 나이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도 그 정도의 깊은 고민을 하는 타자라는 사실이 새삼 화제가 됐다. 타율이 너무 낮아 근심 가득했던 김도영은 후반기로 넘어가면서 궤도를 찾았고 결국 여유있게 3할 타자로 시즌을 마쳤다.

김도영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돼 대회 기간 2주나 리그를 비우고도 홈런왕을 차지했다. 외국인 타자인 오스틴 딘(LG), 샘 힐리어드(KT)와 치열했던 경쟁을 정규시즌 마지막 타석의 한 방으로 승리했다. 전경기를 뛸 수 없는 김도영은 일찍이 포기한다고 했지만 아무도 김도영을 추월하지 못했다.

대표팀 소집 직전에는 타격 침체 속에 기습번트를 대다 타구가 얼굴로 튀어 코뼈가 골절되는 사고까지 당해 그야말로 난리가 났지만, 또 극적으로 최소한의 부상으로 극복해냈다. 코에 부착한 보호대는 올시즌 김도영 스토리의 상징이 됐다.

40홈런을 치고 아시안게임에 갔던 김도영은 돌아와서 5홈런을 쳤다. 전부 극적이었다. 특히 42호포, 5일 잠실 LG전에서 3-4로 뒤지던 8회초 2사 1·2루 친 역전 3점 홈런은 보는 모두를 전율케 한 역대급 홈런이었다. 이 홈런이 LG를 밀어내고 KIA가 3위에 오를 수 있게 한 초석이었다. 최종전에서 김도영은 드라마 같은 홈런의 결정판, 시즌 45호포로 그 종지부를 찍었다. 김도영은 KIA가 통합우승했던 2009년의 김상현 이후, 17년 만에 탄생한 KIA의 홈런왕이다. 장타율까지 1위, 데뷔후 처음으로 타격 2관왕이 됐다.

내뱉는 말조차 만화 주인공 같다. 11일까지 힐리어드와 44개로 동률이었던 홈런왕 경쟁을 승리한 데 대해 “내가 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동률(공동 홈런왕)은 멋 없어서 차라리 힐리어드가 오늘 치기를 바랐다”고 해 듣고 있던 모두의 뒷통수를 때렸다. 3위 확정 직후 그라운드에서 열린 가을야구 출정식에서는 “이제 우리가 잘 하는 우승하러 가겠습니다! 파이팅!”이라며 목이 터져라 샤우팅을 내질러 아직 결승 홈런의 도파민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던 홈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