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책임감 리그 1위' 박해민, 선수협 새 수장 되다…144경기 철인이 보여줄 진짜 리더십

[오피셜]'책임감 리그 1위' 박해민, 선수협 새 수장 되다…144경기 철인이 보여줄 진짜 리더십

출처:LG 트윈스(MHN 정철우 기자) 선수협회 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중요하고 구단 및 KBO와 협상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할 것이 있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다. 자신이 누리는 권리만큼 감당해야 할 의무도 크다는 사실을 누...

출처:LG 트윈스
출처:LG 트윈스

(MHN 정철우 기자) 선수협회 회장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중요하고 구단 및 KBO와 협상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야 할 것이 있다.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다. 자신이 누리는 권리만큼 감당해야 할 의무도 크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해민(LG 트윈스)은 새로운 선수협회 회장으로 상당히 적합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적어도 책임감이라는 항목에서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13일 박해민이 제14대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전체 선수 1010명 가운데 870명이 투표에 참여해 86.1%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에서 새로운 수장으로 선택받았다. 양현종(KIA 타이거즈) 현 회장의 뒤를 잇는 박해민은 오는 12월 1일 정기총회에서 공식 취임하며 2년 동안 선수협회를 이끌게 된다.

박해민의 당선이 눈길을 끄는 것은 단순히 유명 선수 한 명이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이 아니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야구 인생이 선수협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온 선수다. 화려한 기록이나 일시적인 폭발력보다 매일 그라운드에 나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꾸준함으로 인정받았다.

출처: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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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연속 144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이 이를 상징한다. KBO리그 정규시즌은 팀당 144경기로 치러진다. 박해민은 5년 동안 단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그라운드를 지켰다. 720경기를 빠짐없이 소화했다는 것은 단순히 체력이 좋다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성취다. 부상을 피할 수 있는 몸 관리 능력과 꾸준한 경기력, 감독의 신뢰가 모두 뒷받침돼야 가능한 기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 자신의 의지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144경기는 결코 짧은 여정이 아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몸이 무거운 날도 있고 크고 작은 통증을 안고 뛰어야 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타격감이 떨어지거나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는 시기도 있다. 그 모든 과정을 견뎌내면서 매일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끊임없이 승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해민은 그 싸움을 오랫동안 이어왔다. 팬들이 야구장을 찾는 이유는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수다. 물론 부상을 무릅쓰고 무조건 출전하는 것이 프로 정신의 전부일 수는 없다. 그러나 철저한 자기 관리로 출전 가능한 몸 상태를 유지하고, 매 경기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분명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박해민의 연속 출장 기록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O리그에서 오랫동안 넘볼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던 최태원의 1009경기 연속 출장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박해민이 거론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오랜 기간 한결같이 자신의 몸과 경기력을 관리해 온 선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평가다. 기록 달성 여부를 떠나 그 도전 자체가 박해민이 어떤 자세로 야구를 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출처: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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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수가 이제 선수들의 대표가 됐다. 선수협회가 앞으로 어떤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선수협회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경기 수 축소 문제는 대표적이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경기 수 감소는 구단 수익과 리그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일과 프로야구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일 사이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아야 한다.

이 문제에서 박해민의 경험은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누구보다 많은 경기를 뛰어본 선수이기 때문에 144경기 체제가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부담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동시에 매 경기 팬들 앞에 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몸으로 체득한 선수다. 경기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 무조건 동조하거나, 반대로 흥행을 위해 선수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을 기대할 만하다. 경기 수 자체뿐 아니라 휴식일 배치, 이동 일정, 선수단 운영 방식 등 현실적인 대안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외국인 선수 쿼터 확대 문제도 마찬가지다. 구단들은 리그 경쟁력 강화와 전력 보강을 위해 외국인 선수 활용 폭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에게는 출전 기회와 일자리의 문제로 연결된다. 특히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선수들이나 1군 진입을 노리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선수협회가 국내 선수들의 권익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확대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리그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국내 선수들의 가치도 함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선수들의 기회를 보호하면서도 리그 전체의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선수들의 이해관계와 프로야구 산업의 미래를 동시에 고민하는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다.

출처: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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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선수들의 처우 개선 역시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선수협회가 일부 고액 연봉 선수들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조직이 돼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최저 연봉과 훈련 환경, 부상 이후 재활 지원, 은퇴 이후의 삶까지 선수협회가 다뤄야 할 영역은 넓다. 박해민이 그동안 자신에게 적용해 온 철저한 기준을 조직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선수협회에 대한 신뢰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선수협회는 팬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선수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이 때로는 구단이나 KBO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 과정에서 팬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선수협회가 얻을 수 있는 성과에도 한계가 생긴다.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결국 더 좋은 경기력과 팬 서비스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박해민이라면 이 부분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그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프로 선수로서 어떤 의무를 다해야 하는지를 오랫동안 행동으로 보여준 선수다. 물론 성실한 선수였다는 사실만으로 뛰어난 행정가나 협상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협회 회장에게는 때로 구단과 맞서야 하는 결단력도 필요하고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정치력도 요구된다. 박해민이 이런 능력까지 갖췄는지는 앞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다만 출발점은 분명히 좋다. 선수협회가 건강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권리와 책임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희생만 강요해서도 안 되지만, 권익 보호라는 명분 아래 팬들의 기대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박해민이 선수협회를 이끌면서 보여줘야 할 가장 중요한 균형 감각이다.

출처: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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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서 86.1%라는 높은 투표율이 나왔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자신들의 대표를 뽑는 일에 그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뜻이다. 박해민은 이러한 관심을 실질적인 조직의 힘으로 연결해야 한다. 선수협회가 특정 스타 선수들의 친목 단체가 아니라 1군과 퓨처스리그, 고액 연봉자와 최저 연봉 선수를 모두 아우르는 조직으로 자리 잡도록 만드는 것이 새로운 회장의 숙제다.

박해민은 지금까지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피하지 않았다. 힘든 순간에도 자리를 지켰고, 오랜 시간 쌓아 올린 꾸준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제는 그 책임감이 개인의 기록을 넘어 동료 선수들과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향해야 할 때다.

144경기를 빠짐없이 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2년이 기다리고 있다. 자신을 위해 뛰던 선수에서 동료들의 미래까지 책임져야 하는 대표가 됐기 때문이다. 박해민이라면 뭔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그 기대가 단순한 희망에 그치지 않을지는 앞으로 그가 보여줄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출처: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