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왕의 품격' 세심한 두 번의 터치, 삼성-KT 감정싸움 끝냈다…"오해의 소지 만들지 않으려 했어요" [MD대구]

'승률왕의 품격' 세심한 두 번의 터치, 삼성-KT 감정싸움 끝냈다…"오해의 소지 만들지 않으려 했어요" [MD대구]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승률왕은 다르다. 뜨겁던 야구장 분위기를 진심 어린 행동으로 환기했다. KT 위즈 소형준의 이야기다. 소형준은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승률왕은 다르다. 뜨겁던 야구장 분위기를 진심 어린 행동으로 환기했다. KT 위즈 소형준의 이야기다.

소형준은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많은 것이 달려있었다. 일단 개인 통산 4번째 10승이다. 소형준은 10승을 달성하기 위해 평소보다 하루 적은 4일 휴식을 감수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또한 승률왕까지 노릴 수 있었다. 당초 승률왕은 주요 목표가 아니었다. 그런데 아리엘 후라도의 10승이 불발되면서 소형준에게 가능성이 생겼다. 10승을 달성한다면 승률 0.769로 최민석(두산 베어스·0.737)을 넘어설 수 있었다.

그런데 경기장 분위기는 녹록지 않았다. 전날(11일) 후라도는 KT의 스퀴즈 번트에 불만을 갖고 장준원에게 두 번이나 위협구를 던졌다. 최원준은 볼넷 이후에 방망이를 패대기쳤다. 경기 전 최원준의 사과로 사태는 일단락됐으나, 그럼에도 경기장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소형준의 투구는 깔끔했다. 1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2회 김헌곤에게 솔로 홈런을 내줬으나 흔들리지 않고 3아웃을 잡았다.

3회말 문제가 터졌다.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2루타를 맞았다. 무사 2루에서 이재현과 맞대결. 1-1 카운트에서 3구 투심이 몸쪽으로 향하는 실투가 됐다. 이재현은 등을 맞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팬들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전날 여파로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 또한 3회초 안현민도 공에 맞았다. 이재현이 맞은 부위는 위험하기도 했다.

소형준이 행동으로 분위기를 잠재웠다. 소형준은 바로 타석으로 향했다. 이재현을 토닥이며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전했다. 다행히 이재현도 큰 탈 없이 1루를 밟았다.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이재현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티빙 캡처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이재현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티빙 캡처

이후 소형준의 시간이 펼쳐졌다. 김지찬의 보내기 번트로 1사 2, 3루가 됐다. 소형준은 김성윤을 유격수 땅볼, 류지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4회는 KKK로 완벽 마무리. 5회는 볼넷 1개만 내주고 이닝을 끝냈다. 6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7회부터 KT는 불펜진을 가동했다. 김정운(1이닝 무실점 홀드)-오원석(1이닝 무실점 홀드)-박영현(1이닝 1실점 세이브)이 소형준의 승리를 지켜냈다. 시즌 10승, 승률왕 목표를 모두 이뤘다.

경기 종료 후 소형준은 "정규시즌 우승하는 해에 10승하고 승률왕까지 달성했다. 창단 첫 10연승을 달성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담은 없었을까. 소형준은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도전 자체가 좋다고 생각했다. 부담은 전혀 되지 않았다. 이길 수 있을 거라 믿고 준비했다"고 답했다.

4일 휴식에 대해서 "몸은 더 가벼운 느낌이었다. 걸려 있는 게 많다 보니 피가 잘 돌아서 그런지 모르겠다. 시즌 돌아봤을 때 컨디션이 가장 좋은 날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이다. 또한 2020년 신인왕 이후 두 번째 수상이다. 소형준은 "신인왕 받을 때 시상식 가본 뒤 근처도 못 갔다. 오랜만에 (시상식에) 가게 되어 기분 좋다"며 껄껄 웃었다.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에 든 것은 10승 기념구다./대구=김경현 기자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손에 든 것은 10승 기념구다./대구=김경현 기자

올 시즌 투구는 어땠을까. 소형준은 "올해 커터와 투심의 커맨드가 뜻대로 되지 않아 실투가 많고 장타 허용이 많았던 것 같다. 오늘은 커맨드가 잘 이루어졌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물론 오늘도 실투 하나가 들어가서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원하는 곳에 투구가 됐다"고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7일 9승, 이날 10승 상대가 모두 삼성이었다. 짧은 기간 두 번이나 만났다. 또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다시 만날 가능성도 있다.

소형준은 "너무 제 공을 많이 보여주는 게 아닌가 걱정도 했다. 그래도 3주라는 시간이 있다. 삼성도 플레이오프를 하고 와야 한다. 그것보단 제가 언제 탈지 모르는 승률왕 도전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최민석을 제치고 승률왕에 올랐다. 소형준은 "이번에 따로 연락은 안 오더라"라면서 "지금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시즌 다 끝나고 연락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재현과는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소형준은 "일부러 맞힐 상황이 아니었다. 어제 상황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직접 가서 사과하며 괜찮냐고 물어봤다. (이재현이) 다음 타석 뜬공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갈 때도 다시 한 번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잘 넘어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이재현에게 사과했다. 소형준의 세심함이 뜨거웠던 분위기를 식혔다.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소형준이 10월 1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공을 던지고 있다./KT 위즈 제공

이제 한국시리즈가 남았다. 소형준은 "2021년을 돌아보면 긴장이 많이 됐다. 볼넷도 많이 주고 수비 도움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올해 몇 차전에 나갈지, 선발로 나갈지, 불펜으로 나갈지 전혀 정해진 건 없다. 제가 어떻게 던지든 팀이 우승만 할 수 있다면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남은 기간 준비 잘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출처: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