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리에 모인 두산 레전드들, 한밤의 잠실구장을 빛으로 물들이다
왼쪽부터 두산 양의지, 김태형 롯데 감독, 김인식 전 감독, 김원형 두산 감독. 두산베어스 제공[스포츠경향 잠실 | 유새슬 기자] 프로야구 두산의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 열린 12일 잠실구장의 밤은 두산의 레전드들과 잠실을 떠나보내는 팬들로 반짝반짝 빛났다.두산은 12일 잠실 롯데전에 투수 11명, 야수 17명을 기용하며...

[스포츠경향 잠실 | 유새슬 기자] 프로야구 두산의 정규시즌 홈 최종전이 열린 12일 잠실구장의 밤은 두산의 레전드들과 잠실을 떠나보내는 팬들로 반짝반짝 빛났다.
두산은 12일 잠실 롯데전에 투수 11명, 야수 17명을 기용하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최종 점검했다. 4-7로 패배했지만 이 결과 자체는 두산에, 어쩌면 롯데에도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롯데에서 가장 많은 시즌을 보낸 베테랑 손아섭이 오랜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고 이용찬이 6년 4개월 만에 선발 등판해 양의지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김태형 롯데 감독이 원정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다. 김 감독은 과거 두산 사령탑으로 왕조를 이끌었고 이 시기를 양의지, 이용찬이 함께 했다.
두산과 롯데 선수단의 단체 기념 사진 촬영으로 문을 연 이날 경기의 시구자는 김인식 전 감독이었다. 김원형 두산 감독과 그라운드에 오른 김 전 감독은 마이크를 잡고 “1995시즌에도 우승을 했지만 2001년도 우승이 굉장히 뜻깊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하나하나 끝까지 올라가서 이룩한 우승”이라며 “이번에 두산 베어스가 비록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르지만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 끝까지 하나하나 밟아서 올라가시라”고 말했다. 홈팬들은 크게 환호했다.
김 전 감독은 김태형 감독, 김원형 감독, 양의지와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김태형 감독이 기념 촬영을 위해 더그아웃에서 걸어 나가자 두산 팬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같은 시각 관중석에는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도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진행된 ‘잠실야구장 은퇴식’에는 두산의 레전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재 유격수’ 김재호는 “10년 가까이 백업으로 기다렸고 서른을 앞두고서야 주전 유격수가 됐다. 그리고 이 곳에서 두 번의 골든글러브 수상과 세 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며 “힘들고 포기했던 순간과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기쁨의 순간 모두 이곳에서 함께했었다. 그동안 고마웠고 감사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두산 투수 코치를 맡고 있는 정재훈은 “돌이켜보면 넓은 잠실 그라운드엔 든든함이 있었다. 마무리라는 보직이 때론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지만 불펜 문을 열고 나가던 그 순간, 매 경기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았을 때의 그 순간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다”고 돌아봤다.


‘미스터 OB’ 김형석은 “내게 잠실은 말 그대로 집이었던 것 같다.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준비했던 그 수많은 시간이 때론 힘들었지만 내겐 당연한 것이었고 내 삶 그 자체였기 때문”이라며 “이제 제 추억의 한 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먹먹하지만 이곳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진 않겠다. 후배들의 더 좋은 터전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산의 영구결번 ‘불사조’ 박철순은 “내가 뛰던 그때가 벌써 40여 년 전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곳은 그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다치고 구르고 울고 웃던 모든 순간이 꽤 오래된 기억들일 텐데 이곳에 서니 마치 그때의 생생한 순간들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 같다”며 “내가 뛰었던 이곳에서 수많은 동료, 후배분들이 멋진 승부를 펼쳐왔다. 그 시간과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서 베어스라는 훌륭한 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환경을 위한 잠시만의 이별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이날 잠실구장은 2만3750석이 매진됐다. 두산의 시즌 33번째 매진이다. 두산의 올 시즌 누적 관중은 150만7522명, 역대 단일시즌 최초 150만 관중을 달성했다.


잠실 | 유새슬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츠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