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만큼 빛났던 박재현의 번트 안타, LG 불펜 전략 와르르 무너뜨렸다…김도영 역전포 만든 '숨은 공신'
[SPORTALKOREA] 한휘 기자=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최종전, 누가 뭐래도 '주연'은 김도영(KIA)이었다. 하지만 김도영이 빛날 수 있도록 한 '명품 조연', 박재현도 빼놓아선 안 되리라.박재현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SPORTALKOREA] 한휘 기자=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정규시즌 최종전, 누가 뭐래도 '주연'은 김도영(KIA)이었다. 하지만 김도영이 빛날 수 있도록 한 '명품 조연', 박재현도 빼놓아선 안 되리라.
박재현은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2번 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반 경기차 3위 KIA는 이날 4위 LG를 잡으면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지만, 경기를 내주면 반 경기 차 4위로 밀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해야 했다. 문자 그대로 '단두대 매치'였다.

1회부터 박재현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임찬규의 몸쪽 커브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9호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KIA에 선취점을 안기는 귀중한 한 점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이날 박재현이 선보인 가장 결정적인 퍼포먼스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솔로 홈런보다 더 결정적인 활약. 투런포, 스리런포, 만루포 다 아니었다. 다름아닌 번트 안타다.

박재현은 8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서 LG의 바뀐 투수 존 케네디를 상대로 초구에 기습적인 번트를 시도했다. 케네디의 영점이 완전히 잡히기도 전이었다. 3루수 문보경이 빠르게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박재현의 발이 빨랐다.
박재현의 번트 안타 덕에 김도영의 앞에 주자가 나갔다. 그리고 김도영은 케네디의 3구 실투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는 결승 투런포(45호)를 작렬, KIA에 4-2 승리와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선사했다. 박재현은 결승 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박재현의 이 번트 안타는 단순히 결승점의 발판을 놓았다는 설명으로 요약하기엔 부족하다. LG의 마운드 운용 전략까지 생각하면, 과장 조금 보태 김도영의 홈런을 박재현이 만들었다고 표현해도 큰 모자람이 없었다.

8회 KIA의 타선은 박재현-김도영-해럴드 카스트로 순으로 나설 예정이었다. 김도영을 제외하면 두 명의 좌타자가 준비하고 있었다. 카스트로 뒤에 배치된 나성범 역시 좌타자다. 이에 LG는 좌타자들에 맞서기 위해 '스페셜리스트'인 케네디를 내세웠다.
이 경기를 포함한 케네디의 좌타 상대 피안타율은 0.135(37타수 5안타), 피OPS는 0.424로 '저승사자' 수준이다. 이 경기 전 기준 박재현과 나성범을 상대로는 도합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확연한 강세를 드러냈다.
그렇다면 중간에 끼어 있는 우타자인 김도영은? 간단하다. 최대한 유인구 위주로 피해 가는 승부를 펼치고, 여차하면 볼넷으로 내보내면 그만이다. 김도영이 출루해도 남은 두 명의 좌타자를 케네디가 잘 정리한다면 큰 문제는 없으리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계산이 통하려면 케네디가 무조건 박재현을 범타로 돌려세워야 했다. 박재현이 출루한다면, 김도영까지 내보낼 경우 주자 2명을 쌓고 카스트로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박재현이 이 맹점을 찔렀다. 평범한 타격으로는 '좌승사자' 케네디를 넘기 힘들다고 판단, 기습 번트 카드를 꺼내 LG 벤치의 허를 찔렀다. 결과는 성공. 박재현은 1루를 밟았다.
이 순간 '김도영은 피하면 된다'라는 LG의 계획은 와장창 무너졌다. 결국 케네디는 김도영을 상대로 2-0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고도 볼넷을 주는 대신 승부를 걸어야 했다. 그렇게 슬라이더가 몰렸고, 김도영은 놓치지 않았다.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고 보통 이야기한다. 하지만 때로는 홈런만큼이나 화려하게 빛나는 번트도 있는, 그것이 야구다. '20-20'을 포기하면서까지 승리를 위해 시도했던 이번 박재현의 기습 번트처럼 말이다.

제휴문의 [email protected]
출처: 스포탈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