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LG, KS 우승 위한 마지노선 끝장 승부...이렇게 보면 더 재미 있다
출처:KIA/LG(MHN 정철우 기자) 단 한 경기로 1년 농사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승리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도전을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패하면 가장 험난한 길을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준...

(MHN 정철우 기자) 단 한 경기로 1년 농사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승리하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도전을 한 단계 높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패하면 가장 험난한 길을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가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이자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사실상의 결승전이다.
KIA와 LG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시즌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3위 KIA가 4위 LG에 반 경기 차로 앞서 있다. 마지막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3위와 4위를 가리는 싸움이 아니다. 가을야구에서 얼마나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를 결정할 중요한 갈림길이다.
준플레이오프 직행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꿀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출발선이라 할 수 있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팀은 있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우승까지 차지한 팀은 아직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하면 그만큼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고,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 운용에도 부담이 쌓일 수밖에 없다. 특히 믿을 만한 선발 투수들을 갖춘 팀이라면 준플레이오프 직행은 우승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결국 이날 승부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양 팀 모두 물러설 곳이 없다. 선발 투수의 버티는 힘, 상대 투수에게 강했던 타자들의 활약, 마지막 승부를 책임질 마무리 투수의 안정감까지 모든 요소가 결과를 바꿔 놓을 수 있다.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는 크게 세 가지다.

KIA는 양현종, LG는 임찬규에게 선발 마운드를 맡긴다. 두 투수 모두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풍부한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승부를 풀어가는 투수들이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넘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게 다르다. 양현종에게는 체력이, 임찬규에게는 제구가 최대 변수다.
양현종은 지난 7일 등판 이후 4일을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다.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다.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뒤 맞이하는 마지막 등판이라는 점에서 체력적인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리 경험이 풍부한 투수라도 피로가 쌓이면 구위와 제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경기 초반에는 버텨내더라도 투구 수가 늘어나는 중반 이후 공의 위력이 얼마나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그러나 양현종에게 4일 휴식 후 등판이 반드시 악재였던 것은 아니다. 2024년 이후 4일 휴식 후 등판한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충분한 휴식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투구를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다만 올 시즌 한 차례 있었던 4일 휴식 후 등판에서는 4⅔이닝 4실점, 평균자책점 7.71로 고전했다. 과거의 안정감과 최근의 불안 요소가 공존하고 있다.
LG는 양현종이 경기 초반부터 많은 공을 던지도록 만드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양현종이 효율적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낸다면 KIA가 원하는 흐름으로 경기가 전개될 수 있다. 반대로 투구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체력적인 부담이 드러난다면 KIA는 예상보다 일찍 불펜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임찬규의 숙제는 조금 다르다. 임찬규는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40㎞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한 구위로 타자를 찍어 누르는 투수가 아니라 정교한 제구와 완급 조절,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 타이밍 싸움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 경기력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염경엽 LG 감독도 임찬규의 경기 운영 능력에는 신뢰를 보내면서도 제구가 흔들리는 날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KIA에는 실투 하나를 장타로 연결할 수 있는 타자들이 적지 않다. 임찬규가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공략하지 못하고 공이 가운데로 몰린다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양현종은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의 공을 유지하느냐가 중요하고, 임찬규는 얼마나 정확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느냐가 관건이다. 양현종의 체력이 먼저 떨어질 것인가, 임찬규의 제구가 먼저 흔들릴 것인가. 선발 맞대결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선발 투수들의 능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상대 타자들과의 궁합이다. 아무리 뛰어난 투수라도 유독 약한 타자가 있기 마련이다. 최근 3년간 상대 전적을 살펴보면 양현종과 임찬규 모두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양현종에게 가장 위협적인 LG 타자는 오스틴이다. 최근 3년간 양현종을 상대로 타율 0.389를 기록했다. 홈런도 2개나 뽑아냈다. 특히 장타율이 0.833에 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단순히 안타를 많이 치는 수준을 넘어 양현종의 실투를 장타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양현종으로서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오스틴과 맞서는 일이 가장 부담스러울 수 있다.
홍창기 역시 양현종에게 강했다. 상대 타율 0.389에 출루율 0.450을 기록했다. 홍창기가 출루하고 오스틴이 해결하는 그림은 KIA가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박동원도 양현종 상대 타율 0.353으로 좋은 기록을 남겼다. 올 시즌 타격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홍창기와 박동원이 양현종을 상대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는 점은 LG에 분명한 호재다.
반면 중심타선의 핵심인 문보경은 양현종을 상대로 타율 0.190에 그쳤다. 오스틴에게 공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문보경마저 침묵한다면 LG의 득점 생산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현종이 자신에게 강했던 타자들을 어떻게 피해 가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문보경을 어떻게 공략하느냐가 중요한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KIA에도 임찬규를 상대로 강한 타자들이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선수는 나성범이다. 최근 3년간 임찬규 상대 타율이 무려 0.400이다. 홈런 1개를 기록했고 장타율도 0.700에 달한다. 임찬규처럼 구속보다는 제구와 타이밍 싸움에 의존하는 투수에게 나성범의 장타력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한준수도 임찬규를 상대로 타율 0.400을 기록했다. 홈런은 없지만 출루율이 0.455에 달할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선빈 역시 타율 0.333으로 임찬규 공략에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나성범의 장타력과 한준수, 김선빈의 정확성이 연결된다면 KIA가 경기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KIA에도 불안 요소는 있다.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인 김도영이 임찬규를 상대로 타율 0.250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김도영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면 KIA 타선의 폭발력은 제한될 수 있다. 결국 LG는 오스틴과 홍창기, KIA는 나성범과 한준수가 얼마나 좋은 타격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의 상대 전적이 반드시 미래의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지만, 단 한 번의 실투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경기에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료다.
선발 투수가 아무리 좋은 투구를 하더라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특히 이날처럼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는 9회가 평소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올 수 있다. 문제는 KIA와 LG 모두 마무리 투수에 확실한 믿음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KIA는 현재 공식적으로 특정 선수를 마무리로 고정하지 않았다. 경기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투수를 투입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가 기본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흐름을 고려하면 사실상 전상현이 마지막을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KIA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상현은 다양한 상황에서 등판하며 경험을 쌓아 온 투수다. 최근 3년간 LG를 상대로도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해 크게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이번 경기가 지금까지 경험했던 일반적인 정규시즌 경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이다. 팀의 운명이 걸린 큰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져 본 경험은 부족하다. 평소처럼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아니면 승부의 무게에 눌려 제구가 흔들릴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LG의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을 마무리 투수로 신뢰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기록은 불안하다. 손주영은 선발로 뛰다 올 시즌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 마지막 이닝을 책임지는 경험 자체가 많지 않은 투수다. 최근 3년간 KIA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5.13을 기록했고,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도 8.68에 달한다. 상대 전적과 최근 흐름 모두 믿음을 주기 어려운 수치다.
특히 마무리 투수는 선발 투수와 전혀 다른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선발은 실점하더라도 다음 이닝에서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마무리는 한 번의 실수가 곧 패배로 연결될 수 있다. 손주영이 최근 부진을 털어내고 결정적인 순간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LG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다.

여기에 고우석이라는 변수가 있다. 고우석은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 염경엽 감독이 경기 흐름에 따라 고우석에게 멀티 이닝을 맡기고 마지막까지 책임지도록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승부처가 9회 이전에 찾아온다면 고우석을 먼저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손주영이 예정대로 마지막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
결국 LG는 고우석을 언제 투입하느냐에 따라 마무리 운영의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 KIA 역시 전상현을 마지막까지 아껴둘 것인지, 앞선 승부처에서 활용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정해진 공식보다 경기 흐름을 읽는 벤치의 선택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는 승부다.
이번 경기는 선발 투수의 이름값만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양현종이 체력 부담을 이겨내고 임찬규가 정교한 제구를 유지하더라도 승부가 마지막 이닝까지 이어진다면 전혀 다른 싸움이 시작된다. 결국 결정적인 순간 누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느냐가 모든 것을 가를 수 있다.
144경기의 긴 여정이 단 한 경기로 압축됐다. 그동안 쌓아 온 승리도, 힘겹게 견뎌 온 부진도 마지막 승부 앞에서는 의미가 달라진다.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느냐,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하느냐. KIA와 LG의 1년 농사가 광주에서 마지막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그 결과는 가을야구의 운명까지 바꿔 놓을 수 있다.
출처: MHN스포츠





